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ABCP 긴급점검]'보수적 기조' 뚜렷 미래에셋, 현대건설만 믿는다?⑩우발부채 비중 대형사 중 최저 수준…책임준공 리스크 '최소화'
이정완 기자공개 2023-04-10 13:14:15
[편집자주]
위기를 간신히 넘기긴 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전국 단위로 미분양률이 급증하며 PF대출 상환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브릿지론을 단기로 차환 발행하며 버티던 증권사도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올 1분기 만기 도래를 앞둔 증권사 보증 PF-ABCP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단기자금시장 리스크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PF-ABCP를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단기자금 리스크를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6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익스포져가 낮은 곳으로 꼽힌다. 지난 수년 동안 부동산 경기가 호황세를 거듭할 때도 부동산PF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미래에셋증권은 PF 유동화증권 채무 보증도 보수적 기조로 접근했다. 대형 개발 사업의 경우 대부분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프로젝트에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책임준공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용보강 PF보다 SK그룹 물량 '집중'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 실시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 규모는 총 5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액은 989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5%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만 해도 3분기를 제외하곤 매분기 3000억~5000억원 수준의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지난해 2분기와 4분기 보강 규모가 급증한 것처럼 보이긴 하나 이 시기 PF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강 규모는 크지 않았다.
작년 2분기 1조8806억원의 보강을 제공했으나 이 중 약 1조원이 SK그룹 계열사가 유동화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도 SK㈜가 실질적인 차주로 나선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7000억원 규모 유동화증권에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0년대 후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개발 시장으로 자금이 몰릴 때에도 부동산PF 사업 확대에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웠다. 지난 5년 동안 우발부채를 살펴보면 2018년 말 3조2839억원이던 우발부채는 2020년 1조9655억원을 나타내 오히려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2조7549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같은 기간 20~30% 사이를 오르내렸다. 지난해 말 우발부채 비중은 30.3%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을 중심으로 기업금융(IB)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부동산PF 사업 비중이 낮은 모습이다. 다른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도 미래에셋증권의 우발부채 비중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평균 우발부채 비중은 60% 초반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발부채 비중은 이를 30%포인트 가량 하회하는 셈이다.
◇'AA급' 건설사 택해 안정적 사업 진행
부동산PF 사업 전략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대규모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제공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우량한 사업장에 집중됐다. 특히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나선 사업장에 대한 신뢰 기조가 뚜렷하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1분기 가장 큰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부담한 프로젝트는 1510억원을 보증한 오마이돌핀제일차 프로젝트다. 시행사인 수서대토개발이 서울 강남구 수서동 187번지 일원 수서역세권에 대토 방식으로 오피스텔 등을 짓는 사업이다. 시행사는 현대건설을 시공서로 선정해 오는 12월 착공할 예정이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분양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음에도 신용보강을 결정했다.
올해 진행한 신용보강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것도 현대건설이 시공은 물론 지분 투자까지 참여한 사업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와이디427피에프브이(PFV)가 진행 중인 옛 밀레니엄힐튼호텔 부지 복합개발사업에 500억원의 보강을 제공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2021년 말 1조1000억원에 사들여 오피스, 호텔 등을 지을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와이디427PFV 지분 12.38%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1500억원의 PF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부담한 서울 강서구 옛 이마트 가양점 부지 개발사업과 1100억원을 보증한 서울 강서구 옛 CJ공장 부지 개발 사업 모두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3개뿐인 신용등급 AA급 건설사다.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다.
부동산PF에서 시공사 신용등급은 핵심 고려 요소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확약을 통해 무사 완공을 보증하기 때문이다. 통상 시공사가 규모가 작은 시행사를 대신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미래에셋증권이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사업에 주로 참여하는 이유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란 평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이정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orean Paper]코레일, 관세 전쟁 속 한국물 복귀전 나선다
- [에스엔시스 IPO]예심 청구전 이사회 완비…실적 발표후 '속전속결'
- [에스엔시스 IPO]삼성그룹 자회사로 봐야할까…지배구조 소명 계획
- [에스엔시스 IPO]삼성중공업서 독립후 8년…상장 도전 나섰다
- 환경업 매각 나선 SK에코플랜트, 부채비율 의식했나
- [Korean Paper]외화채 고심 커진 SK온, 국책은행 문 두드릴까
- [판 바뀐 종투사 제도]우물 안 개구리 피하자…해외 투자에 '인센티브'
- [Deal Story]세아제강, 3년물 회사채 흥행 이어갔다
- [키스트론 IPO]사외이사 진용 구축…이사회선 3년 전 상장 논의
- [Korean Paper]관세 충격에…신한은행 결국 한국물 발행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