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오일머니' 행선지]'팀 네이버', 네옴시티 프로젝트 '아크'로 정조준네이버클라우드·랩스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김슬기 기자공개 2022-11-28 10:09:39
[편집자주]
'중동의 큰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국내 IT·게임·콘텐츠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PIF는 1971년 설립됐고 현재 6200억달러가 넘는 운용기금을 굴리고 있다. 석유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사우디 비전 2030' 아래 국내 IT·콘텐츠 고부가 가치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PIF가 주목한 산업과 기업의 면면과 미칠 영향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4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현재 왕위 승계 서열 1위로 사우디의 실세로 꼽힌다. 그는 국부펀드(PIF) 운용 뿐 아니라 경제개발위원회 의장으로 사우디의 탈석유화 개혁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총 사업비만 600조원이 넘는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NEOM CITY)' 역시 그가 이끌고 있다.네옴시티 프로젝트에는 국내 최대 IT 기업인 네이버 역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제2사옥인 '1784'에 적용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초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를 중심으로 '팀 네이버'가 사우디에 직접 방문했던만큼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이 네옴시티에 적용된다면 단순히 매출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네이버클라우드와 네이버랩스의 핵심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네이버는 최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모두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한만큼 기술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레퍼런스를 쌓아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1784' 적용한 아크 기술로 디지털 트윈 시장 눈독
최근 네이버클라우드는 제2사옥인 1784에 적용된 디지털 트윈 솔루션인 '아크아이(ARC eye)'를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출시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공간을 가상에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번에 출시된 아크아이는 매핑 로봇(M2), 백팩 등 디바이스를 통해 대규모 공간을 고정밀 매핑하고 측위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네이버는 1784을 통해 미래형 공간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기술인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ARC·AI-Robot-Cloud)을 지속적으로 검증해왔다. 아크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여러 로봇을 제어한다는 의미로 브레인리스(Brainless)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아크아이와 뇌에 해당하는 아크 브레인으로 구성된다. 아크아이 뿐 아니라 향후 아크브레인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은 사우디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가장 주목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달 초 국토교통부가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를 위해 꾸린 '원팀 코리아 사우디 수주지원단'에는 채선주 대표를 중심으로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등이 참여했다. 사우디는 네옴시티를 통해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형 인공지능(AI) 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대표는 "이번 사우디 방문은 로봇, 클라우드, AI 등 스마트 빌딩 및 스마트 시티 구축과 관련해 네이버가 갖고 있는 최첨단 ICT 기술력을 글로벌 기업 파트너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약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 대표의 신중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주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수주가 확실시되면 그간 네이버가 쌓아왔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네이버는 2017년 네이버랩스유럽(옛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면서 세계 최정상급 AI 연구인력들을 확보하고 있고 이들의 선행연구를 통해 기술 상용화를 해왔다.
◇ 선제적 B2B 조직개편, 판 키우는 네이버클라우드
이번 수주가 현실화되면 네이버클라우드의 위상이 높아질 뿐 아니라 외형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네이버 내부 사내독립기업(CIC) 조직인 클로바 CIC·파파고·웨일과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 등을 모두 네이버클라우드 산하에 두기로 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B2B 비즈니스를 모두 한 데 묶은 것으로 클라우드 중심의 업무 환경으로 바뀌는 데 따른 것이다. 선제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네이버클라우드를 키우고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도 빠르게 하기 위함이다. 이번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면 결국 네이버클라우드가 주축이 된다. 여기에 네이버의 미래 기술을 담당하는 네이버랩스 역시 중요하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디지털 트윈 시장이 2022년 80억달러(약 10조)를 넘어서고 2032년까지 연간 25%의 성장률을 기록, 2032년 시장규모가 약 900억달러(약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디지털 트윈 시장에는 아비바, ABB그룹, 안시스, 보쉬 렉스로스, 오토데스크, 액센츄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이 진출해있다.
글로벌 플레이어가 즐비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디지털 트윈 시장에서의 글로벌 레퍼런스가 생기게 된다. 향후 외형 성장 및 시장 확장이 커지게 된다. 네이버클라우드의 2021년 별도 매출은 8602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이다. 최근 조직개편으로 확대개편된 만큼 내년부터는 매출이나 이익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Red & Blue]'사우디발 훈풍' 비에이치아이, 수주 확대 모멘텀 '부각'
- [Red & Blue]'새내기주' 클로봇, 상장 초기 부진 털고 '반등'
- [i-point]바이오솔루션, 최대 시장 중국 진출 '첫 발'
- [다시 온 가상자산의 시간]미국 코인 기업, 규제 막히자 대선판 움직였다
- [동인기연은 지금]70세 앞둔 정인수 대표 지분 66%, 승계작업 '시계제로'
- [thebell note]상장 주관사를 위한 변명
- 롯데케미칼, EOD '적용 유예' 확보하나
- 이오플로우, 인슐렛 제기 'EU 판매금지' 소송 결론 도출
- [제약바이오 현장 in]제놀루션 "침체기 끝났다, 주력 3개 사업 2025년 변곡점"
- 인라이트벤처스, '위성 솔루션' 텔레픽스에 30억 '베팅'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Board change]IPO 목전 MNC솔루션, 소시어스·웰투시 인사 축소
- [이슈 & 보드]'10조 자사주 매입' 삼성전자, 과거와 다른 점은
- [이슈 & 보드]삼성전자 자기주식 매입, 허은녕 사외이사만 기권
- [이슈 & 보드]'시총 20조 목전' 메리츠금융, 돋보인 밸류업 결단
- [그룹 & 보드]정교선의 현대홈쇼핑, 밸류업 빠진 이유 '정체된 성장'
- [그룹 & 보드]'닮은꼴' 현대백화점그룹, 핵심지표 일제 상향 기대
- [그룹 & 보드]현대지에프 장호진 대표, 오너 일가 최측근
- [그룹 & 보드]지주사 전환 1년 현대백그룹, '밸류업' 원동력은
- [2024 이사회 평가]몸집 키우는 솔루스첨단소재, 이사회 점수는 '50점'
- [Board change]상장 닻 올린 롯데글로벌로지스, 이사회는 '완성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