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NG해운 인수전]HMM 매각에 미칠 영향은HMM 포트폴리오 다변화 긍정적....다만 비싼 몸값 부담 커져
조은아 기자공개 2023-05-17 07:06:57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09: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이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등판했다. 현대LNG해운 매각 본입찰이 내달 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HMM이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현재 회사 측에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지만 본입찰 참여를 전제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HMM은 그 어느 때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컨테이너 운임이 떨어지면서 실적 악화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탓이다. 내부에서도 인수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HMM의 자체 판단과는 별개로 최대주주 및 채권단의 의중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HMM은 현재 KDB산업은행(산은)이 20.69%,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19.96%의 지분을 각각 보유해 주요 주주로 있다. 산은과 해진공은 또 채권단으로서 HMM의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실제 2021년 처음 현대LNG해운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둘 가운데 한쪽의 반대로 인수전에 불참했고 이번에도 한쪽의 반대로 예비입찰에 불참했다가 뒤늦게 참가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해외 매각에 강하게 반대하는 여론에 부담을 느낀 정부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앞서 3월 이뤄진 예비입찰 이후 미국·영국·덴마크 등 해외 기업 5곳이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압축되자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LNG해운이 국내에 들여오는 LNG 물량은 지난해 국내 전체 도입량의 10%가 넘는다. 해외에 매각되면 국내 LNG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LNG해운 인수 자체는 HMM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지난해 HMM 매출에서 컨테이너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3%가 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HMM 실적은 지난해 정점을 찍고 올해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는 컨테이너부문 비중이 높은 기존 사업구조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컨테이너 운임 하락시기엔 부메랑이 되기 때문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5109.6까지 급증했지만 최근 1000선도 무너졌다.
과거 HMM이 현대LNG해운 매각 당시 맺은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HMM은 2029년 말까지 LNG운반선 사업 진출에 제약이 걸려있다. HMM이 LNG운반선 분야에 진출하려면 현대LNG해운을 되사들이는 게 최선이다.
결국 산은과 해진공이 HMM의 현대LNG해운 인수를 찬성한 배경에는 해외 매각에 대한 우려 외에도, 인수 자체가 HMM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일 것이라는 판단 역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렇지 않아도 높은 몸값이 더 높아지는 데 따른 우려 역시 존재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4조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HMM의 매각가는 5조원대까지 높아질 것이 유력시된다.
여기에다 두 기관인 보유한 2조7000억원가량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이들의 보유 지분은 70%대를 훌쩍 넘긴다. 이렇게 되면 HMM 매각가는 최소 7조원, 최대 10조원까지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조 단위 몸값의 해운사를 인수할 만한 곳은 많지 않다. 그간 외형이나 자본력 등에서 HMM을 소화할 만한 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던 회사들은 직접 인수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 등이다. 포스코그룹은 1월 말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사업 전략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4월 말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규복 대표이사가 직접 "회사가 잘하는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며 "HMM 인수에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말했다.
이밖에 LX그룹(LX인터내셔널) 등도 업계에서 폭넓게 후보군을 얘기할 때 거명은 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가능성 수준에 그친다. 이미 올해 실적 하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돼 최선의 매각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현대LNG해운의 가격은 7000억원 수준이다. HMM 측에서는 최대한 낮은 가격에 현대LNG해운을 사들여 HMM 인수후보에게 가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HMM 매각을 먼저 추진하되 HMM의 새 주인에게 현대LNG해운 인수 여부를 타진하는 편이 순서에 맞지 않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톱티어 부족한 '비은행'…전략 마련 고심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제2의 '베트남' 찾을 수 있을까
- 미국 증권사 인수한 한화생명…자산운용 시너지 겨냥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높은 주가 상승률…'의지'가 '타이밍'을 만나면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불리한 출발선…'내실'은 챙겼다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연착륙' 끝났다…'연말 인사'에 쏠리는 시선
- [반환점 돈 진옥동 체제]후반전 시작, 남은 과제는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균형점은
- [금융지주 밸류업 비교]'결과'로 말한다, 달랐던 시장 반응
- [한화 금융 계열사는 지금]한화생명, 본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이상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