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3.0, 포스트 이수만 시대]메타버스 전용 레이블, 경영권 분쟁 탓에 무산되나⑤버추얼 아티스트 곧 데뷔, 하이브 등장 변수…SM 3.0 추진력 상실 우려
황선중 기자공개 2023-02-14 12:49:27
[편집자주]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 터줏대감 SM엔터테인먼트가 'SM 3.0' 시대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경영 전략의 시발점이었던 창업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리더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는 단단한 조직의 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치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든 SM엔터테인먼트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표 멀티 레이블 체제에는 '메타버스'도 포함돼 있다. 버추얼 아티스트(가상인간) 전용 제작센터를 세우고 메타버스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연내로 버추얼 아티스트를 대중 앞에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문제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다. 이수만 프로듀서의 백기사로 나타난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안방 자리를 차지할 경우 현재 경영진이 구상한 SM 3.0 시나리오 자체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이수만 프로듀서뿐 아니라 하이브 역시 메타버스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향후 SM 3.0은 무산되더라도 메타버스 사업 자체는 변함 없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꾸준히 메타버스 시장 눈독, 연내 버추얼 아티스트 데뷔
이번에 SM엔터테인먼트 산하에 신설 예정인 아티스트 제작센터는 5+1 구조다. 5곳은 일반 아티스트를 담당하고, 나머지 1곳은 버추얼 아티스트를 전담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안에 대표 버추얼 아티스트인 '나이비스(Naevis)'를 데뷔시킬 예정이다. 메타버스 기술과 케이팝(K-POP) 사업을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다.
SM엔터테인먼트가 메타버스에 눈독을 들인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20년 걸그룹 '에스파'를 선보이면서부터 메타버스 개념을 적용했다. 에스파의 데뷔곡 '블랙맘바' 뮤직비디오 속에는 멤버들이 가상인간과 소통하는 장면이 있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당시 "현실과 가상 세계를 초월한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개념의 그룹"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6월에는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30억원을 투자해 전문 자회사 '스튜디오광야'까지 설립했다. 스튜디오광야가 영위하는 사업분야는 포스트프로덕션, 시각특수효과(VFX), 가상현실제작(AR), 가상인간, 버추얼스튜디오, 뮤직비디오 전문스튜디오 등이다. 모두 메타버스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경영권 분쟁…SM 3.0 무산 가능성
하지만 최근 변수가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면서다.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프로듀서가 19%에 달하는 보유 지분 전량을 경쟁사인 하이브에 넘기기로 한 상황이다. 하이브는 이수만 프로듀서 지분과 함께 공개매수까지 단행해 도합 40% 규모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주인으로 올라설 경우 이번에 공개된 SM 3.0 계획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이수만 없는 SM'으로 요약되는 SM 3.0 계획 자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수만 프로듀서와 손잡은 하이브 역시 비슷한 태도를 취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SM엔터테인먼트 내부에서도 SM 3.0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유영진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SM 3.0 시대 비전 발표에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제외된 부분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이 없는 SM은 진정한 SM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수만·하이브, '메타버스+K-POP'에 공감대
다만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안방을 차지하더라도 메타버스 사업 자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SM엔터테인먼트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도 이수만 프로듀서의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 이사 역시 입장문에서 "(이수만 프로듀서는) 메타버스 세상에 대해 오래전부터 준비를 서두르라고 했던 분"고 했다.
하이브도 마찬가지로 메타버스와 K-POP의 결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자사가 운영 중인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70억원을 투자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메타버스 사업과 결합하면 시너지를 창출할 수도 있다.
단순 메타버스 사업이 아니라 SM 3.0 계획에 담긴 버추얼 아티스트 전용 제작센터까지도 계획대로 구현될 가능성이 있다. 하이브 역시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버추얼 아티스트 전용 제작센터(레이블) 설립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전날 이수만 프로듀서 지분 인수 배경을 설명하면서 "하이브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추진해 온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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