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랙아웃 나비효과]탄탄한 국민메신저 위상, 여전히 막강한 생태계우려됐던 엑소더스 사태 아직 없어, 이탈한 고객도 복귀…플랫폼 락인효과 빛 발해
원충희 기자공개 2022-10-21 10:21: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6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주말동안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자 가장 우려된 것은 평판리스크에 따른 사용자 대량이탈(엑소더스) 사태였다. 실제로 장애가 일어난 며칠간은 카카오 유저 일부가 다른 서비스로 이동했다.다만 카카오 서비스가 복구되면서 유저 상당수는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간활성사용자 수(MAU)가 4700만명이 넘는 카카오톡(카톡)과 관련 서비스의 생태계가 강한 락인(Lock in)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서비스 복구되자 카톡·카카오T 등 사용자 수 평소수준으로 회복
모바일 분석업체 와이즈앱과 리테일, 굿즈 등에 따르면 먹통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14일 카톡 유저 수는 4112만명이었다. 이후 서비스 장애가 한창인 16일에는 3905만명으로 대폭 줄었다. 다만 이후 17일 카톡 사용자 수는 4093만명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서비스 카카오T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스토리콘텐츠 서비스 카카오페이지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T는 125만명에서 129만명으로 늘고 카카오페이지는 다소 줄었으나 160만명대를 유지 중이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택시, 커머스 등 다른 서비스도 대란을 겪었으나 우려되던 엑소더스 사태는 없었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가 실제 입을 수 있는 피해는 200억~30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카카오 입장에선 큰 액수는 아니다.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처분 가능한 금융자산(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의 합계가 별도재무제표 기준 1조3000억원이 넘는다.

진짜 걱정했던 문제는 평판 훼손에 따른 사용자 이탈이다. MAU가 4700만명을 넘는 국가단위의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의 전산과 서비스 안정화 능력의 신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데도 이런 요인이 컸다.
◇카톡 중심 막강한 생태계, 벗어나기 힘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량이탈 사태가 아직 불거지지 않았다. 오히려 잠시 다른 서비스로 이동했던 사용자들마저 다시 돌아온 형세다. 카카오의 기반과 생태계가 생각보다 단단하게 자리 잡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메신저 서비스로 옮겼다고 해도 주변 지인들은 여전히 카톡을 쓰기 때문에 한 번에 다같이 갈아타지 않는 한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된다"며 "플랫폼 사업은 경로의존성이 크고 이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될 경우 단번에 이탈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클러스터 단위로 구성된 플랫폼은 장치산업과 유사하다. 카톡은 주변 지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목적인만큼 지인들이 어떤 메신저를 자주 쓰느냐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카카오T 등 택시 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택시 콜 시장의 90%를 점유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영향력을 피해가기 어렵다.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생태계 조성에 힘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생활플랫폼을 지향하며 지난 10여년 간 대부분 기간 동안 적자를 냈음에도 버텨온 카카오의 위력이 이럴 때 힘을 발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처럼 메신저, 금융, 모빌리티, 콘텐츠 등 다방면에서 생태계를 구축해온 플랫폼의 경우 락인 효과가 강하다"며 "수많은 IT, 플랫폼, 커머스 기업들이 생태계 조성에 목을 매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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