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의 독서경영 사이먼 시넥 '인피니트 게임' 전 부서장에 선물…기업문화 개선 등 화두 제시
고설봉 기자공개 2022-09-08 07:38:09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사진)의 독서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평소 자신이 구상하던 경영철학을 잘 표현한 책을 전국 부서장들에게 추석선물로 전달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신한은행이 추구하는 경영철학을 공유하자는 차원이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최근 전국 부서장 970명에게 특별한 추석선물을 보냈다. 세계사에서 발간한 ‘인피니트 게임’이란 책이다. 미국 작가 사이먼 시넥이 지은 책으로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제가 눈에 띈다.
진 행장은 전국 부서장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인피니트 게임은 애덤 스미스로부터 시작된 현대 자본주의 변천 과정이 기술돼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며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 닿았던 문구 몇 가지를 소개한다”고 말했다.
진 행장이 부서장들에게 추천한 책 속의 몇 가지 문구는 대부분 현재 신한은행이 추구하고 있는 경영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 진 행장은 취임 이후 줄곧 기업문화 개선과 지속가능 성장 등을 화두로 던지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진 행장은 책 속에서 “유한게임을 하는 기업의 직원은 고객의 필요와 상관없이 성과급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성과주의 문화에서는 리더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내부 경쟁을 부추겨서 서로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해로운 분위기가 심화된다.” 등 문장을 뽑아 편지에 적었다.
또 “리더의 역할은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강화하고 싶은 행동의 본보기를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신뢰감을 쌓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직원들에게 책임 있는 자유를 제공하며, 그들이 직업적으로 더 발전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햐 한다.”는 문구도 부서장들에게 전달하고픈 진 행장의 메시지다.
진 행장은 “‘무한게임’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과 다양한 사례가 담겨 울림이 더욱 컸던 것 같아 여러분과도 이 울림을 공유하고 싶어 책을 보내드린다”며 “시간이 없으시겠지만 게임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1장과 2장은 꼭 읽어보셨으면 한다”고 부서장들을 독력했다.
진 행장은 독서광이다. 직접 경제분야 자기계발서를 번역할 정도로 책을 많이 읽는 CEO로 유명하다. 특히 최근에는 사이먼 시넥의 책을 열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구상하고 지향하는 경영철학과 사이먼 시넥이 주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맥상통한다는 후문이다.
실제 진 행장은 최근 사이먼 시넥의 책을 인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올 1월 초 신년 임원워크숍에서 사이먼 시넥의 책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공유하며 ‘왜’에서 시작하는 변화를 강조했다.
또 임원워크숍 뒤 이어진 전 직원 대상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이먼 시넥의 책 ‘리더 디퍼런트’에 나온 ‘직원이 사랑하지 않는 회사를 고객이 먼저 사랑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문구를 인용하기도 했다.
특히 진 행장은 신한은행의 기업문화 개선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이먼 시넥이 책에서 주장하는 요소들을 많이 수용하고 있다. 그는 2018년 12월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지금까지 호칭 개편, 유니폼 폐지, 자율복장 도입 등 기업문화 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 진 행장은 KPI를 전면 개편해 성과주의 탈피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진 행장의 경영철학고 사이먼 시넥이 인피니트 게임에서 설명하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무한경쟁과 맥이 닿는다.
진 행장은 2020년부터 KPI 개편을 통해 성과주의 체제를 개혁하고 있다. '같이성장 新 영업문화'를 도입해 신한은행만의 고유한 영업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새로운 KPI 원칙은 직원 개개인이 성과의 주체가 되는 역동적인 조직, 정의와 신의성실에 기반한 과정의 정당성이 존중 받을 수 있는 건전한 성과주의 문화를 지향한다. 신한은행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진 행장이 직접 고안했다.
특히 같이성장 평가제도는 경쟁을 통한 성과 중심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난 것이 특징이다. 영업점의 자율성을 강화한 KPI 관리를 기본으로 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고객니즈에 맞는 상품을 권유하고 고객자산을 보호·관리하는 쪽으로 영업전략도 전환했다.
도입 첫해인 2020년에는 변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 확산을 통해 변화를 선도하는 다양한 우수사례를 발굴해 시행했다. 2021년에는 우수사례의 전행적 확산을 위해 '과정의 정당성' 관점 변화 추진활동을 지속 홍보하고 있다. 올해는 신한은행의 고유한 영업문화 정착 및 내재화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피니트 게임은 진 행장의 지고지순한 경영철학과 연결돼 있다”며 “평소 진행장은 KPI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영속적인 경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 행장은 자신의 경영철학과 인피니트 게임의 내용이 너무 잘 맞아 떨어지는데 감동을 받아 전 부서장들에게 책을 선물한 것”이라며 “진 행장은 성과주의가 아닌, 진정한 리더의 역할과 책임을 늘 고민해 왔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안전한 환경, 두려움 없는 조직을 위한 리더의 역할 등이 진 행장의 경영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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