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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조조정 포트폴리오 점검]최대 현안 HMM 매각 두고 산은·해진공 동상이몽⑪구조조정 이후 입장차 뚜렷…매각 계획 뚜렷하지 않고, 원매자 풀도 제한적

고설봉 기자공개 2022-08-31 07:10:14

[편집자주]

KDB산업은행은 한국 산업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기업금융부문과 구조조정본부로 대변되는 산은의 기업금융 시스템은 경제 상황과 기업 여건 등 변화에 맞춰 모습을 달리해 왔다. 최근 몇 년 산은은 기업 구조조정이란 숙제를 푸는데 진땀을 빼고 있다. 성공한 구조조정도 있었지만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더벨은 산은 기업구조조정 시스템을 살펴보고 현재 남아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들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13: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 기업 구조조정본부의 최대 현안은 HMM이다. 경영 정상화를 이룬 만큼 적기에 민영화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커지고 있다. 정권 차원에서도 산은 내부적으로도 해운업 호황기를 맞은 현재가 매각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러나 매각에 참여해야 할 파트너들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 산은에 이은 HMM 2대 주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매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산은이 그동안 접촉해 왔던 원매자들도 HMM 인수에 부정적이다. HMM을 떠나보내야 하는 산은만 마음이 조급하다.

◇정상화 이후 달라진 산은과 해진공의 입장

HMM 매각에 있어 산은의 1차 파트너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다. HMM 1대 주주는 산은으로 지분율은 20.69%다. 뒤를 이어 해진공이 HMM 지분 19.96%를 보유 중이다.

한국 해운산업 부흥을 위해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2018년 해진공을 설립했다. 현재도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해수부 출신 공무원들과 각계 전문가들이 해진공에 둥지를 틀고 해운산업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과 각종 지원을 펼쳐왔다.

HMM 재건 과정에서 산은과 해진공은 파트너로서 친밀감을 높이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사이였다. 두곳 모두 국가기관으로 각자 특화된 역할이 있었다. 정부 조직에서 한발 물러선 공기업이란 특수성을 활용해 운신의 폭을 넓히며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산은과 해진공은 각자 역할을 나눠 HMM을 지원했다. 해진공은 정책 영역에서 HMM을 지원하는 등 산은이 할 수 없는 역할을 맡았다. 산은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대규모 자금 지원 등에서도 해진공은 산은을 측면 지원했다. HMM에 영구채 등을 함께 제공했다.

하지만 정상화 이후 해법에 대한 시각차가 최근 벌어지고 있다. 산은은 HMM의 조속한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다. 구조조정 역할이 끝난 만큼 채권을 회수해 다른 기업 지원에 활용할 재원을 다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HMM의 조속한 민영화는 산은 설립 취지에도 맞다. 부실 기업에 대한 지원로 정상화를 이룬 뒤 민영화를 통해 새롭게 재원을 마련, 또 다른 기업을 지원하는 게 산은의 역할이다. 본점 지방 이전 등 문제가 불거지며 산은의 역할과 의무 등에 대한 이견이 많은 상황에서 산은 스스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을 정치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2020년 2월 이동걸(앞줄 왼쪽) 산업은행 회장과 황호선(오른쪽)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이 연안여객 및 화물선박 현대화 프로그램 신설을 위한 협약을 맺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반면 해진공은 느긋하다. HMM을 매각하면 해진공은 존립 기반을 잃을 수 있다. 설립 이후부터 해진공의 주된 임무는 국적 원양선사의 재건 및 해운산업 활성화였다. 그만큼 해진공의 존립에 있어 기반이 되는 것은 HMM이다.

HMM이 빠르게 민영화돼 해진공 품을 벗어난다면 해진공은 사실상 역할 및 기능 대부분을 잃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해진공은 산은보다 HMM 민영화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산은과 해진공간 동상이몽이 벌이지고 있다. 산은은 민영화 적기를 현재로 보고 다양한 원매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 반면 해진공은 여전히 민영화보다는 HMM의 체급을 키우고 공적 기관에서 더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해진공의 입장이 사실 예전부터 달랐다”며 “해진공의 경우 한국해운협회 등과 연계해 다양한 해운재건 프로젝트를 설계했는데 HMM 외에도 장금상선, 흥아해운 등 해운사 재건을 위해 활동해왔고, 산은은 다른 해운사엔 관심이 별로 없이 오로지 HMM 정상화 매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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