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ES 권영수 부회장의 유럽 출장, 관전 포인트는 유럽 합작공장 설립 발표 가능성 주목
조은아 기자공개 2022-06-17 07:37:18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5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다음달 초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권 부회장의 유럽행에 특히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사업이 잠시 '숨고르기'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유럽은 최근 몇 년 사이 LG에너지솔루션이 빠른 속도로 생산능력을 늘릴 때 소외됐던 곳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간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권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유럽 내 합작공장 설립이라는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폴란드 공장은 공장 설립을 계획 중이거나 설립 중인 미국이나 인도네시아와 달리 이미 준공돼 2018년부터 배터리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70기가와트시(GWh)에 이른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유럽에서 100GWh까지 생산능력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기존 폴란드 공장은 2025년까지 85GWh로 확대하고, 신규 공장에서 15GWh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번 출장길에서 새로운 생산거점을 확정하는 일정이 포함됐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더욱 주목받는 건 합작법인(합작공장) 설립 가능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는 GM과 손을 잡고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처음 미시간주에 공장을 지을 땐 단독으로 들어갔지만 이후 완성차업체와 손잡고 합작공장을 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안정적인 공급처와 수요처를 찾는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도 현대차와 10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최근 투자는 모두 합작공장에 집중됐다.
특히 이번 출장에서 유럽 완성차업체와 합작공장 설립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등 유럽의 완성차업체들은 아직까지 배터리 회사와 합작공장을 짓지 않고 공급만 받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합작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럽 완성차업체들은 아직까지 자체 판단에 따라 공급만 받고 있지만 속내가 복잡할 것"이라며 "현재 배터리 기술력 확보와 관련해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합작공장 역시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배터리 쪽에서 앞서 나가는 아시아 국가 가운데 중국보다는 우리나라 기업 혹은 일본 기업과 손잡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합작공장이 세워질 경우 기존에 제시한 유럽 생산능력 100GWh라는 목표가 다시 한 번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목표는 2021년 처음 내놨던 만큼 상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배터리업계는 어제 내놓은 목표치가 의미없을 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증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올초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GM,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과 배터리 합작사를 추진 중이며, 밝히기 어렵지만 (합작을) 계획하고 있는 곳이 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이미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GM과 유럽에서도 손잡고 합작공장을 지을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SK온 역시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에서도 합작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다만 GM은 유럽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다가 이미 철수했다. 전기차를 앞세워 재진출할 가능성이 열려있긴 하지만 합작공장을 세울 만큼의 판매량이 담보되지 않은 데다 최근 북미와 중국 시장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발표 한 달여 전인 9월 초 김 전 사장이 미국 출장길에 올라 스텔란티스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설립으로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만 1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오너나 CEO급의 해외 출장은 실무 단계가 마무리된 뒤 최종 결정을 앞두고 이뤄지는 일이 많다"며 "이번 권영수 부회장의 유럽 출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단순 현장점검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럽 출장에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동행한 것을 놓고도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이번 출장에서 최 사장을 비롯해 삼성SDI 경영진이 BMW 경영진과의 회동을 통해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 협상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중국의 CATL이 삼성SDI를 제치고 BMW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SDI 위기론이 불거졌다. 미국 씨티그룹이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기존 93만원에서 48만원으로 반토막냈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교보생명, 교보금융연구소장으로 UBS 출신 영입
- 신한금융,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자산운용 사업 철수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신한금융지주에서 '부사장'이 되려면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임원 비중 5% '별따기 힘든' 신한금융지주
- [생명보험사는 지금]'넘사벽'이 되어버린 삼성생명의 고민은
- [생명보험사는 지금]30년 넘게 이어진 빅3 체제, 깨질 수 있을까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흑자 기조 이어간 KB미얀마은행, 웃지 못하는 이유
- [은행권 신지형도]'대형은행' 틈바구니 속, SC제일은행이 선택한 해법은
- 내부통제위원회 구성 마친 4대 금융, 구성 살펴보니
- 우리은행, 폴란드에 주목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