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경영권 분쟁]카카오 '우선적 신주인수권' 확보, 지배력 강화 포석?SM엔터 신주·주식연계증권 발행 시 카카오에 우선권, 지분 추가매입 '염두'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24 12:46:56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5: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나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하면 카카오가 가장 먼저 이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 조항이 발효되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한 것과 배치될 수 있는 지점이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수평적 관계에서 상호간 전략적 협력이라고 강조했지만 카카오는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둔 셈이다.
◇SM엔터 신주 등 발행 시 카카오에 우선권
23일 더벨이 확보한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신주인수계약과 전환사채(CB)인수계약서 등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에게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넘겨준다는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가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쥐면 SM엔터테인먼트가 제3자 방식으로 신주나 CB 등 주식연계증권을 발행할 때 카카오가 이를 먼저 인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나 CB 발행은 임시 주주총회 등 절차 없이 이사회 결의만 거치면 된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등에 대한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확보한 것을 놓고 IB업계는 흔치 않은 사례라고 바라봤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사가 다른 회사 등 제 3자에게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주면, 기존 주주들이 균등하게 보유한 신주인수권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흔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 추가 지분 매입 염두에 뒀나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조항에 따르면 카카오의 지분은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넘볼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SM엔터테인먼트는 2월 7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와 CB 발행을 결의했다. 납입일은 3월 6일이다.
예정대로 유상증자 신주가 발행되고 2024년 3월 6일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모두 9.05%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취득에 투입하는 자금은 모두 2200억원에 가깝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추가 매입할 자금력은 충분하다. 카카오가 이번에 확보하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넘겨줄 것으로 전망되는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 1월 해외 국부펀드에서 투자 받기로 한 1조2000억여원 가운데 5770억원을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가 주장한 것과 배치될 여지가 있다. 카카오는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분 투자 목적은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SM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수평적인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호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고 밝힌 바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런 해석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광장의 정다주 변호사는 22일 열린 법정 심문에서 구술변론으로 “플랫폼과 사업제휴는 대부분 자본제휴로 나타난다”며 “반 주주배정이나 단순 차입으로는 지금 SM엔터테인먼트가 처한 경영상 필요를 도무지 충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 관계자는 “제3자 배정 시 (특히 2대주주 등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 투자자의 지분희석을 방어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조항”며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추가 매입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하이브, '민희진 없는' 어도어 경쟁력 입증할까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고속성장 비결은 '대기업과 10년 동맹'
- [뮤지컬 제작사 열전]EMK컴퍼니, 매출 1위에도 영업이익 급감 이유는
- 장윤중 카카오엔터 대표, 빌보드와 글로벌 공략 '속도'
- [뮤지컬 제작사 열전]제작사 빅5, 시장 확대에 '함박웃음'…외형 '껑충'
- SM, 카카오 '콘텐츠 비욘드 콘텐츠' 동참…청사진은
- [Inside the Musical]쇼노트의 실험 <그레이트 코멧>, 무대와 객석 허물다
- 하이브, UMG와 10년 독점계약...경제적 효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