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지금]'투톱체제' 박봉권·이석기 시너지 기대③ 2022년 실적 급감에도 견조했던 IB…금리인상기에 어려웠던 S&T
김슬기 기자공개 2023-03-08 07:29:27
[편집자주]
최근 교보증권은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중심에 섰다. 더불어 증권업 부진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중요해지는 등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도 직면해있다. 박봉권·이석기 각자 대표체제 3년차인 지금, 교보증권의 현 상황과 사업방향 등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6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은 올해로 4년째 각자 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시작된 각자 대표체제는 2021년 박봉권·이석기 대표로 전환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박 대표의 경우 2020년 경영총괄 담당으로 선임됐으나 2021년 이 대표가 오면서 업무 영역이 변경됐다.현재 박 대표는 자산관리(WM) 사업부문과 투자금융(IB) 부문을 담당하고 있고 이 대표는 경영지원 및 운용총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첫 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나 2022년에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 자리잡은 각자 대표체제, 이석기 대표 존재감 'UP'
현재 교보증권은 2020년 이후 각자 대표 체제를 가져가고 있다. 각자 대표는 각각의 영역에서 대표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 경영 효율성을 높힌다는 장점이 있다. 2020년 도입 당시만 해도 각자 대표체제를 처음 시도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교보증권에 먼저 온 인물은 박 대표다.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됐고 장기 집권했던 김해준 전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 김 전 대표가 13년간 교보증권 대표로 있었던만큼 안정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했다. 당시엔 김 전 대표가 IB를 담당했고 박 대표는 경영총괄과 WM 부문을 담당했다.
2021년 이 대표가 신규 선임되면서 역할이 달라졌다. 이 대표가 경영총괄 및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전담하고 박 대표가 IB부문과 WM부문을 맡았다. 현재 교보증권은 3부문 1실, 1총괄본부 체제로 나뉘어져 있다. 결과적으로 사업부서는 박 대표가 가져가고 경영전반은 이 대표가 이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외적으로는 이 대표의 존재감이 더 커보이는 모양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주요 증권사 대표들을 모아 '올해 증권산업의 발전방안 및 리스크관리'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교보증권은 이 대표가 해당 자리에 참석, 회사를 대표했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보통 대외행사 참석은 경영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이 대표가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 엇갈린 각자 대표 실적, 박봉권 대표의 IB실적 '견조'
교보증권의 최근 실적은 어떨까. 전체 영업이익은 2020~2021년 매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실적이 급감했다. 2020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386억원, 2021년 1850억원, 2022년 900억원이었다. 순이익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1059억원, 1437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 446억원으로 줄었다.
부문별로는 구분이 쉽지 않지만 박 대표가 맡고 있는 IB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고 지난해 증권업 부진에도 선방했다. 2021년 10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투자은행업의 경우 2022년 983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8% 감소했다. 업황이 좋지 않았던 데 비해서는 축소폭이 크지 않았으며 2020년때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위탁매매업의 경우 2020년 660억원, 2021년 940억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511억원으로 전년대비 46% 감소했다. 위탁매매의 경우 유가증권의 위탁매매, 매매의 중개 또는 대리, 이와 관련된 영업활동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증시와 연관이 크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담당하고 있는 S&T 부문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감사보고서상 자기매매업은 2021년 이후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2021년 68억원이었던 손실폭은 2022년 1082억원까지 규모가 커졌다. 대신 장내외 파생상품업의 이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21년 660억원에서 2022년 121.8% 늘어난 146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교보증권 측은 자기매매업과 장내외 파생상품업은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1년 합산 실적으로 보면 592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2022년에는 이익 폭이 38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상에서는 장내외 파생상품업이 수익이 난 것으로 나오고 자기매매 쪽에서는 손실이 나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이를 함께 봐야 정확히 실적을 이해할 수 있다"며 "현재 회계상 자기매매업은 자기자본(PI) 투자에 따른 손익이 아니라 운용에 대한 헤지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기매매업과 장내외 파생상품업은 한쪽의 실적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는 구조"라며 "지난해에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익 규모가 줄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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