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국민은행, 부코핀 손실 '8000억'…성장 기대감은 '여전'①대손충당금 5696억 적립, 2025년 흑자 전환 계획…전기차 공급망 투자 주목
김서영 기자공개 2023-04-03 07:20:47
[편집자주]
국내 4대 금융지주의 공통된 숙원은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그런 가운데 금융지주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올려야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는 까닭이다. 더벨이 4대 금융지주가 보유한 글로벌 현지 은행의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국민은행)의 해외은행 가운데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곳은 단연 인도네시아의 부코핀은행(PT Bank Bukopin TBK)이다. 인도네시아를 '제2의 마더마켓(Mother market·모시장)'으로 삼고 신남방 전략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 때문이다.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을 인수한지 5년째가 지났지만 여전히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8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자 국민은행은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진화에 나섰다. 국민은행의 기대처럼 부코핀은행이 계획대로 2025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80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725억원의 순손실을 낸 전년과 비교해 손실이 5296억원 확대된 수치다. 2018년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이후 최대 손실이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4104억원으로 전년(414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KB금융이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작년 4분기 기준 일회성 대손충당금은 모두 6910억원 규모로 여기에는 부코핀은행을 포함한 해외 자회사에 대한 충당금 5696억원이 포함됐다. 같은 기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총액은 1조607억원이다.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를 전략국으로 낙점해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역사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코핀은행은 1970년에 설립된 이후 50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2018년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에 1164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22%를 보유하게 됐다.
부코핀은행 인수 2년 차까지는 영업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영업수익은 2018년 1488억원으로 나타났고 이듬해인 2019년에는 7212억원으로 최근 5년 새 최대 수익을 냈다. 순손익 역시 2018년 88억원, 2019년 56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눈앞에 뒀었다.
이 시기 국민은행은 추가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2020년 7월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코핀은행의 지분을 확대했다. 2020년 7월 주주배정 유상증자(1차)에서 439억원, 같은 해 9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2차)에서 2527억원을 수혈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67%로 뛰었고 부코핀은행은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격상됐다.
그러나 유증 작업을 마무리한뒤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영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국민은행은 결국 지난해 5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 리스크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부코핀은행이 수천억원의 적자 고리를 끊고 실적 개선을 이룰지 관심이다.
조남훈 글로벌사업그룹장(전무)은 지난달 IR 실적 발표 자리에서 부코핀은행과 관련해 "계획보다 2~3년 지연됐지만 경영 정상화 계획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흑자를 내고, 2026년 ROE를 악화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사업이 그룹에 부담이 되지 않고 있어 점진적으로 이익 기여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에 거는 기대는 여전하다. 국민은행은 2022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더라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을 통해 5%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또 내년 이후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기차 공급망 및 수도 이전 관련 투자 등을 기반으로 5.2~5.4%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코핀은행은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평가하는 은행종합건전성등급을 기존 3등급에서 1등급 상향한 2등급을 받았다. 기존 3등급은 신규상품 출시에 어려움이 존재하는 등 영업확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등급 상향으로 신상품 출시가 가능해지고 더욱 혁신적인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도매금융(Wholesale) 중심의 우량대출 증대에 집중해 안정적인 영업기반 확대와 시장신뢰 회복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IT 인프라 개선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 추진 및 차별화된 경쟁력 보유한 디지털 채널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상호금융권, 대부업 자회사 출자 '러시'
- [여전사경영분석]한투캐피탈, 신규 영업 확대에 분기 '흑자 전환'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한도 '1억' 눈앞…관건은 예보료율
- 산은캐피탈, 신임 부사장에 안영규 전 부행장
- 유재훈 예보 사장 "마지막 임기 중대 과업 완수할 것"
- 한화생명에 안긴 한화저축, 리스크 관리 고삐쥘까
- ST인터내셔널에 안긴 웰컴캐피탈, 이사진 '새판짜기'
- 하나캐피탈, 인니 리테일 영업 확대 '드라이브'
- [2024 이사회 평가]넥센타이어, 높은 참여도에도…평가체계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