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Radar]이규홍 사학연금 CIO "지나친 비관론 경계, 중장기 전략 실현 집중"②"운용프로세스 업그레이드 성과, 대체투자 비중 점진적 확대"
김경태 기자공개 2022-11-03 08:01:59
[편집자주]
자본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대규모 양적 완화와 저금리로 유동성 파티를 즐겼지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변수가 터졌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운용사의 유동성 공급자(LP)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가들의 고민도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확고한 투자 원칙을 토대로 만전을 기하며 위기와 함께 다가올 기회를 대비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LP들의 현황과 투자 전략 등을 내밀히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15:06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학연금은 국내 연기금 중 운용자산 규모가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최상위 기관투자가다. 작년 말 기준 전체 금융자산이 23조5209억원에 달한다. 최근 3년 연속 기금운용 수익률이 11%대를 기록할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런 점을 바탕으로 지난달 초에는 이규홍 자금운용관리단장(CIO, 사진)의 연임을 결정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만난 이 단장은 지난 임기 동안 자산운용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경제위기가 이전과는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전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나친 비관은 경계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정한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에 충실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3년 고수익·운용프로세스 고도화 성과…"경제위기 '비관론' 경계"
이 단장의 임기는 올 9월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사학연금의 신임 CIO로 어떤 전문가가 선임될지 촉각을 기울였다. 사학연금은 최근 3년간의 고수익률 달성, 글로벌 경기 악화 등을 고려해 이 단장의 연임을 전격 결정했다.
사학연금은 이 단장 체제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자산운용 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2019년 10월 취임 후 운용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단기 성과보다는 안정된 장기수익률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해외 대체투자 블라인드펀드 선정 과정을 명확하게 시스템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울러 해외주식 중 일부를 직접운용으로 전환한 점도 있다.
이 단장은 "기존에는 해외주식 운용이 전부 위탁사를 통해 이뤄졌다"며 "작년부터 일부 ETF 포트폴리오를 직접 운용하는 형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탁운용보수를 절감하고 공적연금 면세효과 수혜를 보면서 지난해에만 약 35억원의 비용을 아꼈다"며 "이런 비용절감 효과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대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엄혹해진만큼 이 단장 역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단장은 이번 위기가 과거와는 다른 패턴을 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30년간 글로벌 금융시장 문제가 생기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보이다가 주요국들의 정책적 개입 이후 점차 안정화됐다"며 "현재는 안전자산 범주에서 채권이 제외되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달러가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내년도 글로벌 경제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향후 미국 연준의 정책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지는 주요 문제들이 글로벌 경제의 순환적 문제라기보다는 누적되어왔던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함께 표출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단장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지나친 비관은 경계하고 싶다"며 "과거 인플레이션이 있었던 1970~1980년대와는 달리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문제에 관한 글로벌 정책적 공조가 잘 유지되면서 균형 있고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계획에 충실, 대체투자 '체계적' 확장 추진"
최근 경제 불확실성으로 자본시장이 출렁이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 단장은 이런 상황일수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짧은 기간 내에 거두는 수익보다는 임기 내에 사학연금이 더 탄탄한 체계를 갖추는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사학연금은 장기투자자인 공적연금으로서 '중장기 전략적 자산배분 계획'에 충실하는 것을 투자원칙으로 갖고 있다"며 "장기투자자로서 채권, 주식, 대체투자 등 모든 개별 투자자산군 내에서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기더라도 포트폴리오 손실을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해 장기 목표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 계획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자산과 수익률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 포트폴리오 균형과 안정성을 도모한다. 또 주식과 대체투자에서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를 점차 늘려 지역별 비중을 조정하는 게 핵심이다.
이 단장은 "현재 사학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약 24%로 일부 공제회를 비롯한 다른 연기금에 비해 아직 낮은 편"이라며 "금리·가격 변화로 매력도가 높아진 우량기업의 회사채와 주식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투자 확장도 빈틈없는 체계를 갖춰 추진할 방침이다. 대체투자는 사모투자(PE), 사모대출(PD), 벤처캐피탈(VC), 부동산, 인프라 등을 포괄한다. 이 단장은 각 하위자산군별·지역별 비중을 세밀하게 정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예를 들면 지역의 경우 국내와 해외로 나눈다. 해외에서는 각 대륙·국가별로, 국내에서는 수도권과 지방 등으로 세분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단장은 "대체투자에서도 장기 포트폴리오 구축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시기(빈티지)를 분산해 가면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사학연금의 기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프로필
△1966년생, 연세대 경영학 및 뉴욕대 경영학석사(MBA)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
△NH-Amundi자산운용 CIO
△아쎈다스자산운용 대표이사
△2019년10월~현재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