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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쿠쿠전자 양산공장, 스마트팩토리 전환 카운트다운⑩양산시와 1000억 MOU 체결, 신공장 설립 검토 중…기판생산 자동화율 70%

양산(경남)=손현지 기자공개 2023-04-07 13:53:31

[편집자주]

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밥솥 특성상 다른 전자기기에 비해 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높은 압력과 열판 가열이 동시에 이뤄지는 고도화된 기술이 접목되는 만큼 필요한 부품수도 많다. 부품 마다 모두 와이어 선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필수적인데, 아직까진 로봇 관절이 세밀한 와이어 연결까지 대체하긴 어렵다. 작업자들이 수작업으로 조립해 생산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쿠쿠그룹의 양산공장은 스마트팩토리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 최근엔 양산시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프로젝트에 한창이다. 완공되면 1, 2공장 이전과 함께 전 공정 자동화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자체 생산하는 전자기판 제조 작업에서도 자동화를 위한 노력들도 이행하고 있다. 기판 생산시설 내 조립과 양품 검사 구간에 로봇 등 최신 설비를 탑재해왔다.
*쿠쿠전자 양산2공장 전경. 양산(경남)=손현지 기자

◇와이어선 많은 밥솥공정, '수작업' 필수

쿠쿠그룹의 국내 생산기지는 크게 양산(1, 2공장)과 시흥(3공장)으로 양분돼 있다. 시흥공장에선 쿠쿠홈시스에서 영위하는 정수기 등 렌탈 사업을 위한 제품들이 탄생한다. 양산 1, 2공장에선 쿠쿠전자의 밥솥을 주로 생산한다.

양산 내에서도 메인 공장은 2공장이다. 내수용, 수출용 밥솥과 인덕션 등 전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자기판 등 자체 부품까지 만들고 있다. 1공장은 IH밥솥만 전담한다.

2공장 입구로 들어서자 예상치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총 4개의 밥솥 생산라인과 밥솥 뚜껑을 만드는 리드 어셈블리 라인 2개로 이뤄진 공간에 수많은 작업자들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마치 90년대 공장의 풍경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쿠쿠전자 밥솥 생산 라인.
뚜껑을 만드는 리드 어셈블리 라인에 서있는 작업자들은 동그란 모양의 열판인 히팅 플레이스 위에 수많은 자재들을 하나씩 연결시키고 있었다. 플라스틱 사출물 자재 위에 각종 부품들을 차례로 얹어 와이어로 고정 시키는 방식의 조립 공정을 반복했다.

쿠쿠전자 생산팀 기판실 관계자는 "밥솥 공정은 하우징이라고도 불리는 리드와이어 선 연결 작업이 대부분이라 로봇이 대체하긴 어렵다"며 "생산계획은 1~2주 단위로 유통업체에서 필요한 물량 수준과 구매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자재와 부품 수량에 맞춰 탄력적으로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밥솥 생산라인도 보였다. 총 4개 라인 마다 만들어지는 모델도 제각각이다. 방문 날에는 베트남으로 수출될 분홍색 소형 디자인의 제품이 생산되는 날이었다. 쿠쿠 생산팀 관계자는 쌀이 주식인 베트남, 중국, 말레이시아, 일본 외에도 최근 미국, 호주, 독일향 밥솥 생산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멀티쿠커 기능이 탑재된 뒤로는 러시아 판매량도 많아지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저가 모델 수요가 더 높은 편"이라며 "최근엔 국내에서도 10인용 등 대형 라인업보단 3인용 등 소형가구를 겨냥한 소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쿠쿠전자 양산2공장 제품 생산라인 전경. 양산(경남)=손현지 기자
단계별 조립을 거쳐 구조물이 어느정도 밥솥의 모습을 갖추자 곧바로 기능검사, 종합검사를 하는 에이징 구간에 이르렀다. 압력을 가하거나 열을 가했을 때도 내부 부품들이 제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지, 불량 부품은 없는지를 최종 확인하는 단계다.

검사관 두 명이 배치됐다. 두 명 중 한 명은 외관 이상 여부를 체크했고, 다른 한 명은 기능 작동 여부를 확인한다. 30초 내외로 검사가 끝나면 포장 단계를 거쳐 적재하는 방식이다. 에이징 구간은 1층 뿐 아니라 1.5층까지 이어진다. 제품들이 리프트를 타고 1.5층의 에이징 구간을 한 바퀴 돌면서 가열이 되는 식이다. 라인 전체에 220V 전류가 흐르고 있는 만큼 1.5층엔 작업자가 없었다.

◇기판 자동화율 70%, 8년간의 노력 산실

쿠쿠 양산2공장 2층으로 올라가니 1층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곳곳에 로봇 기기들도 보이고 각종 최신 기기들도 눈에 띄었다. 2층은 전자 기판 생산실이다. 전체 밥솥 공정 중 유일하게 자동화가 진척된 부분이기도 하다. 기판 생산부터 품질 검사까지 이뤄진다. 2층 작업실의 자동화율은 70%에 달한다.

*쿠쿠전자 양산2공장 기판생산실에 배치된 로봇.
앞선 관계자는 "2015년부터 매년 최신공정 설비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올해도 추가로 자동화율이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산시와 10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해 자동화를 통한 스마트팩토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쿠쿠는 현재 양산 가산일반산업단지 2만4835㎡ 규모의 생활가전제품 생산 공장 신설을 계획 중이다. 완공되면 물류, 자재, 제품 창고 등 전반적인 자동화가 유력하다.

2층 전체는 하나의 생산라인이 큰 U자 형태로 연결돼 있었다. 라인 중간에 육축 다관절 로봇 이 정해진 곳에 나사를 돌려서 조이는 작업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판이 정전기에 취약한 특성 때문에 작업자들 전부가 정전기 발찌, 정전복, 앞치마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전박스도 마련돼 있었다.

쿠쿠는 밥솥에 들어가는 전자 기판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기판 내 인버터 기판의 경우 30%는 자체 생산, 나머지 70%는 협력사 외주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 검사 공정 구간에도 로봇이 하나 있었다. 2019년 도입된 기기라 한다. 해당 로봇은 밥솥 표면 디스플레이 상의 버튼이 제대로 눌리는지 제 기능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판단하는 역할이다. 카메라로 촬영을 해서 좌표 상 불량 여부를 확인한다. 이 작업을 사람이 할 경우 검사 버튼을 누르는 정도가 제각각이라 표준화된 기준으로 검사를 하기 위해 장비를 도입했다.

쿠쿠전자 양산공장 한 관계자는 "자동화 설비 수량을 더 늘리려고 계획 중"이라며 "최종 양품 판단 검사로봇은 4년간 각종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고리즘이나 스펙 등을 시스템화해둔 상황, 2층 뿐 아니라 1층에도 확대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전자 양산2공장 2층 기판생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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