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베트남 활용법]팔도 턱밑 추격 오뚜기, 라면시장 1위 경쟁 펄펄 끓는다작년 양사 매출 차이 30억, '현지식 메뉴 개발' 세계 최대 시장서 혈투
변세영 기자공개 2023-05-12 08:09:48
[편집자주]
유통사들이 글로벌 전초기지로 베트남을 낙점하고 현지 시장 강화에 돌입했다. 베트남은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데서 벗어나 7%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며 글로벌 소비시장 메카로 거듭났다. 국내 식품사를 비롯해 멀티플렉스, 대형마트 등 채널사는 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점을 늘리는 등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유통사들의 사업 전략과 중간 성적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트남에서 국내 라면업체 간 1위 싸움이 치열해졌다. 오뚜기가 현지에 라면공장 준공을 계기로 사세를 확대하면서 팔도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베트남이 세계 최대 라면 소비 국가로 꼽히는 만큼 양사는 현지 전용 상품 개발과 마케팅 확대 등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 전망이다.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베트남의 연간 1인당 라면 소비량은 87개로 세계 1위다. 베트남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2019년 55개, 2020년 72개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내수시장에 한계를 느낀 국내 업체들은 베트남에 기지를 세우고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라면공장 준공한 오뚜기, 현지 직접생산 일원화 '고공 성장'
오뚜기 베트남 법인(OTTOGI VIETNAM)은 지난해 매출액 646억원, 순이익 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43% 증가, 순이익은 31% 감소했다.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비용이 확대돼 수익성은 다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는 2007년 현지에 법인을 세우며 베트남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트남 법인은 영업·제조가 동시에 이뤄지는 첫 해외 법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뚜기는 2010년 식초를 시작으로 케찹, 마요네즈 등을 공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무엇보다 라면공장을 세우면서 덩치가 눈에 띄게 커졌다. 오뚜기는 2018년 하노이 인근에 박닌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6월부터 진라면·열라면 등 다양한 자사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에서 제조한 라면을 수출해 판매하는 데 그쳤다면 제조부터 물류까지 현지 상황에 맞게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3년 100억원에 못 미쳤지만 최근 4년 새 2019년 277억원, 2020년 347억원, 2021년 451억원, 2022년 646억원으로 고속 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다.
오뚜기는 경쟁사인 농심이나 삼양라면 등과 비교해 내수(한국)시장 매출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약점으로 거론돼 왔다. 실제 지난해 오뚜기 해외매출 비중은 11%에 그친다. 해외매출을 늘리기 위해 미국, 베트남, 호주, 중국 등에 각각 법인을 세워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베트남은 가장 주요한 요충지다. 단순히 덩치만 보면 아메리카홀딩스(OTTOGI AMERICA HOLDINGS INC)가 크지만, 이는 부동산 법인 매출 등을 포함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라면매출은 단일국가 베트남에서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베트남법인은 동남아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 역할의 의미도 있다. 현지에서 생산한 라면을 베트남과 인접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수출할 때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물류도 효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진출 선두 주자 팔도, 라면개발 '1위 사수 올인'
팔도의 해외사업은 러시아와 베트남이 큰 축이다. 지난해 도시락루스(유)를 비롯해 러시아에서만 5000억원 가까운 매출액을 올렸다. 베트남은 두 번째로 크다. 팔도는 지난 2006년 베트남법인(PALDO VINA)을 설립한 후 2012년 베트남 푸토(Phu Tho) 지역에 공장을 준공하며 자체 생산에 돌입했다. 국내 라면업체 중에서 베트남 직진출이 가장 빨랐다.
팔도는 현지식 브랜드 코레노(Koreno)를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했다. 현지인 입맛에 맞춘 해물라면 등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베트남 라면은 간식 인식이 강해 사이즈가 다소 작았던 반면, 팔도는 한국식으로 크기를 키워 식사 콘셉트를 안착시켰다. 이 밖에도 한국에서 비빔면 등 일부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며 구색을 늘린 게 주효했다.
베트남 시장 선구자 역할을 수행해 온 팔도는 최근 들어 오뚜기와 격차가 좁혀졌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19년까지만 해도 팔도가 100억원가량 앞섰는데 지난해에는 그 차이가 30억원 규모로 좁혀졌다. 다만 순이익만 놓고 봤을 때 오뚜기보다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이다. 지난해 팔도는 41억원, 오뚜기는 11억원 순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비슷했지만 팔도가 수익성은 4배가량 높은 셈이다.
올해는 현지인 입맛에 맞는 라면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출시한 즉석짜장의 경우 소스 맛 등을 리뉴얼해 베트남풍 느낌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팔도 관계자는 “현지인들이 즐길 수 있는 라면 레시피를 개발해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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