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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수협 공적자금 국채상환안, '윈윈 전략' 국채 7574억원, 7일 기준 PV 6630억원 추산...연말 더 저렴 예상, 이자절감효과 '1000억원'가량

김현정 기자공개 2022-06-08 17:00:01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수협중앙회에 투입된 공적자금 7574억원을 국채로 상환받기로 했다. 올 연말 수협중앙회가 국채를 매입하고 이를 현물로 예보에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예보는 2023년 말부터 2027년 말까지 국채 만기 스케줄에 맞춰 상환해 현금화한다.

이번 국채 상환안은 예보와 수헙중앙회 둘 다 상호 만족도가 높은 ‘윈윈(win-win)’ 전략이다. 수협중앙회는 '조기상환의 효과'와 '이자비용 절감 혜택'을 동시에 취할 수 있고 예보는 수협중앙회 공적자금 미상환 리스크를 거의 제로로 줄였다. 회수완료 기간도 1년 더 단축했다.

예보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수협중앙회와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합의서’를 개정했다. 수협의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을 국채로 지급해 상환하는 게 골자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인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의 임석 아래 김태현 예보 사장과 임준택 수협중앙회 회장이 서명해 합의서를 다시 썼다.

기존 합의서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의 배당금을 재원으로 2028년까지 공적자금을 상환해 나가는 것이었다. 이번 합의서 개정을 통해 공적자금 잔여분 7574억원에 대해서는 수협중앙회가 액면가 총액 7574억원어치의 국채를 매입해 일시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수협은 연말쯤 국채를 매입해 예보에 현물로 전달키로 했다. 1~4년물 국채를 800억원씩 사고 5년물 국채는 4374억원 규모로 매입해 그대로 예보에 지급한다. 예보는 국채들을 들고 있다가 만기가 되면 차근차근 상환해 현금으로 받는다. 실질적으로는 2023년 말~2026년 말까지 4년간 매해 800억원씩, 2027년 말엔 4374억원이 회수되는 셈이다.

수협이 올해 말 시점에 국채를 살 것이기 때문에 아직 유효이자율 등 수협의 실제 국채 매입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연말엔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 국채가액보다 더 싼 값에 매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채권시장의 국고채 1년물·3년물·5년물 금리는 각각 2.29%, 3.235%, 3.505% 정도다. 이날의 국고채 이자율을 적용하면 국채 7574억원은 현재가치로 663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944억원가량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번 국채 상환안은 수협은 물론 예보까지 만족스러운 합의안인 것으로 전해진다. 둘 사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 안을 올 초 처음 제시한 수협중앙회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한 방안이다. '조기상환의 효과'와 '이자비용 절감 혜택' 사이의 딜레마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수협중앙회는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해 하루라도 빨리 MOU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공적자금 상환계획을 이행하느라 수협은행의 내부유보도 제한되고 회원조합·어업인들 지원에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이를 위해 일시 상환을 밀어붙인다면 ‘무이자’ 공적자금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게 문제였다. 기존 로드맵대로 2028년까지 길게 갚아 나가면 1000억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인 만큼 일시상환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다.

수협중앙회는 이번 국채라는 수단을 활용해 이 모든 니즈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게 됐다. 때마침 금리인상 기조를 타는 만큼 할인율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수협중앙회는 이번 공적자금 상환을 통해 경영자율성을 높이고 수협은행의 배당금을 어업인 지원과 수산업 발전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는 안이었다. 어차피 2028년까지 나눠 받는 것이었는데 되레 2027년까지 1년 단축된 스케줄로 정확한 금액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국채는 안정 자산의 성격을 지녀 상환 수단으로 문제가 없기도 하다. 훌륭한 담보 수단인 셈이다.

올 연말 당장 국채로 전액을 받는다면 추후 수협중앙회의 미상환 리스크는 완전히 제거되게 된다. 공적자금이란게 로드맵대로 상환되면 좋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국채로라도 받아두는 게 낫다.

단 한 가지 예보가 고심했던 부분은 공적자금 국채 상환이 전무후무한 케이스라는 점이었다. 예보는 해당 안의 실현가능성을 타진했고 합리적이란 판단 아래, 공자위 등 기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 관계자는 “상호 이해가 맞아떨어져 이런 합의를 도출하게 된 것”이라며 “전례가 없다보니 예보가 아이디어에 대한 현실가능성을 검토했고 사실 고민을 오래한 것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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