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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W 한도증액 성공한 한진칼, 합병 '한걸음 더' 조원태 회장 재선임·BW증액 등 일부 안건 반대표

허인혜 기자공개 2023-03-24 09:13:46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이 자회사 대한항공의 자금지원에 쓰일 수 있는 재료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 증액에 성공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지휘봉을 잡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9할 이상의 득표로 여유롭게 재선임 티켓을 따냈다. 조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던진 핵심 메시지도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성료다.

◇한진칼, 안건 모두 통과…조 회장 연임 5.49% 반대표

한진칼은 22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외 이사 선임 등의 의안을 상정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의결권을 가진 주식 총수 6709만2398주의 89.98%인 6036만9449주가 출석했다. 사내이사 선임 등의 보통결의사항과 정관 변경의 건 등 특별결의사항을 모두 의결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눈에 띌 만한 안건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과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었다. 정관 변경의 건에는 사채(BW) 발행한도 확대와 이사 수 상한 도입이 포함됐다.

주주총회에 오른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주주들은 대체로 한진칼의 안건에 전적인 동의를 보냈다. 12개의 세부안건 중 9개가 99%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통과됐다. 다만 조 회장의 선임 건이 5.49%의 반대, BW 발행한도 확대의 건이 18.44%, 이사보수 한도의 건이 19.05%의 반대표를 받았다.

조 회장 선임의 건은 소액주주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주주들의 지분은 반대표 비율 대비 높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19.79%, 델타항공이 14.90%, 호반건설 등이 11.60%, 산업은행이 10.58%, 팬오션이 5.85%다.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같은 기간 지분 2.06%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5% 미만으로 반대표를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2021년 3월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당시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8.52%였지만 찬성 비율이 더 높아 선임은 원안대로 이뤄졌었다.

또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조 회장이 주주권익 침해 이력과 이해상충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하며 일부 소액주주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 지분은 16.15%다.


◇'대한항공 자금력 지원책' BW 발행한도 두배 증액

BW 발행한도 확대와 이사보수 한도의 건은 주주의 이익과도 직결될 수 있어 다른 안건 대비 반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진칼은 3000억원이던 BW 한도를 600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를 지난해 50억원에서 올해 9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BW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가 희석될 여지가 있다. 2020년 한진칼이 BW를 발행했을 때도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의 주주연합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의 반대 의견도 예상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BW 발행 한도를 늘린 데에는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의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진칼은 2020년 30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하고 2000억원은 대한항공 증권 취득 목적이라고 공시했다. 이때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한진칼로서는 BW 발행한도를 높이며 대한항공에 대한 자금지원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63.9%를 확보하는 데는 약 1조50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현금성 자산이 5조3600억원으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지만, 앞서 BW 발행의 선례를 비춰보면 이번 증액도 대한항공 지원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영업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과정을 전했다. 심사가 필요했던 14개국 중 11개국의 승인을 따냈고 나머지 미국과 EU, 일본 등의 허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게 골자다.

한편 이사의 수를 줄였는 데도 이사보수 한도를 늘린 데에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한진칼은 이사 수 상한을 도입해 이사 총원을 13명에서 11명으로 축소한다. CGCG는 한진칼의 이사회 안건 대부분을 반대했는데 이중 이사보수 한도 승인의 건도 포함됐다. 반면 주주총회에서는 80%가 넘는 주주가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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