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상각충격, 코코본드 흥행위해 은행채 자제하라" 금융당국, 시장관계자와 은행채 자제 논의...채권시장 수급에 직접 개입 가능성
김슬기 기자공개 2023-04-03 07:05:4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3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상각 조치 여파로 코코본드 투심이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을 억제하는 방안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 시장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은행채 발행 자제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추후 시장에 나오게 될 코코본드의 흥행을 위한 것으로 투심이 은행채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의 은행채 발행 자제 권고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로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었을 때도 시중은행을 따로 불러 은행채 발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당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한시적으로 완화시켜주기도 했다. 지난해말 채권시장 안정화되면서 은행채 발행이 재개됐다.
최근 총 23조원 규모의 CS의 코코본드 상각으로 인한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미칠 것을 우려한 것이다. CS가 상각한 코코본드는 AT1(Additional Tier 1)으로 기타기본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이다. 보완자본으로 인정받는 후순위채권은 Tier2 코코본드로 구분된다.
그간 국내에서도 AT1(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인 코코본드 발행이 활발했다. 주식과 채권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 채권으로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아 국내 금융회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각광받아왔다. 하지만 CS 여파로 해당 채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되면 투심이 급격히 식을 수 있다.

2022년말 기준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의 코코본드 발행 잔액은 각각 18조1000억원, 13조3000억원 등 총 31조4000억원이다. 올해 콜옵션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금융지주로 1조1850억원이며 하나금융지주는 2960억원 등이다.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1조1000억원으로 가장 물량이 많다.
이 때문에 금융권도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는 4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는 1350억원, 5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조기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나 은행권의 자본적립 수준을 고려할 때 코코본드 관련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내 보험사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로 확장하면 우려는 커진다. 올해 2분기에만 2조원대의 콜 시점이 돌아온다. 연간으로 따지면 4조원 규모다. 차환 발행이 불가능할 경우 콜 행사 연기가 불가피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미칠 파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의 조치가 정확히 나와봐야 알겠지만 결국 회사채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신종자본증권과 은행채의 투자자군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가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는 따져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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