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점검]한국지엠, '반쪽짜리' 구조조정...매각보다 정상화⑥2대 주주 산은, 한국시장 철수는 막았지만...8년째 적자, 결손금 '4조'
김서영 기자공개 2022-08-23 08:16:21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은 한국 산업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로 대변되는 산은의 기업금융 시스템은 경제 상황과 기업 여건 등 변화에 맞춰 모습을 달리해 왔다. 최근 몇 년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이란 숙제를 푸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성공한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더벨은 산은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을 살펴보고 현재 남아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2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지엠(GM)은 지분 78.41%를 보유한 GM이 최대주주다. 사명에 가려져 있으나 KDB산업은행은 여전히 상당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국지엠을 경영할 대주주를 찾아줬으나 산은 입장에서 완전히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이뤘다고 볼 수 없다.2018년 구조조정 당시 산은의 공적자금 투입과 GM의 연구개발(R&D) 투자 약속으로 한국 시장 철수를 가까스로 막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반쪽짜리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산은이 2대 주주를 유지하는 이상 다시 산은으로 떠밀려 올 수 있는 리스크가 상존한다.
◇19년간 2대주주 산은, 공적자금 8000억 지원
한국지엠의 전신은 대우자동차다. IMF 사태로 인해 대우그룹이 부도가 나자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이때부터 산은은 한국지엠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의 승용차 사업 부문을 인수, 'GM대우'로 새출발을 알렸다. 당시 산은 지분율은 29.9%였다.
2018년 한국지엠에 구조조정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GM은 R&D 부문을 분할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분할 작업이 생산 부문의 완전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GM과 산은, 노조의 갈등이 촉발됐다.
결국 산은의 양해 끝에 R&D 법인은 2019년 초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분할 설립 절차를 매듭지었다. GM은 인적분할 방식을 택하면서 한국지엠과 동일한 주주 구성을 유지하도록 조치했다. 양쪽 법인에 대한 산은의 지분율은 17.02% 수준이며 지금까지 지분율에 변함이 없다. 노조가 문제 삼았던 고용 문제도 해결됐다.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임직원은 현재도 3000여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배경에는 GM의 R&D 약속이 있었다. GM 본사로부터 10년 치 R&D 물량을 확보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10년간 설비투자 명목으로 모두 7조6648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산은도 한국지엠에 유상증자 형태로 8000억원 규모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군산공장 폐쇄로 직원 2000여명이 직장을 잃거나 재배치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산은은 2대 주주인 만큼 한국지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오는 11월 한국지엠이 부평2공장 생산 중단을 예고하며 갈등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서도 이슈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치권에서 산은에 대해 전기차 생산 요청 등 책임 있는 역할을 주문했다고 알려졌다.
◇GM, 지속가능성 보장 합의 D-5년 보유 지분 정리 언제쯤
무엇보다 2018년 GM 본사가 약속한 '10년간 지속가능성 보장' 합의 시한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드라인인 2028년까지 약 5년 정도 남은 상황이다. 5년 내로 눈에 띄는 경영 정상화 성과가 없다면 한국지엠이 다시 산은에 넘어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산은 입장에서는 한국지엠 지분 17.02%를 정리하는 것이 장기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이 상환 받아야 할 차입금이나 회사채는 없다. 한국지엠이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는 것이 최선이다. 강석훈 신임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5년이란 시간이 주어진 한국지엠에 강 회장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지도 관심이다.
산은 구조조정실은 "현재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산은은 17.02% 보유한 2대주주로서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2013년 적자 전환 이후 작년까지 8년간 적자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누적된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3조7754억원에 이른다. 영업손실이 쌓이자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결손금은 4조5404억원까지 불어났다. 결손금이 3조7504억원이었던 2018년 말과 비교해 21% 늘었다.
한국지엠은 내년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 차종인 차세대 CUV(글로벌 크로스오버 차량)가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다만 자동차업계에서는 GM의 철수 압박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고비용 생산 구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세계적 흐름인 전동화 전환을 위한 전기차 생산 배정도 얻어내지 못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최근 "2023년 초 CUV 생산을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우리의 당면 과제는 CUV 생산 및 판매 확대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한국지엠도 2025년까지 전기차 10개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국내 수입 브랜드 가운데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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