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랙아웃 나비효과]SK, '화재 영향'보다 큰 비재무 리스크과거 유사사례, 충당부채·일회성비용 처리…최태원 회장, 국감 증인채택 부담
김동현 기자공개 2022-10-20 07:33:0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C가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와 같은 주요 플랫폼 서비스가 일시 정지됐지만 SK㈜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 유사한 사례를 겪은 기업들이 비용으로 처리한 규모는 200억~300억원대 수준이었다. 다만 국회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그룹 총수를 국정감사에 세우기로 한 만큼 SK그룹 입장에서는 보다 큰 비재무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과거 사례 살펴보니…SK㈜ "재무 영향 제한적"
SK㈜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화재로 인한 SK 주식회사의 매출 등 재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SK 판교캠퍼스 화재가 회사의 재무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 이번 화재와 유사한 사례로 언급되는 기업을 살펴보면 해당 기업은 화재 사태 이후 복구·보상 비용에 200억~30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의 경우 지상 3층에서 시작해 11층까지 화재가 번져 진화에 약 7시간이 걸렸다. 당시 화재로 삼성카드 일부 서비스가 차단됐다.
삼성SDS는 피해 보상을 위해 그해 말 204억원을 영업배상충당부채로 설정했다. 충당부채란 지출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하지만 의무 이행은 존재하는 부채를 의미한다. 회사는 새로 설정한 영업배상충당부채에 대해 "과천데이터센터 건물의 일부 화재로 발생한 고객사에 대한 영업피해 보상과 관련해 충당부채를 인식했다"며 "보상은 향후 1년 이내에 지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유사 사례로 언급되는 2018년 11월 KT 아현국사 화재의 경우 개인 가입자뿐 아니라 소상공인 가입자까지 포함돼 피해 범위가 보다 넓었다. 당시 KT는 일반 통신 고객에게는 1~6개월치 요금 감면을, 소상공인에게는 1인당 40만~120만원의 보상금을 결정했다. KT는 2018년 4분기에 요금감면 등 일회성비용을 360억원으로 처리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SK㈜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서비스 이용정지 피해 규모를 1일 최대 150억~22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가 서비스 정상화 이후 SK㈜C&C와 손해배상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만큼 SK㈜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SK는 당시 SK C&C가 지분 32%로 SK㈜를 지배하는 형태의 구조를 띠고 있었다. 이후 2015년 SK㈜와 SK C&C가 합병해 현재의 통합 지주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SK㈜C&C가 현재 SK㈜의 사업부문(IT서비스)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의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15조2534억원 수준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20년 9조6946억원, 2021년 6조1251억원, 2022년 상반기 5조4083억원 등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 SK㈜가 이번 사태에 따른 재무 영향은 제한적이라 밝힌 배경이다.
◇데이터센터 국감 예고, 최태원 회장 증인 출석
SK가 재무적 영향이 제한적이라 밝혔지만 더 큰 문제는 그룹 총수가 국회에서 이번 사태를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았다는 점이다. 매년 국회 국감에서 기업 총수의 증인 채택 여부가 늘 화두였지만 최근 들어 실무임원을 부르는 것으로 바뀌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터진 이번 사태로 여야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의 증인에 최태원 회장이 포함하는 것을 합의했다. 종합감사 마지막날인 오는 24일 증인 명단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책임자(GIO) 등도 포함됐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의 건을 의결하며 "오는 24일 증인 신문 범위에 대해서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대국민 서비스 장애 관련 문제에 한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마지막으로 국회를 찾은 시점은 지난해 5월이다. 지난해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리를 맡은 최 회장은 그해 5월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국회를 찾아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나며 기업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약속을 받아냈다.
이번 증인 출석에 응할 경우 최 회장이 국감장에 서는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국감 증인 명단에 여러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실무임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대체된 바 있다. 지난 2016년 12월 국회에 출석한 바 있으나 그때는 국감이 아닌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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