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외부 출신' 정수헌 부사장, B2C 새 바람 일으킬까③LG전자 MC사업본부 해체에도 요직 이동, '캐시카우' 유무선 통신사업 진두지휘
이장준 기자공개 2022-06-16 12:45:31
[편집자주]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빼어남'에 집착하라" 황현식 대표는 임직원에게 뼛속 깊이 고객 중심의 DNA를 장착하자고 주문한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포화된 통신 시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혁신적인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비통신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고객 감동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전진하는 LG유플러스 주요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4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수헌 부사장(사진)은 LG유플러스 주요 임원 가운데 눈에 띄는 외부 출신 인사다. LG그룹에 몸담은 지는 10년이 채 되지 않았으나 미국 3대 통신사의 지역 대표를 역임했을 정도로 화려한 커리어와 능력을 자랑한다.지난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면서 임원 대부분이 물러나는 와중에도 정 부사장은 오히려 LG유플러스 요직으로 이동했다. 회사의 캐시카우(cash cow)인 유무선 통신 등 B2C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조직의 수장이 됐다. 5G 기반을 확대하고 유료방송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B2C 통합 조직 수장, '찐팬 전략' 최전선에서 수행
1969년생인 정 부사장은 미국에 본거지를 두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IBM 연구원으로 일하다 이듬해 캘리포니아 UC버클리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실리콘밸리 1세대 컴퓨터 통신장비 기업인 휴렛팩커드(HPE)에 입사해 소프트웨어 디자인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태크소프트(TachSoft)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연구개발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전략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컴퍼니(McKinsey & Company) 매니저를 역임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컴퓨터공학 및 경영 학위를 추가로 취득했다. 2003년 스탠포드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2006년 펜실베니아대학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마쳤다.
LG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2009년 LG전자에 영입되면서다. 스마트폰 사업팀장으로서 스마트폰 및 태블릿 기획 등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부터는 미국 이동통신사 해외 마케팅을 담당했고 2013년 MC사업부문 스프린트(Sprint) 담당 상무를 맡았다.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부는 LG전자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전담한 조직이었다.
2016년 스프린트사로 자리를 옮겨 캘리포니아 북부 및 네바다 대표를 역임했다. 스프린트사는 버라이즌, AT&T와 더불어 미국의 3대 통신사로 꼽힌다. 2018년 스프린트사 미국 북서부 지역 대표까지 지냈다.
2020년 LG전자로 복귀해 MC사업본부 MC해외영업그룹장 부사장을 맡았다. 그런데 복귀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LG전자가 만년 적자였던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MC사업본부 소속이었던 임원 절반 가까이가 퇴임했다.
하지만 그는 작년 7월 황현식 대표의 부름을 받아 LG유플러스로 스카우트됐다.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외 마케팅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부사장이 LG유플러스에서 맡은 역할은 컨슈머(Consumer)부문장이다. 기존에는 컨슈머사업부문과 컨슈머영업부문 조직이 따로 있었는데 그가 오면서 이들을 통합한 거대한 B2C 조직으로 재탄생했다.
그의 산하에는 △영업을 담당하는 컨슈머영업그룹 △전사 차원의 마케팅 활동을 책임지는 마케팅그룹 △U+샵(U+Shop) 등 온라인 접점을 관리하는 디지털커머스그룹 △알뜰폰(MVNO), 미디어 제휴 등을 맡은 컨슈머서비스그룹 △요금제나 디바이스를 담당하는 컨슈머사업그룹 등이 있다.
이 밖에 UX나 고객의 목소리(CV)를 듣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 역시 그의 관할 아래 있다.
앞서 2020년 황현식 당시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이 맡은 역할과 비슷하다. 고객과 직접 대면하고 불편한 점(pain point)을 해결하기에 황 대표가 강조하는 이른바 '찐팬 전략'의 최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무선 통신 사업 꾸준한 성장, 디즈니플러스 제휴 등 미디어 경쟁력 제고
특히 컨슈머부문은 LG유플러스의 유무선 통신 사업을 아우른다. 통신사 전통의 핵심 비즈니스로 충실한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한다. 정 부사장이 작년 하반기 합류한 이후 컨슈머부문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LG유플러스의 무선 수익은 1조51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 증가했다. 1년 새 무선 가입자(MNO+MVNO) 수는 1698만1000명에서 1847만3000명으로 8.8% 늘었다.
인터넷TV(IPTV)와 초고속인터넷을 아우르는 스마트홈 수익은 같은 기간 5300억원에서 5816억원으로 9.7% 증가했다. 1년 새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각각 6.6%, 8.6%씩 늘었다.
특히 미디어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제휴 계약을 끌어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LG유플러스 IPTV 및 모바일, LG헬로비전 케이블TV 서비스와 연동하기로 했다. 4년 전 넷플릭스 독점 제휴 때와 마찬가지로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먼저 제휴를 맺고 결합 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는 디즈니플러스 제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디즈니플러스는 전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재일 뿐 당장 재무 성과에는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의하거나 자사 플랫폼을 개발해 고객 일상에 스며드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올 4월에는 OTT 통합 포털 스타트업으로 10억원 지분투자까지 진행한 키노라이츠와 제휴를 주도했다. 키노라이츠의 콘텐츠 추천, 주간 랭킹 등 솔루션과 연계할 방침이다. 정 부사장은 LG유플러스가 OTT를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통신사라는 인식을 심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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