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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CEO 인사 코드]창립 70주년 SK네트웍스, 오너가 최성환 홀로서기 과제는⑤지분율 2.63%까지 확보…사장 승진 올해 경영능력 검증대 올라

김동현 기자공개 2023-02-14 09:57:37

[편집자주]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선경직물'이라는 상호로 설립된 SK는 소재, 정유, 통신 등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CEO 인사코드를 들여다보면 그 성장 배경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해 성장한 CEO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더벨이 SK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그린·디지털·첨단소재·바이오를 중심으로 CEO 인사코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0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가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선경이라는 직물회사로 시작한 SK네트웍스는 1970년대 종합무역상사, 1980년대 정유, 1990년대 통신 등 사업을 확장·전환하며 SK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0년대 들어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던 SK네트웍스는 2016년 최신원 전 회장의 경영 복귀처로 낙점되며 오너가를 대표이사로 맞기도 했다. 그러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최 전 회장이 2021년 10월 경영 일선에 물러난 이후 현재까지 전문경영인 단독대표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오너가의 대표이사 재등판을 가늠할 수 있는 징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 전 회장의 아들인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이 SK네트웍스 합류 이후 회사 지분을 꾸준히 모으고 있고 사내이사 참여, 사장 승진 등 경영 활동을 전개 중이다. 최성환 사장의 경영 성과가 향후 '홀로서기'를 위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과 호흡 맞춘 신성장추진본부

최성환 사장은 2019년 전략기획실장으로 SK네트웍스에 합류했다. 2009년 SKC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SK그룹에 몸담기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SK네트웍스에서 기획실장, 사업총괄을 맡다가 2022년 초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그해 말에는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까지 승진했다.

최 사장의 승진과 함께 주목받는 곳이 바로 신성장추진본부다. 최 사장이 SK네트웍스로 적을 옮기며 맡은 역할이 신성장추진본부의 투자관리 및 인수합병(M&A)을 관장하는 업무였다. 사업형 투자회사로 비전을 선포한 SK네트웍스의 기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


SK네트웍스는 2000년 SK에너지판매 합병을 통해 진출했던 직영 주유소 사업을 2020년 상반기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했고 그해 하반기에는 서울 명동 사옥과 제주도 골프장을 매각했다. 한해 동안 진행된 자산매각 작업을 통해 손에 쥔 금액만 1조7000억원 규모로, 이후 진행된 블록체인·헬스케어 투자, 전기차 사업 인수 등의 재원을 미리 마련했다.

이때 신성장추진본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인물이 올해 SK네트웍스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호정 총괄사장이다. 이 총괄사장은 SK네트웍스에서 유통사업팀, 네트워크개발팀 등을 거쳐 2016년까지 전략기획실장을 맡다가 2017년 SK㈜ 투자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 SK네트웍스로 돌아와 경영지원본부장 겸 신성장추진본부장을 맡아 최 사장과 함께 주요 투자 의사결정을 내렸다. 과거 2017년부터 최신원 회장과 함께 SK네트웍스 대표로 이름을 올렸던 박상규 사장이 올해 SK엔무브 대표로 자리를 옮기는 만큼 SK네트웍스의 신임 대표 내정자인 이호정 총괄사장과 최성환 사장의 호흡은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2.63% 지분보다 무거운 경영능력 입증 과제

최 사장은 2020년 2월 처음 주주명단에 포함된 이후 꾸준히 SK네트웍스 지분을 매입했다. 최 사장의 SK네트웍스 보유 주식수는 653만6659주로 지분 2.63%를 보유하고 있다. 부친인 최신원 전 회장의 지분율(0.84%)보다 높은 수준으로, 최대주주인 SK㈜(39.14%)를 제외하면 특수관계인 중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지분율 자체가 높진 않지만 오너가라는 타이틀과 회사 내 입지를 고려할 때 최 사장의 CEO 등극도 어렵지 않게 점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최 사장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9조6664억원, 영업이익 15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5% 증가했다.

매출이 줄었는데도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강 트레이딩 사업 중단을 꼽을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2021년 7월 이사회에서 트레이딩 사업 재편의 건을 의결해 철강 트레이딩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철강 트레이딩 사업이지만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지난해 1분기부터 화학 트레이딩 사업만 남겨놓았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매출은 줄어드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SK네트웍스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지 못한 시기는 1999년(7조6726억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SK네트웍스의 미래를 찾는 업무를 맡은 최 사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현재 회사의 핵심 사업인 렌탈(SK매직), 모빌리티(SK렌터카) 사업이 부친과 전임 CEO의 성과인 만큼 미래 수익성 창출을 위한 최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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