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Briefing]한국조선해양 첫 배당 예고...배당기준 주목적자에도 배당 위한 준비로 해석...순현금 1.85조
강용규 기자공개 2023-02-08 11:13:54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7일 1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HD현대는 ‘주주환원에 진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까지 적용되는 배당정책은 별도기준 순이익의 70% 이상이라는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연 1회 중간배당 추진으로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까지 높인다.HD현대의 자회사이자 그룹의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HD현대의 주주친화적 배당 기조를 따라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 아닌 배당수익을 기준으로 하는 특이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주주에 이익을 최대한 환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조선해양은 7일 실시한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의 말미에서 배당에 관련한 이야기를 꺼냈다. 콘퍼런스콜에 참여한 증권사 연구원들이 질문하지도 않은 사안이었다.
HD현대그룹에 주주친화적 환원기조가 세워져 있기는 하나 한국조선해양은 그동안 이 기조의 바깥에 있었다. 2019년 옛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로 법인이 설립된 이후 2020년과 2021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조선업황이 좋지 않았던 탓에 두 해 각각 8352억원, 1조1412억원의 연결기준 순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한국조선해양 측은 “올해 주요 자회사들(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모두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조선해양도 배당을 준비하겠다”며 “새로운 배당정책이 수립되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첫 배당 실시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배당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한 배당수익 총액에서 시장 기대치인 50% 이상을 한국조선해양의 주주들에 배당으로 환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배당을 실시하는 국내 기업들은 모두 제각기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배당의 기준이 되는 지표는 별도기준 순이익 혹은 잉여현금흐름(FCF)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제시한 배당수익을 기준으로 삼는 배당정책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국조선해양은 배당을 실시한 적은 없었으나 배당정책은 수립하고 있었다. 현행 배당정책 역시 별도기준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성향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배당수익 기준의 특이한 배당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은 그룹에서 지향하는 ‘진심의 주주환원’을 실시하기 위한 기준 설정으로 해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다.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 즉 자회사들에 제공하는 연구용역 정도를 제외하면 배당수익이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이다.
그러나 R&D(연구개발) 등 자회사 지원활동을 위한 인력 소요는 존재하며 여기에서 고정비가 발생한다. 자체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활동도 진행하는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 존재한다.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하는 배당수익이 있더라도 별도기준으로도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747억원, 2020년 3730억원의 별도기준 순손실을 봤다. 이 두 해 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각각 132억원, 260억원이다. 이전 배당정책대로라면 한국조선해양은 이 두 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새롭게 수립될 배당정책에서는 이 두 해에도 배당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존에 쌓아 둔 이익잉여금만 존재한다면 적자에도 배당 실시가 가능한 재무 체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말 별도기준 순차입금이 -1조8578억원의 순현금 상태로 실질적 무차입 상황이다. 이례적 규모의 적자가 아니라면 다소간의 현금 유출은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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