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폐배터리 로드맵, 핵심은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회수·운반·진단·전처리 맡아...그룹 차원 사업 속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01 07:40:13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08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2021년 이미 관련 특허를 따내는 등 움직임은 보였지만 대표이사가 직접 사업 계획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폐배터리 시장은 이제 막 열리고 있는 단계지만 앞으로 성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진출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은 결국 원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곳이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27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과 관해서 "기존 물류사업 역량 활용이 가능한 배터리 회수 및 진단 영역과 전처리 영역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 사업을 처음 두드린 건 2020년쯤이다. 이듬해인 2021년 초 취급이 까다로운 폐배터리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운송할 수 있는 전용 플랫폼 용기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하는 등 속도를 내는 듯 했으나 이후 크게 눈에 띄는 움직임은 없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규복 대표가 직접 언급한 만큼 한층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차가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와 함께 폐배터리 사업을 위한 TFT를 구성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초기 용량 대비 70% 이하로 감소하면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 주행거리가 감소하고 충전 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이다. 보통 시간은 6~1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글로비스는 폐배터리 사업 사이클의 시작점인 폐배터리 회수와 운반뿐만 아니라 기술력이 요구되는 진단과 전처리 역시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전세계 폐차장과 딜러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배출된 폐배터리를 운반한 뒤 진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진단은 폐기한 배터리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정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다. 진단기를 통해 재활용(re-cycling)할지, 재사용(re-use)할지를 결정한다.
배터리 진단에는 어느 정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미 다양한 기업이 진단기를 내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협업을 통해 배터리 진단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재사용은 말 그대로 재사용, 재활용은 배터리 셀을 분리해 리튬, 니켈 같은 금속을 추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전처리,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회수된 배터리를 해체한 뒤 분쇄해 '블랙 파우더'로 만드는 과정이 전처리 공정인데 현대글로비스는 전처리 공정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이제 후처리 공정이 남는다. 후처리 공정은 블랙 파우더를 화학 처리해 개별 원재료로 분리하는 과정으로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리튬이나 니켈, 코발트 등 시장가치가 높은 금속을 뽑아내는 공정으로 수익성이 높아 다양한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월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폐배터리 사업 계획을 밝히면서도 후처리 공정을 어디에서 담당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기술적 난이도 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도 폐배터리 사업에서 한자리를 차지한다. 고장난 배터리를 현대모비스에 넘기면 현대모비스가 그간 쌓아온 부품 A/S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터리를 노후차량용 혹은 A/S용 배터리로 제조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사도 마지막으로 남은 '미개척 시장'인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스코홀딩스와 GS그룹이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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