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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기 K배터리 인사 코드]그룹별로 나뉘는 선호 경향, 어떻게 달랐나[CEO]②LG: 사업주기별로 상이, SK: 해외사업 역량, 삼성: 초격차 기술력

김위수 기자공개 2023-02-24 10: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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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라고도 불리는 배터리 산업은 명실상부 '국가대표' 산업으로 성장 중이다. 삼성·SK·LG 등 대기업에서 배터리 사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확장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규제, 자금조달, 품질 리스크, 경쟁사의 공세 등 위기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K배터리'는 파고를 딛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까. 더벨이 배터리 기업을 이끄는 CEO, CFO 및 이사회의 인사 코드를 통해 확장 전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 시장 경쟁의 초점이 '머니게임'에 맞춰지며 그룹 내 입지를 갖춘 재무통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는 양상이다. 이전까지 배터리사의 CEO 선호 경향은 그룹별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LG그룹에서는 배터리 사업의 주기에 따라 대표이사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에서는 주로 글로벌 사업 추진 경험을 갖춘 인물에게 배터리 사업을 맡겼고, 삼성SDI에서는 최근 10년간 엔지니어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향후 산업이 확장기를 넘어 안정기로 접어들면 배터리사들의 기존 CEO 인사 코드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LG, 사업주기에 따라 필요한 인재 등용

LG에너지솔루션의 전신인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2012년 본부로 출범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를 맡고 있 권 부회장이 초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본부 출범 이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및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를 거친 인물은 총 3명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리더에서 생산·품질 전문가 및 수주잔고를 크게 늘린 인물 등이다. 세 명의 이력에 큰 공통점은 없는데, 사업주기에 따라 필요한 역량을 갖춘 임원을 등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이 LG화학 전지사업본부를 맡은 첫 해 본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체 실적의 10.6%, 2%(2012년 기준)에 불과했다.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뛰어난 추진력을 보여온 권 부회장을 낙점한 셈이다. 실제 권 부회장은 LG화학 전지사업본부를 이끌며 초기 전기차 시장에서 고객사 확대에 성공하며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기틀을 닦았다.

권 부회장 다음으로 배턴을 이어받은 인물은 이웅범 전 사장이다. 이 전 사장은 생산·품질 분야에 있어 그룹 내 최고의 전문가로 꼽혔었다. 궤도에 오른 LG의 배터리 사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배터리 공장의 수율을 안정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서는 90% 이상의 수율을 달성해야 하는데, 공장 가동 초기에는 수율이 50% 수준에 그치는 일도 빈번하다.

이후 지금은 DL케미칼 부회장으로 있는 김종현 전 사장이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과 초대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를 맡았다. 김 전 사장은 전지 분야 핵심 사업부를 두루 경험했는데, 특히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신규 수주 물량을 늘린 점을 크게 인정받았다. 외형확대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인사다.

권 부회장의 LG에너지솔루션 복귀는 시장경쟁 심화에 따라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SK는 글로벌 사업역량, 삼성은 기술 초격차

LG그룹과 달리 SK그룹과 삼성그룹의 배터리 사업은 일정한 경향성이 나타난다.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사업 대표' 직함이 생긴 것은 2017년부터다. 배터리사업의 첫 대표는 윤예선 전 부사장이 맡았다. 그다음으로는 지동섭 대표가 2019년부터 배터리사업 대표에 올랐고 현재까지 배터리 사업 독립법인 SK온의 각자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SK엔무브(전 SK루브리컨츠) 출신이라는 점과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배터리 사업의 주요 고객사가 해외 자동차 업체인 점을 고려한 인사정책으로 해석된다.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SK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SDI의 경우 엔지니어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거친 인물들이 주로 등용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SDI를 이끈 조남성 전 사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뒤 삼성반도체에 입사, 삼성전자 메모리품질팀 QA그룹 수석연구원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삼성SDI 대표이사직을 역임한 전영현 이사회 의장 역시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LG반도체 D램 개발팀 연구원을 지냈던 공학도다. 삼성전자로 적을 옮긴 뒤 D램 개발실장, 메모리반도체사업부장 등 요직에 올랐다.

기술력을 중시하는 삼성전자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삼성전자 및 전자 계열사의 CEO 중에서는 공학도의 비중이 다른 그룹에 비해 높은 편이다. 삼성SDI도 다른 배터리사들에 비해 설비투자 및 수주확대에는 소극적인 편이지만, 기술개발(R&D)에서는 앞선다고 평가된다. 삼성SDI의 지난해 1~3분기 R&D 비용은 7841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6340억원), SK온(1703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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