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량기업 리뷰]제룡전기, 유일하지만 꾸준한 주주친화 정책 ‘배당’③ 일관성 있는 배당 정책 고수, 실적 확대 발판 배당 성향 확대 '기대감' 솔솔
정유현 기자공개 2023-05-25 08:28:36
[편집자주]
매년 5월이면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속부 변경 공시가 쏟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로 분류하고 있다. 1632개 코스닥 상장사 중 473개사(28.9%)가 우량기업부에 이름을 올렸다. 86개사가 신규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기업규모, 재무요건 등을 충족한 기업만 우량기업부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심사 기준 외에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개별 기업들의 면면은 드러나지 않는다. 더벨은 새롭게 우량기업부 타이틀을 거머쥔 기업들의 사업, 재무,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제룡전기는 인적분할을 단행한 2011년을 기점으로 살펴보면 매년 현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인적분할 전 시기를 살펴봐도 2003년 이후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히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줬다. 업황 악화로 적자를 본 해에도 배당을 중단하지 않았다.10년 넘게 배당금 규모가 큰 변동이 없었지만 제룡전기 경영진은 이번에 통큰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미국 수출 확대로 최대 성과를 거둔 만큼 2022년 사업연도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 올해도 호실적이 예고된 상태로 배당 확대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룡전기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주당 배당금을 전년 보다 3배 정도 늘렸다. 배당금의 재원이 되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3% 증가한 124억7630만원으로 집계됐다. 배당금을 확대한 영향에 배당성향은 2021년 7%대에서 2022년 19%대로 상향됐다.
제룡전기의 2022년 사업연도 배당 확대는 기존의 원칙을 깨는 행보로 볼 수 있다. 공개적으로 배당에 대한 원칙을 공개한 적은 없지만 최근 10년간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금액을 전년과 동일한 주당 50원 수준으로 맞춘다. 감액도 없다. 실적이 악화했을 때도 예외를 두지 않았고 실적이 좋아져도 증액하지 않았다.
코스닥 기업은 대부분 배당정책 명문화 의무 대상이 아닌 만큼 관련 사항을 공시하지 않는다. 제룡전기도 배당 계획을 수시 공시로 밝히는 정도다. 하지만 오랜 기간 배당 기조가 변하지 않고 일관성이 있었던 영향에 투자자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적어도 배당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에 실적 확대에 따라 배당금을 확대하며 향후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다만 2022년 실적 증가폭이 컸기 때문에 이뤄진 일회성 이벤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올해도 미국 수출 확대에 따라 실적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은 긍정적이다.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930억원이 넘는다. 매출로 연결될 경우 올해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어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2022년 사업연도 배당금을 확대하긴 했지만 그동안 제룡전기의 배당 정책은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받았다. 시가배당률이 1% 안팎을 유지해왔다. 제룡전기의 주력 사업인 변압기 관련 산업은 전력 인프라가 확장되는 과정에서는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중단되면 실적이 급감하는 악순환 구조다.
제룡전기는 업황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기술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던 기업이다. 매년 매출의 5% 안팎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 배당에 힘을 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통해 이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룡전기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현금창출능력으로 꾸준히 유입된 현금을 미래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는데 최우선적으로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배당과 미래 투자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 곳간도 넉넉한 편이다. 실적 부침은 있었어도 100억원이 넘는 대규모의 적자를 낸 적은 없다. 꼬박꼬박 이익을 쌓아온 영향에 적자가 지속된 2016년과 2017년에도 배당을 실시할 수 있었다. 3월 말 기준 제룡전기의 이익잉여금은 507억6823만원으로 집계됐다.
제룡전기는 배당 외에는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의 주주 정책을 실시한 적은 없다. 향후에도 자사주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다. 배당이 유일한 주주 환원정책인 셈이다.
꾸준한 배당의 수혜는 최대 주주인 박종태 대표이사가 누리고 있다. 박 대표는 2022년 말 기준 287만9644주(17.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당 150원씩 계산해보면 4억3194만원 정도를 수령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들인 박인준 부사장도 지분 3%(48만1949주)를 보유하고 있어 7229만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제룡전기 측은 “적자 상태일 때도 현금 배당은 실시해왔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 기업의 재무구조 건정성 유지, 이익의 주주 환원, 배당성향 등을 균형있게 고려해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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