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현대건설기계, 유명희 사외이사 후보 선임...통상교섭 경험 기대해외사업 전문성 기대...매출 대부분 해외 발생, 신흥국 공략 확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2-08-24 07:44:4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2일 10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공업 분야는 여성 사외이사를 모시기가 쉽지 않은 업종으로 꼽힌다. 관련 역량을 보유한 여성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이 분야 기업들은 ESG, 대외활동, 준법, 회계 등 분야로 시야를 넓혀 여성 사외이사를 물색하는 경향을 보인다.현대건설기계는 대외 교섭분야의 여성 전문가를 영입했다. 초점은 대외활동이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해외에서 나오는 사업 특성상 본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여성 사외이사 자리를 채우는 것을 넘어 이사진의 해외사업 전문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기계는 10월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앞서 5월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물러난 데 따른 인선이다.
8월5일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말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 현대건설기계는 2021년 말 기준 자산총계가 3조5543억원으로 여기에 해당한다. 박 전 장관의 사임으로 발생한 여성 사외이사의 공백을 유 전 본부장의 영입으로 메우는 데 성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유리천장’을 부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2018년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에 올라 산업부 설립 이래 최초의 여성 1급 공무원에 오른 뒤 2019년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돼 산업부 최초의 여성 차관급 공무원이 됐다.
그가 잇따라 유리천장을 깰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직계의 평가다. 유 전 본부장은 통상의 기능이 외교부에 있었던 시절과 산업부에 있었던 시절 모두를 경험하면서 통상교섭 분야에서 장기간 경력을 쌓아 온 ‘국가대표급’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2021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뒤 임기 1년의 외교부 경제통상대사로 활동 중이다. 경제통상대사는 경제통상분야 전문가에 대사의 대외직명을 부여하는 것으로 실제 공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대건설기계의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이 가능했다.
건설기계업계에서는 교섭 전문가인 유 전 본부장을 통해 현대건설기계의 사업 역량이 제고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는 현대건설기계의 사업구조에 기반을 둔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의 89.5%에 해당하는 1조6179억원에 해외에서 나왔다. 출범 첫 해인 2017년을 제외하면 해외매출의 비중이 8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게다가 최근 중국 건설기계시장이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로 침체되면서 현대건설기계도 중국과 선진시장 등 ‘텃밭’에 의존하던 기존 사업방식에서 신흥국 공략을 통한 시장 확대에 더욱 공들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이미 딜러망이 구축돼 있는 기존 시장과 달리 신흥국에서의 사업은 직수출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현지 당국과의 교섭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 전 본부장의 통상교섭 전문성이 지금의 현대건설기계에는 꼭 필요한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단순히 한 분야의 역량만을 보기보다는 전반적인 역량을 고려해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중공업 분야의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모시는 데 애를 먹는 상황에서 현대건설기계가 민첩하게 움직인 것 같다”며 “이사진의 사업 전문성 강화 관점에서 최적의 인재를 영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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