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비욘드 코리아]글로벌 제일선에 선 K-콘텐츠 대표주자④해외진출 압력 강화, 플랫폼 통한 진입 어려워…콘텐츠·IP 비즈니스 특화
원충희 기자공개 2023-01-17 13:04:00
[편집자주]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카카오 공동체가 미래 10년을 바라보며 내놓은 핵심 키워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비욘드 코리아를 최전선에서 실현하는 계열사다.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유치한 1.2조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상징성을 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어떤 비전을 내세워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을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비욘드 코리아' 전략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3일 10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공동체가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경영 비전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그간 국내시장을 호령하며 거대해진 '안방 호랑이' 이미지가 그룹 평판을 발목 잡은 영향이 컸다. 플랫폼 기반 사업의 특성상 독점이슈가 계속 불거지면서 전 방위적 압력을 받자 돌파구로 찾은 게 글로벌 진출이다.문제는 카카오 공동체의 성장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플랫폼으로 해외 진출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플랫폼 대신 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를 내세웠다. 그 선두에 있는 계열사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다.
◇카카오엔터, 비욘드 코리아 최전선에 서게 된 이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스토리, 미디어, 뮤직 등 콘텐츠 사업을 주축으로 전 영역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웹툰, 웹소설 등 스토리콘텐츠 사업을 하던 카카오페이지와 연예 매니지먼트, 멜론사업을 하던 카카오M의 합병체인 만큼 K-컬쳐 콘텐츠와 IP의 전 방위적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산하 계열사에는 유재석, 아이유, 아이브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공동체의 비전 비욘드 코리아의 최전선에 선 계열사다. 그간 카카오 공동체는 카톡을 비롯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커왔다. 월간활성사용자(MAU)가 4700만명에 이르는 카톡은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하면서 플랫폼의 가진 파워를 제대로 보여줬다. 카톡에 광고와 커머스 서비스를 얹고 4700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급속한 확장이 가능했다. 카카오가 단기간에 국내 대표 IT그룹을 거듭날 수 있던 배경이다.
문제는 너무 빠른 성장과 확장성은 기존 사업자들의 위기의식을 불러왔고 시장 경쟁에서 밀린 경쟁자들은 정치권에 손을 벌렸다. 때마침 고속성장의 부작용이 몇 차례 드러나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사회적 여론이 악화됨에 따라 사업방향 변화를 요구받게 됐다. 국내시장에 머물지 말고 해외사업에 적극 나서라는 의미다. 비욘드 코리아는 이 과정에서 해법으로 나왔다.
◇성공 가능성 담보 못하는 산업 특성, 꾸준한 투자만이 대안
플랫폼을 통한 해외 진출은 난관이 많다. 애초 카톡이 국내시장에 정착하기까지 10년 넘게 걸렸고 그 과정에서 오랜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또 이미 다른 나라에는 경쟁사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라인 등이 주요 국가에서 국민 플랫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현지의 기존 플랫폼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콘텐츠를 내세운 진출 형태로 정리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외시장 진출 선봉에 선 이유다.
콘텐츠·IP 비즈니스의 특성은 성공 가능성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스타작가, 스타감독, 스타배우를 써도 흥행이 저조한 작품이 있는 반면 영화 '왕의남자'처럼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초대박을 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자본은 막대한 자금을 연간 수백여개 작품에 투자하지만 그 중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열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풀의 '아파트'처럼 원작 웹툰이 성공을 거뒀어도 2차 창작물(영화)은 저조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이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보다 많은 IP와 크레에이터(작가, 감독 등), 제작사와 연예기획사 등을 확보해 탄탄한 밸류체인을 갖출 필요가 있다. 콘텐츠 투자가 지속되려면 막대한 자본이 계속 투입해야 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초기 투자금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기업어음(CP) 등 단기조달로 재원을 마련했다.
문제는 CP에 계속 의존할 수는 없었다. 더구나 금리상승과 자금시장 경색 등의 영향으로 상장(IPO)을 통한 조달이 지연되자 결국 상장전 투자유치(프리IPO) 등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중동 오일머니와 싱가포를 국부펀드가 이에 응했다. 이들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컬쳐 콘텐츠의 가치와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GC인삼공사, 혈당 케어 브랜드 ‘GLPro’ 확장
- [i-point]원영식 오션인더블유 회장, 산불 피해 장애인·주민 후원
- [thebell note]WM의 IB화
- [연기금투자풀 지각변동]ETF 포트폴리오 추가…삼성·미래에셋운용의 '고민'
- [Product Tracker]IMM로즈골드5호 GP커밋, 유동화 펀드 구조는
- 전진건설로봇 기초자산 EB…운용사 우려에도 700억 매듭
- 엘엑스운용 'NPL펀드' 론칭…패밀리오피스 자금 확보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마이다스에셋운용, 적극적 행사기조 '현재진행형'
- ACE 미국500타겟커버드콜, 월배당 매력 '눈길'
- [연기금투자풀 지각변동]하위운용사도 눈치싸움…"증권사 무방 vs 기존 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