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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의 태양광]미래 내다본 이우현 회장, 미국에서 말레이까지 광폭 행보②발전으로 첫발 내딘 미국, 폴리실리콘 유일 생산 말레이시아…해외법인 '연결고리'

김동현 기자공개 2023-05-23 07:34:35

[편집자주]

'회장님의 어떤 것'은 특별하다. 최고 경영자가 주목한 기술이나 제품이 곧 기업의 미래이자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오너의 역할은 아니겠지만 의사결정권자의 무게감은 더없이 막중하다. 더벨이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이 낙점한 기술·제품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올해 4월까지 직함은 대표이사 '부회장'이었다. 2005년 동양제철화학(현 OCI) 전략기획본부장 전무로 입사한 지 18년 만에 회장을 달며 명실상부한 그룹 최고 자리에 오르게 됐다. 국내외 50여개 OCI그룹 계열사 중 이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회사는 태양광·바이오 관련 법인 4곳뿐이다.

이중 태양광 사업은 이 회장이 그룹 후계자에서 최고자리에 오르기까지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업이다. 미래를 내다본 선제적인 해외 투자가 태양광 신사업이 그룹의 기둥으로 성장하는 데 뒷받침했다.

◇미국 태양광 발전 개척, 현지 밸류체인 확보

OCI가 미국 태양광 시장에 진출한 시기는 약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OCI의 미국 지주사 역할을 하는 OCI엔터프라이즈가 2011년 현지 태양광 발전업체 '코너스톤 파워 디벨롭먼트(Cornerstone Power Development)'를 인수하며 시작됐다.

OCI엔터프라이즈는 1990년 OCI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현지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었지만 이전까지는 그룹의 모태 사업인 화학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코너스톤 인수를 계기로 미국 신사업 개척을 담당했고, 이후 바이오 투자(OCI 인베스트먼트)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OCI엔터프라이즈는 코너스톤의 사명을 OCI솔라파워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수주에 나섰다.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해 개발을 완료하면 해당 사업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로, 당시 미국은 가장 큰 태양광발전 시장인 유럽을 대체할 대형 태양광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2008년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며 야심차게 태양광 시장에 뛰어들었던 OCI지만 2010년대는 중국산 저가 폴리실리콘 공세로 공급과잉 및 제품가격 하락이 이어지던 시기다. OCI에게 미국 태양광발전 진출은 미래 시장 확보라는 측면도 있지만 폴리실리콘의 대규모 수요처가 될 수 있는 태양광 프로젝트를 직접 담당해 자체적인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있다.

OCI엔터프라이즈에는 고 이수영 OCI 회장은 물론이고 당시 사업총괄이던 이우현 부사장도 이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특히 이 부사장의 경우에는 코너스톤(OCI솔라파워) 인수 첫해에 OCI 임원 중 유일하게 OCI솔라파워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며 미국과 한국 사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OCI는 이후 OCI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미션솔라에너지(MSE), 태양광 트래커 생산업체 ERCAM Trackers 등을 설립·운영하며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이우현 회장은 이 과정에서 OCI머티리얼즈(반도체용 특수가스), OCI리소스(미국 소다회 자회사) 등 비(非)태양광 사업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지금의 OCI 사업구조를 완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홀딩스 산하 미국·말레이 핵심법인 '겸직'

OCI는 지난 2일 지주사 OCI홀딩스(존속법인)와 신설 사업회사 OCI로 분할됐다. 신설회사는 OCI의 모태 사업인 기초·첨단화학 소재 사업을 전담하고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태양광 및 도시개발·투자사업을 담당한다.

OCI홀딩스 출범과 함께 이우현 부회장은 회장에 오르며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최고 자리에 앉았다. 이 가운데 이 회장은 자신이 직접 끌고 온 미국·말레이시아 핵심 태양광 법인의 이사 자리는 유지하며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태양광 법인 2곳(OCI엔터프라이즈, OCIM)과 바이오 법인 2곳(부광약품·Contera Pharma A/S) 등 총 4곳이다. 지난해까지 비앤오바이오(바이오벤처 투자, 현재 청산), DCRE(도시개발) 등의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었지만 올해부터 그 수를 줄였다. 이중 지난해 부광약품 인수를 계기로 시작한 바이오의 경우 신사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나머지 태양광 법인 2곳은 OCI홀딩스 산하 자회사로 편재됐다. 해당 법인의 이사(Director)로 활동 중인 이 회장이 주도권을 쥐고 해외 사업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OCI엔터프라이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 회장이 활동하던 미국 법인이며, OCIM은 현재 OCI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유일한 법인이다. OCI는 2017년 말레이시아 공장 인수를 계기로 OCIM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이 회장은 이때부터 해당 법인의 이사로 활동했다.

OCI는 태양광 업황 침체기이던 2020년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대신 3만톤 규모이던 OCIM의 생산능력을 3만5000톤까지 끌어올렸다. 높은 전기료 부담을 대체할 생산거점을 사전에 확보한 덕분에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연결한 이 회장이 없었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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