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분리 시나리오]경쟁사들 예의주시, 공고했던 '빅4' 체제 변화 올까③감사보다 M&A 자문 인력 이동 전망, 딜로이트안진 대대적 영입 나설 가능성도
감병근 기자공개 2023-01-11 08:16:51
[편집자주]
EY한영이 글로벌 본사의 정책에 따라 조직 분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 법인과 세무·컨설팅 법인으로 분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4대 회계·컨설팅 법인인 EY한영의 조직 분리는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도 미칠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더벨은 EY한영 분리 시나리오를 짚어보면서 이에 따른 대표 선임, 인력 이동, 경쟁사들의 대응 상황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계·컨설팅 시장은 그동안 ‘빅4’ 체제가 공고히 유지돼왔다. 하지만 EY한영이 현재 추진 중인 회계법인과 M&A·컨설팅 법인으로 조직 분리를 마치게 되면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치열해진 감사 수임 경쟁, 인수합병(M&A)·컨설팅 시장 성장 등 경쟁법인들이 EY한영 인력 영입에 관심을 기울일 요인도 충분하다는 평가다.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감사를 전담하는 회계보다는 인수합병(M&A)·컨설팅 분야의 지각 변동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특히 삼일PwC, 삼정KPMG에 비해 상대적으로 M&A·컨설팅 분야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딜로이트안진에게 EY한영 분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감사 수임 경쟁, M&A·컨설팅 분야 성장…인력 수요 충분
EY한영 분리로 일부 인력들이 이탈하게 된다면 경쟁법인들은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회계, 세무, M&A, 컨설팅 등 빅4가 영위하는 거의 모든 사업 분야에서 인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회계·감사 분야에서는 대기업 감사인 수임 경쟁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2020년 회계연도에 감사인 지정을 받은 193개 대기업은 올해부터 최대 6년간 감사인을 자유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빅4인 삼일PwC,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안진 사이에서 영업력 강화가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 상황에서 네트워크가 충분히 확보된 EY한영의 파트너급 감사 인력을 영입한다면 즉각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M&A 자문 영역에서 빅4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빅4는 과거 M&A 과정에서 회계자문 및 실사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자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IB)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작년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으로 M&A 금융자문 1, 2위를 삼일PwC와 삼정KPMG가 나란히 차지하기도 했다.
M&A 자문업무는 감사업무보다 안정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빅4 모두 M&A 자문 영역 인력 확보에 그동안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EY한영은 구조조정 M&A 자문 분야에서 강자로 평가된다. 아시아나항공, 쌍용자동차, 대우건설, 케이조선 등 최근 주요 구조조정 M&A에 금융 및 회계 자문사로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향후 경기 하락에 따른 구조조정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EY한영 M&A 자문 인력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는 셈이다.
◇딜로이트안진, EY한영 M&A 인력 영입 나설까…실적 방어가 관건
EY한영이 분리되면 회계법인보다는 세무·컨설팅 법인의 인력 유출 규모가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감사를 전담하는 회계법인은 현재 인력이 승계되기만 해도 시장 빅4로서 입지에 영향이 없는 반면 세무·컨설팅 법인은 조직 확충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무·컨설팅 법인에서 인력 유출이 발생한다면 이는 특히 딜로이트안진에게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이 EY한영의 M&A·컨설팅 인력을 영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해당 분야를 보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딜로이트안진은 EY한영의 M&A·컨설팅 인력 영입에 상당한 관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M&A 쪽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삼일, 삼정과 달리 안진은 EY한영의 관련 인력 영입이 필요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작년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으로 딜로이트안진은 M&A 회계자문에서 3위, M&A 금융자문에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M&A 금융자문 순위가 17위에서 크게 오르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삼일PwC, 삼정KPMG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딜로이트안진 입장에서는 대규모 인력 충원 등을 통해 M&A 자문 분야 강화를 고려해볼 만한 상황이다.
다만 변수로는 딜로이트안진의 실적 하락폭이 거론되고 있다. 작년은 급격한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M&A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빅4 역시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고객층이 삼일PwC, 삼정KPMG보다 탄탄하지 않은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이 더 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현 상황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이 EY한영 인력 영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작년 불경기로 퇴사 인력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빅4 모두 임금 등 비용 지출에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현 상황이라면 딜로이트안진이 공격적으로 EY한영 인력 영입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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