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기업]LG유플러스, 왓챠 인수 작업 재개?주주 동의 절차 구하는 중, 프리 200억 밸류로 매도자 눈높이 대폭 낮춰 성사 가능성
이명관 기자공개 2023-05-22 08:43:24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멈춘줄 알았던 LG유플러스와 왓챠 간 M&A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왓챠 인수를 위해 최근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는 중이다. 그간 밸류에이션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는데, 왓챠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매도자 측에서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 토종 기업이다.18일 VC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왓챠 경영권 인수를 위해 기존 주주들의 동의서를 받고 있는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왓챠는 그간 1000억원이 넘는 모험자본을 조달한 만큼 주주도 많다. 벤처캐피탈 누적 투자금이 1072억원에 이른다.
주요 투자 VC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이베스트투자증권, LSS 프라이빗에쿼티, 카카오벤처스, 산업은행 등이다.
LG유플러스와 왓챠 간 M&A 논의는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됐다. 왓챠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자회사 매각, 투자유치 등의 방법을 통해 살길을 모색했는데,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다 경영권 매각 카드까지 꺼냈다.
때마침 OTT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눈에 들었다. LG유플러스는 OTT 서비스 강화에 나섰는데 왓챠 투자를 통해 고객 데이터 확보 등 콘텐츠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문제는 기업가치였다. LG유플러스는 프리 200억 밸류 수준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기를 원했다. 왓챠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었다. 왓챠는 2021년 브릿지라운드에서 프리 투자밸류 3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올해 초 착수한 1000억원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는 기업가치 5000억원까지 거론됐다.
협상이 진척이 없었던 탓에 한때 시장에선 M&A가 무산됐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의 협상 채널은 유지되고 있었고, 왓챠의 주주들이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매각외엔 현실적으로 경영난을 벗어날 방안이 없었던 탓이다. 결국 최초 LG유플러스가 왓챠에 내걸었던 조건 수준인 프리 200억 밸류 선에서 양측이 협상이 타결될 전망이다.
VC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왓챠를 인수하기 위해 동의를 구하고 있는 단계로 보면 될 것"이라며 "지난해엔 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탓에 매듭을 짓지 못했는데, 달리 매각 외에 방법이 없는 만큼 이번엔 성사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주주들의 동의가 100% 필요한 만큼 아직 변수는 남아있는 상태다.
왓챠는 2011년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 출신의 박태훈 대표가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해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OTT 서비스인 '왓챠플레이'를 운영하고 있다. 왓챠는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높게 평가 받으며 초창기부터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이후 꾸준히 모험자본을 투자받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왓챠의 경영난이 가중되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해부터다.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에 왓챠의 2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가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한순간 상황이 악화됐다. 여기에 FI 주주들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태훈 대표 사임까지 요구하게 됐다. 하지만 박 대표가 잔류를 희망하면서 경영권 매각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말 박 대표가 개인 네트워크를 동원해 38억원을 끌어 모아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당시 투자 밸류가 78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막 추가 자금이 필요했고 플랜B였던 액면가 증자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왓챠의 매출은 591억원, 영업손실은 454억원이다. 매출은 감소했고, 손실액은 3배 가까이 불어났다. 반등에 실패하면서 왓챠의 자본잠식은 심화됐다 지난해 자본총계는 -58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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