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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뜨는 중동 허와 실]사우디 사업만 남은 DL이앤씨, 보수적 기조 눈길2014년 적자 후 매출 비중 급감…친환경 신사업 '전초기지' 역할

이정완 기자공개 2022-10-27 07:55:28

[편집자주]

중동시장은 과거 한때 우리 건설사들에게 '수주 텃밭'이었다. 국내 건설업계가 세계에서 수주액 2위로 거듭난 배경에는 중동발 오일머니가 있었다. 그러나 2013년경 저유가 충격으로 인한 '중동 쇼크'가 걷잡을 수 없이 지속되자 국내 상당수 건설사가 현지 부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 중동 시장에서 최근 들어 네옴시티 등 대규모 개발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건설사들이 너도 나도 수주전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중동 시장 리스크는 과연 사라진 것일까. 이를 짚어보고 각 건설사별 주요 프로젝트 실황은 어떤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5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중동에 진출했다. 1970년대 초반부터 해외 플랜트 사업을 통해 이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수주 기조가 급변했다.

한때 30%에 달했던 중동 매출 비중은 이제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전략을 틀었기 때문이다.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도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친환경 신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꾀했다. 1966년 베트남에서 항만공사를 수주해 국내 최초로 해외 건설에서 외화를 획득한 DL이앤씨는 중동에서 국내 최초 플랜트 수출 타이틀을 얻었다. 1973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발주한 16만달러 규모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를 수주해 중동에 첫 진출한 국내 건설사가 됐다.

이후 1970년대 다양한 중동 국가로 사업 영토를 넓혔다. 1975년에 1월 슈아이바 정유공장 기계 보수 공사로 쿠웨이트에 첫 진출했고 같은 해 5월 이스파한 군용 공장 공사로 이란에도 처음으로 진출했다.

1980~90년대 중동 건설 붐에 발맞춰 이라크 시낙교량, 바레인 아라비안 걸프대학, 사우디 킹파트 국제공항 등 다양한 사업을 확보해왔으나 본격적인 외형 성장은 2000년대 후반 들어 시작됐다. DL이앤씨는 국내 건설사의 중동 수주 경쟁에 동참해 다수의 프로젝트를 따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시장인 사우디에선 2010년 한 해 동안 총 22억달러 규모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2000년대 후반 2조~3조원대에 머물던 해외 수주액은 2011년 6조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중동 저가 수주 확대는 결과적으로 회사에 악재로 돌아왔다. 2010년 따낸 쿠웨이트 LPG가스 플랜트, 2011년 수주한 사우디 쇼와이바 발전소, 사다라 석유화학 플랜트 등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한 탓에 2014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기자재 가격 상승, 협력업체 부도, 자재공급 지연 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늘었다.

2010년대 초반 중동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2년 3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해 매출 비중이 31%에 달하더니 이듬해인 2013년 3조1951억원의 매출을 거둬 중동 매출 비중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2014년 영업적자를 계기로 중동 사업 축소에 나서 2016년에는 1조원대, 2017년 이후로는 줄곧 1조원 미만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은 4%에 불과했다.


이제 중동 플랜트는 사우디만 남았다. 시장 이해도가 높은 사우디에서 고수익 사업만 고수하는 모습이다. DL이앤씨는 현재 2018년 사우디 국영광물회사인 마덴이 발주한 도급액 5424억원 규모 암모니아 생산공장을 진행 중이다. DL이앤씨는 2016년 마덴이 발주한 동일한 공정의 암모니아 공장을 지은 것을 계기로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계약 초기만 해도 지난 3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공사가 다소 지연돼 올해 연말까지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공사진행률 87%로 큰 무리 없이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미청구공사도 없어 매출 인식도 안정적이다.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공장이 더욱 눈에 띄는 것은 DL이앤씨가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친환경 플랜트 사업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초 기업 분할 후 친환경 사업 확대를 공언한 바 있다. 수소에너지 생산과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공장을 통해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공장이 준공되면 하루에 3300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며 "천연가스를 통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플랜트 공사가 청정수소 생산, 활용 사업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마덴 암모니아 공장 현장 사진(출처=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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