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예금, 작년 3분기 해외채권 수익률 -20% 국민연금·사학연금 6% 수익률과 대조적…장부가채권 확보로 추가 수익률 하락 방어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25 07:14:1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5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우체국예금)이 2분기 연속 자산운용에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국내외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전분기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채권 수익률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등 타 연기금이 적극적인 환 오픈 전략을 구사하는 동안 보수적인 사업 전략이 독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20일 우정사업본부 공시에 따르면 우체국예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22년 누적 수익률은 -0.6%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0.4%)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우체국예금의 수익률 악화는 시가자산 운용 부진 때문이다. 시가자산별로 보면 △국내주식 -25.09%△국내채권 -5.28% △해외주식 -12.35% △해외채권 -19.76% 등이었다. 이중 국내주식 수익률은 각각 전분기 대비 6.89%포인트 급락했다.

국내외 주식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데에는 글로벌 증시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스피는 전분기 대비 7.59% 떨어졌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5.28% 하락했다.
특히, 우체국예금은 해외주식에서 벤치마크(BM) 대비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주식의 BM 수익률은 -8.2%로 우체국예금의 해외주식 수익률(-12.35%)을 4.15%포인트 상회했다. BM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26.51%로 우체국예금과 유사했다.
해외채권 수익률 부진은 보수적인 환 관리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 관리 전략으로는 외환시장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성에 자산을 노출하는 환 오픈 전략과 향후 리스크 축소를 위한 환 헤지 전략으로 나뉜다.
우체국예금은 2019년까지 100% 환 헤지 전략을 추진해왔다. 이후 지난 2020년부터 일부분 환오픈 전략을 추진해왔다. 우체국예금은 현재 15% 수준인 해외채권 부문의 환오픈 비중을 오는 2025년까지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는 100% 환오픈 전략을 구사한 국민연금, 사학연금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적극적인 환오픈 전략을 구사한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채권 수익률은 6.01%, 6.84%를 기록했다. 이는 우체국예금보다 26%포인트가량 높은 수익률이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국내외 주식과 국내 채권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지만, 환오픈 전략으로 해외채권에서는 플러스 수익을 냈다.

우체국예금은 시가자산의 부진 속에서도 장부가 자산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산군별 △장부가 채권 2.27% △대체채권 1.47% △금융상품 2.09% △단기자금 1.92% 등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장부가 채권 수익률은 지난 분기 대비 0.04%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장부가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 채권은 시장 환경이 좋을 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 작년처럼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면 안전판 역할을 한다. 우체국예금은 운용자산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의 70% 이상을 장부가 채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예금사업단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운용 자산은 총 87조9675억원으로 2분기 말 대비 7178억원 감소했다. 자산별로 보면 장부가 자산 규모가 61조85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중 절반 이상이 대체 채권(37조4294억원)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과 국내외 주식시장 악화 영향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지만, 환오픈 전략 등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이 해외채권 수익률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한 장부가 채권을 늘린 점은 수익률 추가 악화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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