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공모채 '8배' 오버부킹…파이낸셜 스토리 통했다 1500억 모집에 1조11700억 몰려…연기금·보험사 수요 집중
이정완 기자공개 2023-01-20 10:53:3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스가 1년 반만에 실시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8배 가까운 1조17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5년물의 경우 개별 민평보다 50bp 이상 낮은 금리 구간에서 모집액을 충당했다.SK가스가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사업의 성장성이 기관투자자 설득을 이끌어냈다. 연초 대비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이라 투자 유치에 부담도 있었지만 파이낸셜 스토리로 이를 이겨냈다는 분석이다.
◇2000억대 초반 증액 유력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가스가 지난 1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년물 3500억원, 3년물 6150억원, 5년물 205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당초 모집금액은 2년물 400억원, 3년물 800억원, 5년물 300억원으로 총 1500억원이었다. 가산금리 밴드는 2·3·5년물 모두 개별 민평의 '-30~+50bp'로 제시했다.
프라이싱 결과도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개별 민평보다 낮은 금리 구간에서 주문을 넣었다. 수요예측 전일 기준 개별 민평은 2년물 4.436%, 3년물 4.532%, 5년물 4.754%였는데 2년물은 -21bp, 3년물은 -38bp, 5년물은 -56bp에서 모집액을 충당했다. 3년물과 5년물은 가산금리 밴드 하단보다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됐다.
SK가스는 증액 한도를 3000억원까지 열어뒀다. 다만 이번 회사채 발행 준비 초기 단계에선 증액 계획이 없었다. 오는 3월과 5월 만기가 도래하는 1500억원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 조달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자 소폭 증액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7000억원 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체 자금도 충분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낮은 금리 조건을 고려해 2000억원 이상으로 증액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이미 확보해둔 현금이 있어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많은 상태인 만큼 시장과 소통하는 측면에서 2000억원대 초반 수준에서 증액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중장기 수익성 개선에 베팅
신용등급 AA급 이상 회사채 발행이 연일 흥행에 성공하고 있지만 시장 금리 하락세로 인해 부담도 있었다. 지난 18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390%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1% 넘게 하회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채권 투자로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이 연초보다 낮아진 셈이다.
SK가스는 앞으로 2~3년 간 장기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SK가스는 2021년 말 LNG와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2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NG·LPG 복합화력발전소인 울산GPS와 LNG·석유제품 탱크터미널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등이 미래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이 덕에 수요예측에서도 중장기 안정성에 높은 가치를 두는 연기금과 보험사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울산GPS와 KET가 본격적으로 상업 가동될 2024년 이후에는 영업이익이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3~5년 후를 내다봤을 때 투자 가치를 인정 받았다"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롯데오토리스, '조달 타이밍·금리' 둘 다 잡았다
- [CFO 인사 코드]KT, 케이뱅크 CSO 등용…배경엔 '비서실' 출신
- [기업집단 톺아보기]네이버, 김남선 CFO의 '1인 6역' 의미
- [CFO 인사 코드]'CFO→CEO' 코스 밟는 GS그룹 재무라인
- [기업집단 톺아보기]SGC그룹, 미완의 3세 승계…이원준 전무는 어디에
- [CFO 인사 코드]삼성 전자부문 CFO, 올해는 무풍지대
- [Financial Index/한화그룹]한화에어로 약진…'주춤'한 케미칼사업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상그룹, 장녀 임세령의 '축산물 M&A'...사업 다각화 발판
- [Peer Match Up/영풍 vs 고려아연]한 가문이 압도하는 곳, 두 가문이 경합하는 곳
- [기업집단 톺아보기]KT, '비서실 2담당' 출신 재무전문가 CFO 중용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EO 성과평가]'IB 육성' 성과 뚜렷…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연임 성공할까
- NH증권, 내년 '1호' IPO 확보 작업 '착착'
- [CFO 워치]부동산PF 리스크 수습 중책 맡은 하이투자증권 '초임 임원'
- [Red & Blue]지배구조 재편 마친 드림텍, 신사업 기대감 커진다
- [IB 풍향계]미래에셋글로벌리츠 유증 주관사, 잔액인수 피했다
- 소시에테제네랄, 아리랑본드 파트너 'KB증권' 택했다
- 'IB' 힘 실어준 DB금투, 공격적 영업 나선다
- [IB 풍향계]스팩 키우던 신한증권, 함파트너스 철회에 '우울'
- 하이투자증권 부동산 PF '꺾기 논란' 누구 말이 맞나
- '배터리 기업' 조달 바쁜데…삼성SDI는 왜 조용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