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무산' 블랭크코퍼, FI '송사'로 투자금 회수 노린다 IBK캐피탈·SBI인베·유니온투자, 남대광 대표 상대 400억 풋옵션 소송
이명관 기자공개 2023-03-02 08:18:24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원고)이 송사를 통해 자금 회수에 나섰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약속된 기한 내에 기업공개(IPO)에 이르지 못한데다, 대주주인 남대광 대표가 투자 계약에 포함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Put Option)을 받아주지 않으면서다.27일 VC업계에 따르면 IBK캐피탈과 SBI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대주주인 남대광 대표를 상대로 지난 21일 소장을 접수했다. 주식매매대금 청구의 소다. 법률자문은 법무법인 광장이 맡고 있다. 광장에서는 박재현, 장이준, 조재민 변호사가 참여 중이다.
투자자들은 남 대표가 풋옵션을 받아주지 않자, 소송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키로 했다. 풋옵션은 주식매도청구권이다. 벤처기업이 모험자본을 유치할 때 옵션이 달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IBK캐피탈과 SBI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블랭크코퍼레이션에 투자했을 때 풋옵션 조항이 포함됐다. 3년 내 기업공개(IPO)에 이르지 못하면 대주주가 해당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조건이다.
IBK캐피탈과 SBI인베스트먼트,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투자한 시기는 2018년께다. 투자총액은 300억원을 투자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200억원대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지분을 사들인데다 다수 블라인드펀드까지 투자에 동원했다.
투자에 활용한 펀드는 총 4개다. △SBI커머스 이노베이션 투자조합 △2015 KIF-IBKC/SBI 세컨더리 IT 전문투자조합 △에스비아이-성장사다리 코넥스 활성화펀드 제2호 △SBI 디지털콘텐츠 글로벌 익스페디션 투자조합 등이다.
이중 2015 KIF-IBKC/SBI 세컨더리 IT 전문투자조합은 IBK캐피탈과 공동으로 결성한 펀드다. IBK캐피탈이 이번에 소송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UNION 미디어커머스 투자조합'을 활용해 투자했다. 이들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은 10.21% 정도된다.
거래 대상은 남 대표가 보유 중이던 구주와 신주가 섞였다. 투자 밸류는 2000억원 정도였다. 투자자들은 당시 투자액을 기준으로 이번 주식매매대금 청구액을 392억원으로 책정했다.
VC업계 관계자는 "주력사업의 하락세 속에 IPO를 적기에 하지 못하면서 풋옵션 트리거가 발동했다"며 "그런데 남 대표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2019년 초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에 착수했다. 이때 블랭크코퍼레이션은 1조원의 기업가치를 기대했다. 시장에서도 나름 긍정적인 반응이 뒤따랐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새롭게 개척한 비디오커머스가 기존 유통 시장을 뒤흔들 만큼 파괴력이 크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2016년 2월 남대광 대표가 설립한 미디어커머스 스타트업이다. 콘텐츠와 커머스를 융합시킨 형태로 사업모델을 개발했다. 제품 소개 영상을 흥미롭게 만든 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대표 상품은 마약베개와 남성용 간편 파마약 '블랙몬스터 다운펌' 등이다. 마약배게는 100만개, 블랙몬스터 다운펌은 30만개 이상 팔렸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 41억원이던 매출이 2017년 478억원, 2018년 1272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당기순이익도 2016년 1억원에서 2018년 123억원으로 늘었다. 자연스레 모험자본의 눈에도 들었다. 이즈음 SBI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2019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2021년까지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비디오커머스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탓이다. 특히 마약베게를 잇는 히트작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도 성장 곡선이 꺾인 이유 중 하나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누적 기준 적자규모가 330억원에 이른다. 같은 이유로 IPO도 동력을 잃었다.
이와 관련 블랭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소송에 대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며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개인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만큼 회사차원에서 대응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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