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CEO 인사 코드]그룹 미래 책임질 바이오, 엔데믹 이끌 인물은⑥SK㈜·SK디스커버리 '따로 또 같이'…코로나 이후 사업 재정비 과제
김동현 기자공개 2023-02-15 11:34:05
[편집자주]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53년 '선경직물'이라는 상호로 설립된 SK는 소재, 정유, 통신 등 사업범위를 확대하며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CEO 인사코드를 들여다보면 그 성장 배경의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내부 인재 육성을 통해 성장한 CEO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더벨이 SK그룹의 미래 성장 축인 그린·디지털·첨단소재·바이오를 중심으로 CEO 인사코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2000년대부터 '따로 또 같이'라는 성장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각각의 파이낸셜스토리에 자율성을 부여하되 필요시 공동의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방식이다.SK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선정된 바이오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SK㈜와 SK디스커버리 등 지주사가 각각의 자회사를 육성하며 바이오 불모지였던 국내 신약개발 시장을 키웠다. 다만 바이오 사업을 이끄는 수장들을 선임하는 방식에서 SK㈜와 SK디스커버리는 '따로' 전략을 택하며 각사의 '바이오 스페셜리스트'를 육성하고 있다.
◇'제2 SK바이오팜' 발굴 키맨, SK㈜ 바이오투자센터장
SK㈜는 2021년 기존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4대 핵심사업으로 재편하며 기존 투자센터 이름을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투자센터로 교체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각 투자사업을 집중 육성·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중 바이오 투자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은 인물은 현재 SK바이오팜 대표로 이동한 이동훈 사장이다. 삼정KPMG 투자자문,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동아ST 글로벌사업 담당 부사장을 지낸 이 사장은 2020년 SK그룹에 영입돼 바이오 투자사업 전반을 담당했다.
2019년 한국·미국·유럽 등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삼각축을 통합 운영하기 위해 SK팜테코를 설립한 SK㈜는 이 사장 영입 후 현지 CDMO 기업 인수에 집중했다. 프랑스 이포스케시, 미국 CBM 지분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투자 업무를 담당한 이 사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SK바이오팜으로 이동했다. SK㈜ 바이오 사업의 목표 중 하나가 '제2의 SK바이오팜'일 정도로 SK바이오팜이 SK㈜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SK그룹이 신약 연구개발(R&D)에 돌입했던 시기는 1993년으로, 연구 범위와 업무를 차츰 넓혀가며 SK㈜는 2011년 라이프사이언스(신약 개발·판매) 사업부문이 분할 신설해 SK바이오팜을 설립했다.
2020년 7월 상장 이후 SK바이오팜은 바로 그다음해인 2021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아직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 설립 때부터 SK바이오팜에 몸담았던 조정우 사장의 후임으로 회사를 이끌게 된 이동훈 사장의 글로벌 투자 역량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SK㈜의 신임 바이오투자센터장은 김연태 위탁생산(CMO) 그룹장(부사장)이다. 김 신임 센터장은 2013년 SK 입사 이후 SK㈜ 포트폴리오2실 팀장과 투자1센터 임원을 거쳐 2020년부터 바이오투자센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미국 CBM사의 이사회에도 참여하며 국내와 현지 CDMO 사업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안재용 사장 체제 이어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R&D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인 최창원 부회장이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도 혈액제제·백신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중 핵심회사는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다.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재용 대표이사(사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수출보험공사에서 근무하다 1998년 SK케미칼에 입사한 안 사장은 2016년부터 SK케미칼 라이프사이언스비즈 내 VAX사업부문장을 맡다가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이후 백신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실적이 고공행진했지만 엔데믹 전환 흐름 속에 지난해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7% 감소한 1150억원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역성장에 따라 모회사 SK케미칼의 연결실적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방향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SK디스커버리는 안재용 대표 체제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대신 R&D 분야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2838억원을 투입해 인천 송도에 바이오허브를 구축하기로 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미국 법인장에게 R&BD(사업화 연계 연구개발) 대표를 맡기며 안 사장 체제 아래 글로벌·R&D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김 CTO는 안 사장이 VAX사업부문장을 맡던 시절 VAX개발본부장에서 CTO로 올라서는 등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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