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베트남 선봉' 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매출 비중 10% '해외시장 개척' 과제, 국내 HMR 라인업 확대 방점
이우찬 기자공개 2022-09-14 07:55:50
[편집자주]
인구 절벽으로 국내 식품시장이 정체기에 빠진 가운데 라면시장도 양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면서 라면사업 외길을 걸어온 주요기업들은 저마다 살길을 모색 중이다. 사업을 다변화하고 해외에서 판로를 개척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국내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사업 현황과 재무 상황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3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면업계 2위 오뚜기의 경쟁력으로 B2C, B2B로 고르게 나뉘어 있는 사업 구조를 꼽을 수 있다. 반면 내수 매출 비중이 90%를 상회할 만큼 내수 의존도가 높아 해외 개척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국내 라면시장이 정체에 빠져든 상황에서 이는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분석된다.오뚜기는 우선 베트남을 필두로 해외 라면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인구 1억명에 육박하는 베트남 내수시장에서 성공 경험을 쌓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의 경우 HMR(가정 간편식)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진라면, 스낵면 등 주요 제품과 짜슐랭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오뚜기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390억원, 1666억원이다. 라면사업(당면 등 면제품 포함) 매출은 6991억원이다. 라면은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부문으로 오뚜기 매출에서 25~30%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기준 건조식품(12.5%), 양념소스(14.5%), 유지(16.2%), 농수산가공품(13.9%) 등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고른 편이다.
오뚜기는 2013년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모델로 내세운 '진라면'이 크게 흥행하며 라면시장 2위 자리를 꿰찼다. 2014년까지 4000억원대를 기록한 라면사업 매출은 2016년 단숨에 6000억원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국내 식품시장 정체 속에 지난해까지 6000억원대 매출에 놓여 있다. 오뚜기는 라면사업을 포함한 사업 전반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미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현지법인을 두고 라면, 카레, 차류, 소스류 등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와 '오뚜기 뉴질랜드'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661억원, 191억원이다.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는 부동산 관리, 임대업이 포함된 매출로, 해외 식품사업의 핵은 지난해 매출 400억원을 돌파한 '오뚜기 베트남'이다.
지난 2007년 11월 설립된 오뚜기 베트남은 2010년 식초를 시작으로 토마토 케찹, 골드마요네스, 허니머스타드, 소스류, 드레싱류 등을 생산해 베트남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한국, 중국에서 라면, 참치, 양념, 소스, 국수, 당면 등을 수입해 현지에 유통하고, 열대 과일 퓨레와 후추를 한국에 공급하는 원료 기지로서의 역할도 한다. 국내외 식품사업의 중추인 셈이다.
2013년 기준 오뚜기 베트남은 8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거래 지역은 호치민, 수도 하노이, 중부의 다낭 등 거점 도시 중심에서 점차 영토를 확장했다. 2014년 매출 170억원 규모로 성장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4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라면공장을 준공한데 따른 것이다. 오뚜기 베트남은 2015년부터 라면공장 설립 준비에 들어가 2018년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을 준공했다. 2018년 6월부터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 다양한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87개로 한국(73개)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라면시장 규모로 중국, 인도네시아를 잇는 3위 국가다. 오뚜기는 현지 생산, 영업망을 구축해 10년 이상 공을 들이고 있는 베트남을 해외시장 확장의 전초로 판단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포스트 중국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중화권, 동남아를 중심으로 대형 유통, 로컬마켓 입점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국내에서 주력 라면 제품의 마케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4월 선보인 짜슐랭의 브랜드 환기에 공을 들인다. 짜슐랭은 물을 버리지 않는 조리법이 특징이다. 오뚜기는 조리시간 단축을 통한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고 있다. 진라면, 열라면, 참깨라면과 30주년을 맞은 스낵면, 진짬뽕을 중심으로 한 영업에도 신경을 쓸 방침이다.
라면 이외에는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국물요리 '지역식 탕, 국, 찌개' 라인업을 강화해 HMR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HMR 시장은 2016년 2조 2700억원에서 2019년 4조원까지 성장했고 올해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오뚜기는 HMR 시장의 원조로 통한다. 1981년 '3분 카레'로 국내 HMR 시장의 문을 열었다. 꼬리곰탕, 육개장, 설렁탕 등 다양한 탕류 제품과 즉석밥, 냉동밥, 컵밥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HMR 경쟁력은 농심, 삼양식품 등 경쟁사 대비 오뚜기의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뒷받침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오뚜기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HMR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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