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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글로벌 투자 리포트]한투파, 해외 투자 무게추 중국→미국 옮겼다①3000억 현지 LP 중심 첫 펀드 결성 계획, 동남아·중국도 투자 지속

이명관 기자공개 2023-04-13 08:07:01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유행 이후 주춤했던 글로벌 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국내 VC들은 해외법인을 통한 진출뿐만 아니라 현지 투자회사와 협업를 통해 딜(deal)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벨은 국내 VC들의 해외 투자 현황과 성과, 키맨, 전략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벤처투자왕'으로 통한다. 국내에서 한국투자파트너스보다 투자를 많이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연간 투자액은 매년 수천억원에 이른다. 스타트업에게는 든든한 조력자인 셈이다.

투자는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활약도는 상당하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2000년대부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첫 해외투자는 중국이었다. 이후 미국과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투자지역을 확대해 나갔다.

한국투자파트너스
다양한 지역에서 활발하게 투자를 이어나가는 가운데 무게중심은 중국으로 향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전략의 변화가 엿보인다. 코로나19로 중국 시장은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코로나19 시기엔 해외 투자에 힘을 뺐다.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다시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투자지역도 기존 중국 중심에서 미국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면 올해 미국 현지에서 직접 운용하는 펀드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중국 진출로 물꼬, 이후 미국·싱가포르 거점 마련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나선 것은 15년 전부터다. 당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향했던 곳은 중국이다. 시기적으로 VC들의 해외 투자가 낯설었던 때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중국 시장의 성장성에 일찍부터 주목해왔다. 그러다 2008년 중국에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사무소를 둔 곳은 중국 상해다. 현지 사무소를 중심으로 투자처 발굴에 나섰다.

2010년까지 전세계 자본시장 IPO에서 중국기업의 수는 500개 정도였다. 규모로 보면 1000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IPO 숫자가 늘어났다. 2008년을 저점으로 보고 시장에 뛰어든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생각대로 시장이 흘러갔던 모양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IPO시장 위축됐다. 이후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게 '차스닥'이다. 차스닥은 2009년 처음 열린 중국판 나스닥으로 이해하면 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기때 첫 선을 보인 차스닥은 로컬 기업의 타깃이 됐다. 출범 첫 해 창투사들의 경우 원금대비 11배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2010년에는 8배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수익을 기대하는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무렵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희소식이 들어왔다. 투자처 발굴과 딜 소싱에 전념하고 있을 2010년 국내 벤처캐피탈로는 처음으로 중국 지방모태펀드로부터 자금을 출자받아 RMB펀드인 '한투펑황(장자강) 창업투자기업'를 결성했다. 결성 총액은 180억원 규모였다. RMB펀드는 중국 비상장 기업에 직접 투자한 후 차스닥 등 중국 증시 상장 등의 방법을 통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펀드다.

RMB 펀드를 결성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중국 공략에 탄력이 붙었다. 중국 현지 펀드를 결성하면서 투자금 관련 복잡한 절차가 사라지다 보니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가 가능해졌다. 또 RMB펀드의 공동 출자자인 지방모태펀드·중앙정부부처 등으로부터 딜소싱 지원을 받는 것도 가능해졌다.

해당 펀드를 기반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투자 활동을 벌였다. 경험이 쌓이면서 손에 꼽을 만한 트랙레코드도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중국 모바일 결제 VAN 사업자 'Duolabao Science&Tech (이하 Duolabao)' 투자 건이 대표적이다. 2017년 들어 빠르게 플레이어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집중했다. 당시 이 시장은 징동과 알리바바, 위챗 등 상위 3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곧 외형 확장을 위한 M&A 광풍이 몰아칠 것이라 판단 아래 한국투자파트너스는 Duolabao에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알리바바가 데이터 확보를 위해 VAN사 인수에 나섰다. 다른 기업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VAN사의 몸값이 뛰기 시작했다. 덩달아 Duolabao 역시 높은 값에 팔렸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투자 1년 6개월만에 투자금 대비 4배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 공략이 순항하면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차츰 투자 저변을 확대했다. 2016년 미국, 2019년 싱가포르에 연이어 오피스를 설립했다. 주요 권역 3곳에 글로벌 전초기지를 구축했다. 중국과 차이점이라면 한국투자파트너 본사 펀드 재원을 통한 현지 투자를 한다는 점이었다. 그만큼 중국에 무게 중심을 뒀다는 이야기다. 실제 투자기업 현황을 보더라도 중국 160여개, 미국 61개, 유럽권 23개, 싱가포르 30여개 등이다.

◇투자기업 중국 160여개, 미국 61개, 유럽권 23개, 싱가포르 30여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해외 투자 기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기점은 코로나19다. 2020년 초 강력한 전염성을 지닌 코로나19가 중국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펜데믹까지 상황이 이어졌고, 몇몇은 국경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중심의 투자를 해오던 운용사들도 전략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해외 투자를 한층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기존 투자기업에 대한 팔로우온 투자 혹은 검증된 투자처 정도만 투자가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중국은 사실상 개점 휴업이었다.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도 영향을 미쳤다. 분명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은 맞지만 핵심 투자지역으로 분류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중국의 자리를 대체하는 시장은 미국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미국'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에서 처음으로 2억4000만달러(한화 기준 약 3000억원)의 펀드 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는 직접 혹은 간접 투자를 고루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유망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물론 펀드 오브 펀드 형태로 미국 내 톱티어 벤처캐피탈이 결성하는 펀드에 출자하는 형태까지 포함된다. 펀드 기간은 기본 12년에 3년 연장 가능한 조건이 유력시 되고 있다. LP로 국내 주요 기업과 한국투자금융그룹 등이 참여할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에선 KT&G, 롯데칠성과 논의 중이다.

그렇다고 중국이나 싱가포르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완전히 대체할만한 시장이 없는 까닭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현지 펀드를 결성해 지속해서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국의 경우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에 더해 신규 펀드를 결성해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 상태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여타 지역과 비교할 때 투자규모는 미미한 편이다. 2018년 결성한 'GEC-KIP Technology Fund' 펀드 정도가 있다. 이전보다는 조금더 힘을 줄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동남아시아 투자를 위해 신규 펀드를 결성 중이다.

신규 펀드 목표액은 700억원 규모다. 동남아 지역 내 핀테크, 이커머스, 디지털헬스케어 등 섹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펀드 설정 기간은 기본 8년에 2년 연장이 가능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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