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기술지주' 앞세워 바이오 투자 매진 [의료재단 리포트]②작년말 '연세대바이오헬스기술지주' 신설, 신금투 자문
최은진 기자공개 2022-08-04 08:11:59
[편집자주]
의료기관은 공공성과 윤리성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운영 규제가 따른다. 개인이 하는 병의원 외에는 공익법인이나 재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그 유형이 제각각이고 그나마도 정보가 잘 드러나지 않아 운영실태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형 의료기관들이 협업자 혹은 투자자로 나서고 있지만 그 면면을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벨은 국내 '빅(Big) 5'를 포함한 대형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을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비계정 등을 활용해 수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법인 연세대학교가 더 과감한 투자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단순 투자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술협력 및 R&D 지원에 나섰다.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유의미한 투자를 단행하면서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투자 방향성은 '바이오 및 헬스케어'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작년에는 '연세대바이오헬스기술지주'라는 투자법인을 새로 설립하기도 했다. 신약개발을 비롯한 다양한 바이오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연세대산학협력단, 기술협력 및 R&D 지원…대부분 '바이오' 기술 지원
연세대학교는 R&D 지원을 목적으로 2004년 연세대산학협력단을 설립했다. 산업계와 학계가 협력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는 공익재단이다. 연세대학교와 독립된 별도 재단이지만 단장의 임명권한이 총장에게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연세대학교의 지도 및 감독을 받는다.
연세대산학협력단은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관리하는 역할과 함께 창업센터 내 입주한 기업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초점을 뒀다. 대학 내 기술들을 벤처기업에 이전하며 산업으로 키우는 일이 주업무였다.
2021년 기준 연세대산학협력단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38곳이다. 관계사 외 4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이다. 대부분이 기술이전 등의 대가로 지분을 무상출연 받은 경우다.
유상으로 지분을 취득한 곳은 바스젠바이오 뿐이다. 지난해 주식 1만7000주를 25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 기업으로 2018년 설립됐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부터 이 기업과 유전역학 프로젝트 고도화 사업을 시작했다.
연세대학교 관계자는 "산학협력단은 학교법인이 100% 출연해 만든 곳으로 공익재단"이라며 "학교법인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말했다.
◇산학협력단 통해 2011년 '기술지주' 설립…바이오 투자비중 29%
연세대학교는 단순 투자 및 연구협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사업화를 해보겠다는 판단으로 2011년 연세기술지주를 설립됐다. 연세대산학협력단은 비영리공익재단인 반면 연세기술지주는 일반 주식회사다. 보다 더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을 하기엔 재단보다 일반 주식회사가 법적으로 더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했다. 연세대기술지주는 연세대산학협력단이 지분 96.97%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다. 연세대학교도 3.8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연세대산학협력단이 단순히 기업 주식을 보유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연세기술지주는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등 보다 더 적극적이다.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유의미한 규모의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2020년엔 투자 포트폴리오에 있던 생분해성 마이크로니들 개발 기업 라파스가 코스닥 상장을 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해당 기업 지분은 상장과 함께 매각해 엑시트(exit) 했다.
2022년 현재 투자하고 있는 기업은 28곳이다. 이 중 8곳이 바이오 및 의료기기 기업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카카오와 합작해서 설립한 파이디지털헬스케어, 퇴행성 난치 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아이씨엠, 탈모치료제를 개발하는 에피바이오텍 등이 있다.
연세기술지주 대표이사는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다. 김 대표는 쎌바이오텍과 함께 유산균을 이용한 항암치료제를 공동연구하고 있다.
바이오 투자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데 따라 연세대학교는 지난해 10월 바이오 헬스케어만 전담투자하는 법인을 신설했다. '연세대바이오헬스기술지주'라는 법인으로, 연세대산학협력단이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다. 지분 취득금액은 33억원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된 자회사 및 손자회사들을 설립하고 육성해 관련 연구개발 선순환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신한금융투자가 금융 자문 및 자회사들에 대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맡는다. 대표이사는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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