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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지방금융3사]DGB·BNK '조직문화 혁신' 중시, JB는 '전략가' 선호[CEO]③김태오·빈대인 '계파 청산' 사명, 김한·김기홍 '그룹 생애주기' 최적화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18 07:40:1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10: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기관의 핵심 경영 아젠다는 CEO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의 전형인 금융지주는 공들여 만든 승계 프로그램을 거쳐 CEO를 선임한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이사회가 집단 지성을 활용해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 CEO가 되는 구조다.

제왕적이고 폐쇄적인 지배구조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DGB금융과 BNK금융은 조직 문화 개혁에 주안점을 두고 CEO를 선임했다. 지배구조 선진화에 성공했으나 악습으로 남아 있는 학벌주의, 파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 타 지방금융을 추격하는 입장인 JB금융은 그룹 생애주기별로 최적화된 전략가를 CEO로 영입했다.

◇신임 부산은행장·대구은행장도 '인사 개혁' 초점

김태오 DGB 회장은 외부 출신으로 줄곧 하나금융그룹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대표를 맡아 대구·경북 지역에 밝다는 점 외에도 인사 전문성이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배구조와 조직 문화를 전반적으로 손질하는 게 DGB의 당면 과제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수차례 합병을 거쳐 성장한 하나은행 구성원을 화합시키는 키맨으로 활약했다. 2002년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이 합병할 당시 PMI(합병 후 통합) 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도맡았다. 2008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재직할 때도 인사 전략을 담당했다. 직급, 성과급제 등 인사 체계 리뉴얼이 김 회장의 역할이었다.

회장 취임 후 최우선 과제였던 지배구조 개선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뿌리 깊은 학교 파벌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고등학교, 대구상업고등학교(현 상원고등학교),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가 대표적인 학벌로 꼽힌다. 대구상고, 영남대 출신인 전임 회장 대에서 계파 갈등이 심화됐다.

김 회장은 경북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권 대학을 졸업해 타 학벌의 극심한 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임기 막바지인 그는 지주 인사파트 부서명을 HR기업문화부에서 피플&컬처부로 변경하고 조직 문화 개혁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빈대인 BNK 회장도 계파 청산 사명을 안고 CEO에 취임했다. 빈 회장은 2017년 부산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을 때도 갈등 조정자 역할을 했다. 그는 경성대학교를 졸업해 주요 학벌인 부산상업고등학교, 동아대학교 학맥이 없으나 실력 만으로 그룹 고위급 인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빈 회장에 앞서 외부 출신인 김지완 전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으나 학벌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김 전 회장이 졸업한 부산대학교 출신들이 약진하면서 신흥 학벌이 등장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빈 회장은 취임 후 공정한 인사 문화를 조성해 구성원을 화합해야 한다.

김 회장, 빈 회장과 호흡을 맞출 대구은행장, 부산은행장에도 조직 문화 혁신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인사들이 선임됐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김 회장 취임 후 비서실장, 그룹지속가능경영총괄 등을 맡아 지배구조 선진화에 앞장 선 인물이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은 과거 연수원 교수로 근무했고 부산은행 검사부장, 준법감시부장, 경영전략그룹장 등 요직을 맡아 올바른 조직 문화를 정립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JB 김한 '종합금융그룹' 초석, 김기홍 '수익성·자본비율' 진일보

JB는 지주사로 전환한 2010년대 초반 지방금융 중 순이익과 자산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이었다. 다른 지방금융을 추격하는 입장에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었다. 이 시기에 CEO로 등판한 인물이 김한 전 회장이다.

김 전 회장은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엘리트다. 그는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로 경력을 시작해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KB금융 등 금융권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전북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이끌 최적의 커리어를 쌓은 셈이다.

김 전 회장은 전북은행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총괄했다. 지주 전환 후에는 우리캐피탈(현 JB우리캐피탈), 광주은행, 더커자산운용(현 JB자산운용)을 잇따라 인수했다. JB의 주요 계열사 중 다수가 그의 재임 기간에 그룹으로 편입됐다.

김기홍 JB 회장은 2019년 김 전 회장으로부터 배턴을 넘겨 받았다. 김 회장은 김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탁월한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분야는 달랐다. 그는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 금융감독원 부원장, 충북대학교 교수를 지내는 등 정계와 학계를 오갔다. 이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고 KB금융지주 출범을 주도하면서 금융권에 명성을 떨쳤다.

김 회장은 김 전 회장이 남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그룹 체급을 한층 높였다. 지난해 순이익 6010억원을 올렸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2.3%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같은 지방금융 중 DGB를 넘어선 규모다. CET1비율은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전 회장이 종합금융그룹 도약 초석을 놓았다면 김 회장은 고속 성장기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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