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빅4 경영분석]팔도, '조미식품 장착+해외 영토 확장' 속도낸다신성장 동력 포트폴리오 확대, 베트남 중심 글로벌 공략
이우찬 기자공개 2022-09-23 07:57:52
[편집자주]
인구 절벽으로 국내 식품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가운데 라면시장도 양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라면사업 외길을 걸어온 주요기업들은 저마다 살길을 모색 중이다. 사업을 다변화하고 해외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사업 현황과 재무 상황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팔도비빔면'으로 유명한 팔도는 라면·음료에 편중돼 있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조미식품 사업을 시작하며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장착한 게 두드러진 변화다. 해외에서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영토 확장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신사업 조미식품 낙점, 사업 다각화 가속
1991년 2월 설립된 팔도는 라면·음료 제조를 주 사업으로 한다. 팔도비빔면(라면), 비락식혜(음료)가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871억원, 16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라면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이른다. 대표 제품은 연간 1억개 이상 판매되고 있는 '팔도비빔면', 컵라면 '왕뚜껑'이다. 라면사업에서 '팔도비빔면'과 '왕뚜껑' 매출 비중은 각각 25%, 27%다. 두 제품은 팔도의 대들보이지만 전체 사업구조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아 의존도를 줄이는 게 과제로 꼽히기도 한다.
팔도가 지난 6월 론칭한 조미식품 브랜드 '솜씨당'은 신사업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라면·음료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솜씨당은 팔도 조미식품 전체를 관통하는 패밀리 브랜드로 탄생했다. 솜씨당 하위에 간편 육수 브랜드 '오늘육수' 3종(멸치·사골·채소)을 먼저 선보였다. 물에 잘 녹는 코인형 고체 육수다. 농축 액상, 티백 등 다양한 형태로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추산 국내 육수시장 규모는 2000억원에 이른다. 팔도는 육수 이외에 소스, 시즈닝 등으로 솜씨당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미식품은 팔도가 스낵에서 손을 뗀 이후 선택한 사업부문으로도 주목된다. 팔도는 2019년 1월 경남 김해에 있는 스낵공장과 부지를 약 590억원에 매각했다. 1986년 팔도 브랜드로 스낵사업을 처음 시작했으나 수익성 부진 등으로 2006년 철수한 뒤 가동 중단된 공장, 부지였다. 분할 매각 등을 시도했으나 적절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유휴 상태로 방치하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처분했다.
팔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스낵사업에서 철수했던 것"이라며 "현재 스낵은 OEM 방식으로 콜라보 제품 일부를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인 라면사업의 경우 방향성은 지난달 출시된 '칼칼닭면'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제품은 2012년 출시한 '남자라면'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국물라면 브랜드다. 맵기는 신라면 수준이다. 칼칼닭면의 특징은 별첨한 다대기 양념분말에 있다. 고춧가루와 고추씨기름으로 맛을 냈으며 3년간 연구 끝에 개발됐다. 매운 맛을 선호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팔도의 매운맛 라면 브랜드 '틈새라면'은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틈새라면 극한체험'도 흥행하고 있다. '틈새라면' 브랜드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3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팔도는 올해 △틈새라면 매운카레 △틈새라면 매운짜장 △킹뚜껑을 선보이고 라인업을 강화했다. 팔도 관계자는 "식품업계의 트렌드 중 하나인 매운 맛 브랜드를 지속해서 강화할 것"이라며 "핵심 소비층인 MZ세대 소통 강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료사업의 경우 신제품 출시보다 기존 주력 제품의 브랜드 환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비락식혜', '뽀로로 어린이 음료' 등을 바탕으로 시장 내 소비자 소통을 강화해 나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팔도는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06년 설립된 베트남 법인 팔도 비나(PALDO VINA)는 현지 생산·유통 기업이다. 작년 매출과 순이익으로 455억원, 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 2위 오뚜기의 베트남 현지법인 '오뚜기 베트남'의 작년 실적(매출 452억원, 순이익 16억원)보다 좋다.
베트남 법인의 성장세는 꾸준한 편이다. 2017년 매출 200억원을 처음 돌파해 245억원을 달성했다. 2018, 2019년 베트남 법인 매출은 각각 278억원, 369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은 2017년 대비 86% 증가한 규모다.
베트남은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3위 라면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 기준으로는 87개로 한국(73개)을 제치고 세계 1위다. 팔도는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즉석 봉지면(일명 뽀글이) 형태의 제품에 한국적인 맛을 결합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 '도시락루스'는 사업 확장보다 현지 정세를 고려한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팔도의 '도시락'은 러시아 현지 용기면 시장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는 효자 제품이다.
도시락은 러시아 현지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동력으로 꼽힌다. 도시락루스의 작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219억원, 335억원에 이른다. 전년(2020년) 대비 매출은 7% 증가했다.
팔도 관계자는 "도시락루스는 진출국 확대 등 공격적인 전략보다 러시아 현지 시장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현지 정세를 고려해 안정적인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이우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가온그룹, ESG보고서 발간 지속가능경영 박차
- 비브스튜디오스, AI 포토부스 '스냅파이' 기술력 선봬
- [쓰리에이로직스 road to IPO]상장 전 공동대표 체제 전환, 주식양도 제한
- [i-point]이노시스, 탄소소재 척추 임플란트 국산화 도전
- [쓰리에이로직스 road to IPO]신성장 동력 4대 분야 선정, 헬스케어 신사업 '눈길'
- [i-point]미래산업 기흥공장, 내년 2분기 가동 시작
- [i-point]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 미래산업 유증 대금 납입 완료
- [쓰리에이로직스 road to IPO]상장 전 인적분할, NFC 칩 설계 역량 '포지셔닝'
- [i-point]씨아이테크 '하이파이로즈', 세계일류상품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