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관영업 지각변동/thebell interview]"기관사업은 '상생' 방안 찾는 작업"⑧김동록 KB국민은행 기관고객그룹장 "기관조직, 현장-본점 시너지 극대화해야"
김현정 기자공개 2022-09-27 08:18:57
[편집자주]
‘뺏고 빼앗기고’ 시중은행들의 기관영업 전쟁이 치열하다. 철옹성이 무너지는가 하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기도 하다. 주요 기관의 주거래은행이 되면 안정적으로 예금을 유치하고 새로운 영업 기회를 창출한다.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기에는 수익성에도 보탬이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더벨은 기관 유치를 둘러싼 시중은행들의 각축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관사업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관과 중장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진입할 수 있고 이것이 전략이라면 전략이다.”김동록 KB국민은행 기관고객그룹장(전무·사진)은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상생을 들었다. 기관사업은 한 번 거래를 맺으면 중장기 인연으로 발전하고 협력 사업들이 부수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단순 영업 대상이라기보다 함께 갈 파트너로 생각해야 시장의 신뢰를 얻는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은 현재 서울시 구금고 중 광진구에 1금고를, 노원구에 1·2금고를 확보 중이다. 금고 은행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광진구와 노원구에 오랜 시간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온 덕이다.
예를 들면 노원구의 경우 국민은행이 1금고 수행 전에 2금고를 맡고 있었고 2금고를 운영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많은 기여를 했다. 차별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은행 종합금융센터를 노원구에 설치했는데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꾸며 놓은 덕에 노원구의 랜드마크가 됐다. 2020년엔 국민은행 신축 건물에 ‘장애인단체 활동지원센터’와 ‘장애인가족 지원센터’를 설치해 지금도 운영 중이다.
김 전무는 “광진구의 경우 국민은행과 코드가 잘 맞아 서로 상생발전에 도움이 된 지역”이라며 “기관이라는 게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것이 쌓여 신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단 침투하면 그곳에서 최대한의 기반을 가져갈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김 전무는 기회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국민은행은 2017년 7월 경찰청 협약 대출 사업권을 놓고 신한은행과 경쟁해 승리를 거머쥐었고 올해 7월 재유치에 성공했다. 경찰청 대출 사업권은 5년간 경찰공무원을 상대로 대출과 복지카드의 영업 독점권을 부여한다. 만일 주거래은행이 대출 사업 외 플러스 알파(+α)를 원한다면 스스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국민은행은 경찰공무원과 그 가족, 산하기관 직원까지 고객화하는 데 힘썼다. 연중 내내 ‘폴인러브(pol in love)’, ‘폴에버(polever) 등 펀(fun)요소를 가미한 경찰 공무원 대상 금융상품들을 좋은 조건으로 내놓았다. 경찰 가족들을 대상으로도 경품과 이벤트 등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덕분에 이전 주거래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던 대부분 공무원과 그 가족들이 국민은행 계좌를 주거래은행으로 등록했다.
김 전무는 “기관사업의 수익성란게 금리환경 등에 따라 많은 부침이 있다”며 “기회는 가만히 있으면 따라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은행은 대상 기관의 임직원들을 ‘평생 고객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활발한 업셀링 활동을 펼친다”며 “부산, 광주 등에 2금고를 맡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형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기관사업은 점차 존재감을 키우면서 행내에서도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19년만 해도 기관영업‘본부’였는데 2020년부터 기관고객‘그룹’으로 격상됐다.
김 전무는 “그동안 기관사업 조직의 성과가 굉장히 화려했다기보다는 차근차근 지자체. 정부기관들, 학교, 공기업 등으로 분야를 확대하면서 규모가 커졌다”며 “기관영업에 대한 중요성이 재정립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관고객그룹 아래엔 기관영업부, 기관영업관리부, 국군마케팅부가 놓여있다. 기관영업부는 영업을 실제 추진하는 핵심 조직이다. 기관영업관리부는 기관들을 관리하고 기관들의 임직원들의 업셀링 활동을 책임지는 곳이다. 국군마케팅부는 미래고객 확보 차원에서 하나의 부서로 집중 관리하고 있는 곳이다. 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만큼 젊은 고객층을 국민은행 고객으로 만드는 게 은행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 국민은행은 ‘군인’이라는 고객군의 금융생활을 지원하면서 미래 유스(Youth) 유치에 성과를 내고 있다.
김 전무는 기관 조직이 특히 현장과 본점과의 시너지가 극대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800개 정도 되는 영업점에 더 가까이 다가가서 같이 고민하고 점포의 살아있는 의견을 반영할 때 훌륭한 대책이 나온다는 얘기다.
김 전무는 “기관고객그룹이 본점 조직이면서도 현장과 함께 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현장과 시너지가 무척 중요한 조직”이라며 “기관영업은 대상 기관에서 생각하는 방향과 정보를 잘 알아야 거기에 맞는 제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과 같이 하는 경영’을 핵심 방향성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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