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전략통 문홍성 ㈜두산 사장, 신사업 발굴 진두지휘②기획재정부·IMF 몸담은 금융 전문가...전자BG·자회사 3사 '주목'
김서영 기자공개 2022-04-15 13:33:58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126주년이 된 두산그룹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집단이다. 빠른 속도로 사세를 확장한 두산그룹은 전 세계를 무대로 플랜트 사업을 영위했지만 마냥 순탄하지만 하진 않았다. 2019년 채권단 관리에 처하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그러나 2년 뒤 조기졸업을 달성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더벨은 '뉴 두산'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인 두산그룹을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2일 15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G(Growth of People, Growth of Business)'두산의 2G 경영전략이란 사람의 성장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의미한다. 이처럼 두산그룹은 인재 양성과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두산그룹의 인재 경영에 들어맞는 인물이 있다. 바로 문홍성 ㈜두산 사장(사진)이다. 문 사장은 공직에 몸담았던 국제 금융 전문가로 2010년 두산그룹에 영입됐다.
㈜두산에 둥지를 튼 문 사장은 '뉴 두산'에 걸맞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두산그룹 안팎에서 '전략통'으로 통하는 문 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업부문 총괄(CBO)을 역임했다. 최근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인 테스나 인수에 나서면서 신사업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기획재정부 출신 '금융 전문가'...각자 대표이사 선임, 총괄 CBO 역할 '주목'
최근 ㈜두산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문 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된 것과 동시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두산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민철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 △문홍성 사업총괄(CBO·사장) 등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이 같은 변화는 2018년 CEO·CFO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한 이후 5년 만이다.

1964년생인 그는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 정책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미국 미주리대 경제학 박사까지 수료했다. 1988년 제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까지 공직에 몸담으며 기획재정부, 재정경제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등 금융 전문가로서 활약했다.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도 지냈다.
두산그룹과 인연은 2010년 3월부터 시작됐다. ㈜두산에 영입돼 지주부문 전략지원실장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그를 두산그룹으로 이끈 건 박용만 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다. 문 사장이 기획재정부 국장 시절 박 전 회장이 직접 영입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서울대 동문으로 미국 유학파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문 사장은 두산그룹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는데 주로 '전략통'의 면모를 보였다. 2010년 ㈜두산 지주부문 전략지원실장으로 시작한 그는 2016년 두산경영연구원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3년 뒤인 2019년 다시 ㈜두산으로 돌아와 지주부문 CSO로 선임됐다. 지난해 말에는 사업부문 총괄 CBO 역할을 맡아 그룹 지주사의 신사업 추진 운전대를 잡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문 사장은 기획재정부 등 주요 요직을 거쳐 2010년 ㈜두산 지주부문 전략지원실에 합류해 CSO를 지냈으며 지난해 말 총괄 사업부문장에 선임됐다"며 "앞으로 전자소재 등 기존 사업은 물론 협동로봇, 수소드론, 물류자동화 등 신사업 성장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자BG 중심 신사업 발굴, 자회사 성장세 눈길...'전략통' 면모 보여줄까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 체제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인수 대상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인 '테스나'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30.62%를 인수하는 구조다. ㈜두산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CCL 생산부터 후공정 테스트로 이어지는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산그룹은 기업을 인수해 몸집을 키워온 기업집단 가운데 하나다. 소비재 기업에서 중공업 기업으로 탈바꿈한 역사가 있다. 구조조정을 모두 마무리한 시점에서 M&A DNA를 발휘해 신사업 확대에 고삐를 쥘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신사업 전략 수립에서 문 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두산은 그룹 지주사지만, 전자BG와 디지털이노베이션BU 등 자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형 지주사다. 또한 100% 자회사로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의 자체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사업부문은 단연 전자BG다. 5G 시대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고, 전기차 배터리용 케이블 수주 규모를 확대하는 등 미래 지향적인 추진 전략을 수립해뒀다. 연료전지 전극 수요에 대비해 캐파를 확대하는 등 에너지 소재 분야에도 진출해 있다. 테스나 인수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약품 첨단용기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전자BG는 2026년까지 신사업에서 매출 27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두산이 보유한 100% 자회사 3사도 뚜렷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DLS는 유통물류 자동화 시스템,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DMI는 수소드론 등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3사의 매출 합계는 1035억원으로 전년(369억원)보다 180% 뛰었다. 올해 매출 전망으로 2000억원을 전망했다.
문 사장은 이미 두산그룹의 신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2019년 3월 두산그룹의 전략을 담당하는 밸류매니지먼트(VM)팀 부문장에 발탁됐다. 그룹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조직인 VM팀 부문장에 선임됐다는 것은 그만큼 오너 일가의 신뢰가 높다는 방증이다. 두산그룹은 오래전부터 자회사에서 1~2명씩 선발해 VM팀을 꾸렸고, 이를 통해 신사업 발굴 및 기존 사업 재편 등을 구상해왔다.
신사업 발굴을 위한 재무 여력도 양호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두산의 현금성자산은 3조4959억원이다. 채권단 관리에 돌입하기 전인 2019년 말 현금성자산(2조2664억원)과 비교하면 54.3% 증가한 수준이다. 재무구조도 안정된 모습이다. 2019년 327.74%까지 올랐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06.1%로 감소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건설리포트]부영주택, 저조한 분양 탓 수익성 회복 고전
- [thebell note]모듈러 주택, 진가를 발휘할 때
- [건설리포트]우미건설, '분양 호조' 힘입어 외형 성장
- [건설부동산 줌人]신영부동산신탁, '증권 출신' 김동현 신탁사업부문장 낙점
- [이사회 분석]GS건설, 다시 여는 주총…사외이사 '재선임' 카드
- [건설사 인사 풍향계]이종원 회장의 '선택', 임기영 HS화성 신임 대표
- [건설사 PF 포트폴리오 점검]GS건설, 브릿지론 '2조' 돌파…연내 본PF 전환할까
- [GS건설을 움직이는 사람들]조성한 부사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할 '토목 전문가'
- 허윤홍 GS건설 대표 "선별 수주로 리스크 관리 강화"
- [GS건설을 움직이는 사람들]김동욱 부사장, 플랜트사업 '외형 성장' 드라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