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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빅딜 불참' 베인캐피탈, 한국 투자 속도 조절하나 일진머티리얼즈·메디트 인수전 이탈, 시장상황 고려 '보수적 접근'

김경태 기자공개 2022-08-24 08:11:07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3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인캐피탈이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한 빅딜에 잇달아 불참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메디트는 인수전 초반부터 이탈했다. 최근 일부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본사에서 한국사무소에 추가 투자를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점에서 베인캐피탈도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이달 19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진행한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본입찰에 불참했다. 본입찰에는 롯데케미칼 등 4곳 정도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베인캐피탈은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됐다. 베인캐피탈은 일진머티리얼즈가 매물로 나오던 시기부터 큰 관심을 뒀다. 한국사무소의 핵심 인력들이 진지한 검토를 이어갔고 예비입찰 참여로 이어졌다.

IB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다른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시각으로 일진머티리얼즈의 추가적인 상승잠재력(Upside Potential)이 있을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또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M&A 시장에 등장한 매물들도 밸류 조정을 겪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측에서 원한 호가(Asking price)가 높지만 절차 진행 과정에서 합리적인 매각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탈이 최근 매물로 등장한 메디트 인수전에 일찌감치 불참하기로 정한 점도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배경이었다. 메디트는 3차원(3D) 구강 스캐너 전문기업이다. 베인캐피탈은 그간 국내에서 화장품기업 카버코리아, 보톨리눔톡신업체 휴젤 매각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올 들어서는 '슈링크'로 유명한 클래시스를 인수했다.

IB업계에서는 베인캐피탈의 과거 트랙레코드를 고려할 때 메디트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베인캐피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설명문(IM)이 배포되던 당시부터 메디트에 관한 스터디를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국사무소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검토에 집중했고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일진머티리얼즈와 메디트 매각 입찰 모두 완주를 포기하면서 베인캐피탈이 국내 투자 숨 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최근 글로벌 PEF 본사들은 한국사무소에 보수적으로 투자를 검토하라는 취지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탈 역시 같은 분위기로 확인된 셈이다.

글로벌 PEF 운용사들은 최근 달러 강세로 국내 투자사보다 자금력 차원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를 할 경우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인수금융 조달이 불가피한데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유력해 시장 상황이 진정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높은 매물 금액도 불확실성 변수로 거론된다. 경제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대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도하게 높은 기업가치(EV)를 요구하는 매물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향후 밸류 조정이 더 진행되는 시점에 과감한 투자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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