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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해외영토 확장기]미국 기반 다진 삼성SDI, 현지 배터리팩에 셀까지 확보1988년 설립된 미국법인, 이차전지로 사업전환…셀 양산에 배터리팩 증설 가능성

김동현 기자공개 2023-01-20 07:40:28

[편집자주]

지난해 8월 시행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배터리 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다. 미국 산업·일자리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IRA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반대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에서의 사업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IRA 하위 규정이 오는 3월 발표 예정인 가운데 더벨이 국내 배터리 업계의 변화하는 미국 시장 진출 상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배터리 경쟁사 대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이 늦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사업자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손잡고 미국 증설을 잇달아 발표한 데 반해 삼성SDI가 합작사 설립을 공식화한 시기가 늦었던 탓이다.

그 사이 글로벌 점유율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위기감이 커졌지만 삼성SDI는 생산량 자체에 연연하기 보다 기술, 네트워크 등을 앞세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2025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배터리셀을 양산하는 삼성SDI의 또다른 무기는 배터리팩 생산공장이다.

◇가장 빨랐던 미국 진출, 현지 배터리팩 인수

삼성SDI의 미국 진출기를 보면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삼성SDI의 첫 북미법인인 삼성SDI아메리카(SDIA)가 세워진 시기는 1988년 1월이다. 삼성SDI의 첫(1991년) 해외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법인 보다 진출 시기가 3년 앞섰다.

설립 초기 SDIA는 당시 삼성SDI가 영위하던 브라운관 사업의 북미 영업을 담당했다. 이후 삼성SDI가 디스플레이 사업과 케미칼 사업을 떼내고 현재의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SDIA의 사업도 이차전지 판매 및 영업지원으로 옮겨갔다.

품목은 달라졌지만 북미 현지의 판매·영업지원 사업이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에서 SDIA의 역사 자체는 경쟁 배터리 업계의 북미 법인보다 길다고 할 수 있다. 경쟁사의 북미 현지 법인 설립시기는 빨라야 2000년대 초반이다.


현재 SDIA의 역할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사업 영업지원 및 배터리팩 생산이다. 배터리팩 생산은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인터내셔널의 배터리팩 사업부를 2015년 인수하며 확보한 사업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배터리팩은 케이스에 담긴 셀을 묶은 모듈에 제어·보호시스템을 장착한 것이다. 배터리 사업자들은 고객사 수요에 따라 셀, 모듈, 팩 등의 형식으로 배터리를 공급한다. 국내, 헝가리, 중국 등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하던 삼성SDI는 마그나 배터리팩 사업부 인수를 통해 미국과 오스트리아에 배터리팩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 배터리셀 신설 따른 '팩' 증설 가능성도

삼성SDI의 배터리셀 사업 전략은 기술경쟁력, 품질, 수익성 등 3가지로 압축된다. 국내 경쟁사들이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하며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 전략을 발표하는 가운데서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글로벌 점유율은 점차 떨어지며 결국 세계 시장 순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1~2위를 독점한 가운데서도 삼성SDI는 글로벌 5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해 7월 누적기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현 SK온)가 글로벌 점유율 5.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SDI(5.1%)를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는 지난해 말까지 이어졌으며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도 0.3%p에서 0.9%p로 벌어졌다.

삼성SDI는 현재까지도 점유율에 연연하기 보다 자체적인 경쟁력에 중점을 둔 사업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흐름을 쫓아가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셀도 생산하기로 했다. 그동안 미국 외 지역의 배터리셀을 조달받던 미국 배터리팩 공장도 현지에서 셀을 조달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SDI의 미국 파트너사는 스텔란티스다. 스텔란티스는 BMW, 폭스바겐과 함께 삼성SDI의 주요 공급사로 이름을 올린 곳으로 두 회사는 배터리팩 공장이 있는 미시간주와 접경한 인디애나주에 합작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다.

2025년 1분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합작공장의 초기 생산능력은 23GWh(기가와트시) 규모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생산능력을 40GWh로 차츰 키워간다는 방침인 만큼 배터리셀 증설에 따른 배터리팩 공장의 증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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