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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60억 조달' 아시아종묘, R&D 뚝심 이어간다①CPS 유증+메자닌 방식 활용, 현금 유동성 확보…대출 상환에도 활용

정유현 기자공개 2022-08-30 08: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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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5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회사법인 '아시아종묘'가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최근 '관리종목' 해소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현금이 유출됐고 정부 지원사업이 종료되면서 당장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달받은 자금은 국내·외 사업장에서 종자 개발에 투입할 뿐 아니라 금융기관 대출 상환 등에 쓰일 예정이다.

아시아종묘는 최근 30억원 규모 6회차 전환사채(CB) 발행과 3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전환우선주(CPS) 발행 방식이다. CB는 25일 납입을 완료했고, 유상증자 납입일은 8월31일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되는 곳은 R&D 부문이다. 아시아종묘는 매년 매출의 15%가량을 R&D에 투입하며 우수품종, 신품종 연구개발, 국책 연구과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 종자회사들 대부분이 R&D를 줄이고 유통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꿨지만 'R&D가 경쟁력'이라는 류경오 대표이사의 뚝심하에 연구개발에 큰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13년부터 세계 10대 종자 강국을 목표로 추진한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에 선정되며 10년간 매해 20억원 가까운 자금을 지원받았다. 10년간 200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바탕으로 수출용 종자 개발뿐 아니라 연구개발 인력을 양성하는데 앞장서 왔다.

하지만 정부 지원사업이 지난해 종료되며 17억원 수준의 R&D 자금을 올해부터 아시아종묘가 직접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초 아시아종묘는 보유 현금과 영업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바탕으로 R&D 비용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예상치 못하게 관리종목 이슈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기한이익상실(EOD) 등이 발생하며 25억원 수준의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을 겪었다. 다행히 관리종목 이슈는 해소했지만 곳간은 빌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종묘는 R&D 비용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기보다는 외부 자금 조달 카드를 들었다. 최근 관리종목 이슈 해결 과정을 눈여겨 본 여러 기관 투자자가 먼저 투자를 제안해온 것도 이번 조달의 배경이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여러 기관이 아시아종묘에 투자하기 위해 줄을 섰다고 전해진다. 이 중 회사의 가치를 높게 본 수성자산운용 등과 이번 딜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아시아종묘 측의 설명이다.

이번 조달로 R&D 비용을 확보한 아시아종묘는 해외 매출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매출의 해외 비중은 38% 수준이다. 2-3년 내 50%로 해외 비중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아시아종묘가 전략적 기지로 삼고 있는 곳은 인도와 베트남이다. 국산 종자를 전 세계 각지에 널리 알린다는 목표로 두 곳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중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인도다.

인도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일반종 채소종자의 수요가 크지만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소비시장이다. 지정학적으로도 유럽·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만큼 인근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

최근 류 대표는 인도법인장을 본사로 불러 인도 매출 증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아시아종묘는 현재 인도 벵골루루 실험 농장에서 현지 연구원들이 농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땅을 직접 매입해 본격적인 시설 투자를 진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현지에서 소규모 육종을 하고 있는 능력이 있는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농지를 매입하는 것은 부담이다. 하지만 하나의 품종이 적응 기간을 거쳐 현지에 안착하려면 최소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안정적인 농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현재 실험 농장 부지가 재개발 이슈가 생기며 연구소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임대가 아닌 매입 방식으로 R&D 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 인도 현지 농지 매입과 시설 투자를 위해서 추가적인 외부 조달도 계획하고 있다.

아시아종묘 관계자는 "EOD가 발생하며 현금이 한번에 유출됐고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가 작년에 끝났기 때문에 R&D 비용을 위해서 외부 조달을 결정했다"며 "인도 등의 해외 지역 R&D뿐 아니라 금리가 높은 금융기관 대출 상환 등에도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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