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맡은 '오너4세' 박인원 사장, 장기성장 과제 단기 과제 흑자전환, 장기 과제 지속성장 토대 닦기… 차후 승계 정당성 될 수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2-12-21 07:39:36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오너 4세의 일원인 박인원 사장이 협동로봇 계열사 두산로보틱스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박 사장은 두산로보틱스의 사업 확대를 지휘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흑자 달성, 장기적으로는 지속 성장의 토대를 닦는 과제를 안았다.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16일 자회사 두산로보틱스가 박인원 대표이사 사장을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기존 류정훈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두산로보틱스를 이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박 사장은 오랜 비즈니스 경력을 통해 경영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쌓았다”며 “성장기에 접어든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외 핵심고객 발굴을 비롯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3남으로 두산그룹 오너 4세 경영인이다. 1973년 6월1일생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4세 가운데 막내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도 받았다.
1998년 ㈜두산에 입사한 뒤 2008년 두산엔진(현 HSD엔진) 상무로 처음 임원이 됐다. 이후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경력을 쌓으며 부사장까지 올랐다. 이번에 두산로보틱스 대표로 옮기기 전까지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플랜트EPC BG의 장을 맡고 있었다.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 세계 5위의 협동로봇 제조회사다. 2017년 처음 실적이 발생한 뒤로 지난해까지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아직 흑자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성까지 끌어올려 흑자를 내는 것이 박 신임 사장의 당면 과제일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제조업 전반이 침체하면서 두산로보틱스도 고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북미와 유럽에 각각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으나 북미법인만이 5월 설립됐으며 유럽법인은 설립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해외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박 사장이 그간 구축해 온 경영네트워크가 더욱 필요해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매출규모가 아직 크지는 않다. 그러나 물류솔루션(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수소드론(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 함께 ㈜두산이 찍은 3대 미래사업 중 하나라는 점에서 매출규모 대비 중요성이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그룹이 2020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채권단 관리를 받는 동안 ㈜두산도 전자BG, 모트롤BG(유압기기), 산업차량BG 등 3대 자체사업 중 모트롤BG를 매각하고 산업차량BG를 두산밥캣에 넘기는 사업 재편을 실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장기적으로 다른 2개 미래사업 자회사와 함께 모트롤BG와 산업차량BG의 빈 자리를 메워주어야 한다.
두산그룹은 이 토대를 닦아야 하는 과제를 오너 4세의 막내에 맡겼다. 박 사장의 어깨가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두산로보틱스에서의 과제를 수월하게 풀어낸다면 사촌경영 체제의 두산그룹에서 차후 총수 승계에 필요한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협동로봇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다는 점은 박 사장의 부담을 다소나마 덜어주는 요인 중 하나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는 세계 협동로봇시장이 2022년 11억달러(1조4400억원가량)에서 2028년 92억달러(12조300억원가량)까지 연 평균 41.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로보틱스는 이와 같은 시장 전망과 국내외 입지 등을 토대로 지난해 말 지분 9.09%를 활용해 400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기업가치를 4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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