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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 자동차 전장산업]삼성전자 하만, 완성차회사와 ‘경쟁과 공생 사이’③사용자인 완성차회사와 디지털 콕핏 직접경쟁 심화…제품 넘어선 ‘솔루션’으로 공생 지속

강용규 기자공개 2023-03-02 07:28:26

[편집자주]

10년전 전자업계의 미래 동력으로 낙점됐던 자동차 전장사업이 이제 '진짜' 성과를 내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퍼스트무버로 나선 사이 국내 전자업계의 전장사업 부문도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더벨이 전기차 대전환기를 맞아 전성시대를 맞은 자동차 전장사업의 성장 히스토리와 현황, 미래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2017년 80억달러(9조3000억원가량)를 들여 인수한 전장회사 하만은 당시 국내기업의 해외 M&A(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이자 삼성전자의 마지막 대형 M&A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주력제품인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는 점유율 기준 세계 1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최근 완성차회사들의 디지털 콕핏 내재화로 하만은 고객사들과 직접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하만은 이러한 ‘불편한 관계’에 대한 해답으로 단순 장비를 넘어 전장 기반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며 밸류체인 내부에서의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 하만, 탄탄한 전장사업 저변에도 점유율은 정체

전장사업에서 하만의 주력제품은 디지털 콕핏이다. 디지털 콕핏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각종 디지털 전자기기들로 만든 자동차의 전방(운전석+조수석) 데크를 말한다.

디지털 콕핏은 디스플레이장치, 음향장치, 통신장치 등 다양한 전자장비들을 조립해 만들어지는 일종의 모듈인 만큼 생산자 입장에서는 각종 장치의 조달과 관련한 부담을 안는다. 때문에 대형사가 아니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하만이 CES2023에서 선보인 전장 솔루션 '레디 케어'의 작동 모습. (자료=하만)


하만의 경우에는 오디오 등 음향 브랜드 ‘하만카돈’을 보유한 만큼 음향장치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통신장치는 모회사 삼성전자와 부품 공급사들에서, 디스플레이장치는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조달이 가능하다. 유리한 사업 저변을 기반으로 일찌감치 시장 1위의 입지를 다져뒀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만이 실적 성장세와는 별개로 전장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정체돼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실제 최근 몇 년 하만의 디지털 콕핏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2020년 27.5%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0년은 코로나19의 본격화로 완성차 수요가 감소한 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차질로 자동차의 판매뿐만 아니라 생산까지 감소했던 시기다.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하만의 영향력은 시장이 위축됐던 시기에 오히려 가장 컸다는 말이다.

하만의 디지털 콕핏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2022년의 경우도 상반기에 이미 4000개에 육박하는 숫자의 디지털 콕핏을 생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년보다 연간 생산수량은 늘었을 공산이 크다. 즉 이는 디지털 콕핏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속도보다 하만의 영향력 확대 속도가 늦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동차의 전동화 가속화로 차량 내부에서의 전력 공급은 갈수록 수월해지는 데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달로 차량 내 경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연히 이 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기업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부품 공급망을 탄탄하게 구축해 둔 대형 완성차회사의 입장에서는 전장사업을 내재화할 수 있다면 완성차와의 계열화 체제를 구축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 실제 이 시장에서 하만의 경쟁사로 떠오르는 것은 자동차용 장비회사보다 완성차회사다.

현대차그룹은 M.VICS(엠빅스), 벤츠는 MBUX하이퍼스크린, BMX는 Drive8(드라이브에잇) 등 디지털 콕핏을 자체개발하고 자사 생산차량에 탑재하는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하만 입장에서는 어제의 고객사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 디지털 콕핏 경쟁 심화, 하만의 선택은 전장 ‘솔루션’

하만은 고객사와 경쟁하면서도 공생 관계를 깨지 않는 노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히 디지털 콕핏 등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방향성은 앞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에서 나타났다. 하만은 삼성전자와 함께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하고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운전 지원 솔루션 ‘레디 케어(Ready Care)’와 자사 음향장치 기술을 활용한 사운드 솔루션 ‘레디 튠(Ready Tune)’,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솔루션 ‘레디 업그레이드(Ready Upgrade)’ 등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였다.

같은 달 하만은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와 레디 업그레이드 솔루션을 공급하는 파트너십 계약도 체결했다. 올해부터 페라리의 포뮬러1 경주용 자동차를 시작으로 모든 차량에 기술을 제공한다. 전장 솔루션사업의 첫 성과가 빠르게 나온 셈이다.

하만으로서는 완성차회사들과 경쟁하는 한편으로 이들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우호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전장사업의 미래 가치가 갈수록 부각되면서 이 시장은 기존 완성차 밸류체인의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사업자들의 진입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준으로 자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술력을 갖춘 LG전자 VS(전장)사업부가 향후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하만의 입지를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LG전자는 자회사 LG디스플레이로부터 디스플레이를 조달할 수 있고 자회사 LG이노텍과 함께 구축해 둔 공급망을 통해 부품도 조달이 가능하다. 이는 하만이 지닌 사업저변 측면의 강점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차량 부품회사들까지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손을 잡고 전장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독일 부품회사 보쉬(Bosch)가 핀란드 소프트웨어 플랫폼회사 더큐티컴퍼니(The Qt Company)와 손잡고 디지털 콕핏을 출시한 것이 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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