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부동산 리스크 점검]대구지역 금고 5% 예금 특판…'고육책'으로 유동성 대비다인건설 부실로 금고당 200억 내외 자금조달 필요…순자본비율 5% 이상 유지해야
김형석 기자공개 2023-04-14 07:46:28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인건설 사업장 집단대출 부실로 건전성 악화를 겪고 있는 대구지역 새마을금고들이 앞다퉈 5% 이상 고금리 예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800억원에 달하는 다인건설 집단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자금조달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함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금고는 이미 지난해부터 건전성과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어 수신액 확보 외에는 다인건설 부실을 만회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13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다인건설 부실대출을 보유한 대구지역 새마을금고 12곳 중 9곳이 5% 이상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12개월 만기)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금고는 신천·대구원대·남구희망·대현·성일·큰고개·팔공·신천4동·아양 등이다.
전국 금고의 평균 예금금리가 3.44%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금고들이 평균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해당 금고들이 원가 부담에도 5% 이상 고금리 예금상품을 운영하는 데에는 순자본비율 하락 부담 때문이다. 순자본비율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행정안전부는 각 금고의 순자본비율을 5%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순자본비율은 총자산에서 대손충당금을 더한 뒤 부실채권금액을 뺀 금액에서 순자본을 나눠 산출한다. 이 때문에 부실대출이 증가할수록 금고의 순자본비율은 하락한다. 순자본비율 유지를 위해서는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지역 상호금융기관은 시중은행과 보험사 등 타 금융기관과 달리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이 불가하다. 지역 상호금융기관이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 조합원들의 증자와 예수금 확보뿐이다. 조합원 증자를 위해서는 조합원마다 동의가 필요한 만큼 예수금 확보가 사실상 상호금융기관이 자본 확충의 유일한 방법이다.
문제는 다인건설 집단대출 규모가 28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해당 대출이 모두 부실대출로 산정될 경우 금고별로 200억원 이상의 추가자금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금고의 평균 수신잔액이 27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금고들은 현재보다 7~8%가량 수신액을 늘려야 한다.
대구지역 금고들은 지난해부터 순자본비율 하락이 시작됐다. 지난해 말 기준 9개 금고 중 8곳의 순자본비율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이 중 순자본비율이 당국 규제를 하회하고 있는 곳은 큰고개(3.32%)·대현(4.02%)·아양(4.7%) 등 세 곳에 달했다. 신천새마을금고는 순자본비율이 전년 대비 2.68%포인트 하락한 5%를 기록했다. 이 밖에 대구원대(0.52%포인트↓), 남구희망(1.22%포인트↓), 신천4동(0.05%포인트↓), 팔공(0.09%포인트↓)도 순자본비율이 하락했다.
연체율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이들 금고의 평균 연체율은 전년 대비 2.52%포인트 상승한 5.19%였다. 전국 금고 평균(3.59%)보다 2.6%포인트 높다. 신천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4.5%포인트 급등한 10.81%를 기록했다. 이 밖에 팔공(6.14%, 전년 比 5.45%포인트↑), 신천4동(4.89%, 전년 比 1.96%포인트↑), 성일(4.6 0%, 전년 比 3.47%포인트↑), 대구원대(4.44%, 전년 比 2.09%포인트↑) 큰고개(4.43%, 전년 比 3.43%포인트↑) 등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연체율을 보였다.
이들 금고의 고정이하여신액은 전년 대비 평균 60.25% 급증했고, 상환이 불가해 처분손실로 처리한 대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150배 급증했다. 남구희망의 경우 전년 대비 대출채권 처분손실액이 전년 대비 6970.58% 급증한 12억원을 기록했다. 대현(5646.15%), 팔공(470.07%), 성일(337.57%) 역시 대출액 부실로 처분한 금액이 급증했다.
유동성 지표 역시 불안하다. 유동성 비율은 190.31%로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단순산출 예대율은 9개 금고 모두 전국 평균치(80.2%)를 30%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당국 규제상 상호금융기관의 예대율을 8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유동성 비율은 높지만 실제 이들 금고가 추가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수신액 확보가 필수적이다. 금고별로 당국 규제 준수를 위해서는 지난해 말보다 1000억원가량 추가로 수신액이 필요하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예금금리를 높인 것은 그만큼 자금조달 부담이 크다는 것을 말한다"며 "특히 다인건설 부실 대출로 추가충당금 부담이 큰 이들 금고의 경우 건전성 악화와 함께 유동성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금리의 경우 새마을금고가 금리 산출 시스템을 통해 각 금고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만 수신금리는 각 금고 자율에 맡긴다"며 "당장 조달이 필요한 이들 금고가 수신금리 인상 외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금고 관계자도 고금리 예금상품 유지는 고육책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지역 한 금고 관계자는 "이미 대구지역 대부분의 금고가 4.5% 이상 고금리 예금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금리를 내걸 수밖에 없다"며 "향후 원가부담이 증가하겠지만 당장 신규대출 여력을 확보하고 순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무리해서라도 수신액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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