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서울 도시정비사업]아찔했던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6개월 만에 '재착공'조합·시공단 합의 후 이날부터 공사 재개, '최악 시나리오' 모면
신준혁 기자공개 2022-10-18 08:33:00
[편집자주]
서울시 도시정비 사업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 규제와 원자재수급 불안정으로 표류했던 각종 사업이 곧 시작될 조짐이다. 1970년대 지어진 노후 단지 조합들이 최근 사업 속도를 높이자 서울시가 지원 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둔촌, 흑석, 한남, 용두, 여의도 등 각지 사업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시 내 주요 도시정비 사업의 각종 이슈와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대립으로 중단됐던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6개월만에 재개된다. 시공사업단이 2년 넘게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액도 해소될 전망이다.둔춘주공재건축조합과 시공단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초등학교 인근 견본주택에서 재착공식을 개최했다. 시공단은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돼 있다. 반년 가깝게 멈췄던 공사가 이날 다시 시작됐다.
앞서 조합은 15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시공사업단 공사재개 합의문 추인 의결 등 총 23개의 안건을 가결하고 새 조합장과 감사·이사 등 임원을 선출했다. 공사비는 기존 3조2292억원에서 4조3677억원으로 약 1조1384억원 늘리기로 합의했다.
상가 재건축 지분에 대해선 통합상가위원회의 상가 대표 단체 자격을 취소하고 옛 사업관리(PM) 회사인 리츠인홀딩스와 해지된 계약을 원상복구하기로 했다.
우선 시공사업단은 2010년 사업을 수주했다. 2019년 말 착공한 후 2023년 8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했다. 시공단 지분율은 △현대건설 28% △HDC현대산업개발 25% △대우건설 23.5% △롯데건설 23.5%다.
겉보기에는 순항하는 듯했지만 수면 밑에서 소용돌이가 일었다. 후분양이 문제였다.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일반분양 보증액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했다며 선분양 대신 후분양을 선택했다. 후분양은 우선 착공하고 일정 공정률을 채운 후 일반분양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미청구공사액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일반분양 없이 공사를 진행한 탓에 시공사업단이 받지 못한 돈이 2년 만에 1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시공단장사인 현대건설은 2분기 기준 미청구공사액을 3204억원으로 설정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분기만에 612억원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각 건설사별 미청구공사액은 2500억~3100억원대에 달했다. 매 분기 400억원에서 많게는 600억원 씩 늘었다.
시공사업단은 올 들어 미청구공사액을 전부 회수해야만 공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나섰다. 타워크레인 해체 및 재시공 비용도 조합에 청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손상차손 누계액으로 79여억원을 설정한 롯데건설을 제외하면 나머지 건설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아예 설정하지 않았다. 미청구공사액을 전부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올 4월 15일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2020년 6월 25일 조합과 체결한 공사도급 변경계약 유효성과 공사기간 연장,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재원 마련 등에서 협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사비를 2조6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계약을 두고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공사가 6개월째 중단됐다. 전체 공정률 52%에서 멈춰섰다.
유치권 행사로 인해 대규모 주택공급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다. 시와 조합, 시공사업단은 8월 11일 합의문을 통해 공사를 재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후 시공사업단은 합의문에 담긴 9개 내용 전부에 대해 조합원 추인을 모두 받으면서 이날 공사를 재개하게 됐다.
준공은 2025년경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남은 절차는 올 12월 관리총회공고와 내년 1월 일반분양이다. 내년 3월께 일반분양 대금이 입급되면 자금 조달 역시 전면 정상화될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린 프로젝트다. 둔춘주공아파트를 재건축 후 지상 5~10층, 164개동, 5930가구에서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로 탈바꿈한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약 4800가구에 달한다. 단일 아파트 기준 국내 최대 규모로 최초 사업비는 2조6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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