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충전 인프라 시장 분석]제조에서 운영까지…롯데그룹 '모빌리티 숙원' 풀까⑤전기차 충전기 누적판매량 3만7000기...전국 유통망 주차 공간이 새 먹거리
이호준 기자공개 2023-05-26 08:25:39
[편집자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는 곳이다. 실과 바늘이라는 말처럼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증가 추세로 관련업계 역시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가 커지면서 경쟁자도 많아졌다. 심지어 SK나 LG와 같은 대기업들이 기존 영세 중소사업자와 파이를 나눠먹는다. 결국 시장 재편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패권을 장악할 것인가, 업계는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설비 업체부터 충전사업자(CPO)까지 국내 대기업들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 현황을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4일 15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집단이라고 해도 다가가기 쉽지 않은 분야가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모빌리티'가 그렇다. 성공적인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키워왔지만 주된 시선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에 쏠려있던 탓이다.그런데 모빌리티는 오늘날 롯데그룹의 신사업을 대표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얼마나 진출 의지가 강하냐면 지난해부터 5년간 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1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에서도 지향점은 미래형 이동수단 분야다. 이미 전기차 충전기 제조 업체 이브이시스를 인수했고 유통 매장과 연계한 충전 인프라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모빌리티 강자 롯데그룹', 그 숙원은 과연 풀릴 수 있을까.
◇전기차 충전기 제조부터 운영, 관리·감독까지
롯데그룹의 믿는 구석은 이브이시스(옛 중앙제어)다. 국내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하고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1월 롯데정보통신이 지분 71.1%를 690억원에 인수하면서 롯데그룹에 편입됐다. 작년 약 48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충전기 중 약 30%가 이브이시스 제품으로 추정된다. SK의 SK시그넷, LG의 애플망고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롯데그룹 충전 인프라 사업의 구심점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제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충전기 제조와 생산을 내재화할 경우 인프라 운영, 연계 서비스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어서다. 특히 자본력을 갖춘 롯데그룹으로선 확장 가능한 사업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8월 이브이시스가 충전사업자(CPO) 진출을 선언하면서 이러한 기대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당시 전기차 충전 운영 플랫폼 브랜드인 'EVSIS'를 론칭했다. 올해 3월 기준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중 유일하게 전국 8개 권역에서 CPO로 활동 중이다. 대기업 편입 반년 만에 운영, 관리·감독 분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셈이다.
롯데그룹의 또 다른 믿는 구석인 유통망을 활용하면 확장성은 더욱 커진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법' 등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 건물 주차 대수의 약 2%에 전기차 충전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브이시스의 뒷배는 전국에 유통 사업장만 350개 이상을 보유한 롯데그룹이다. 각 사업장의 주차 면수를 합산해 보면 약 16만면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2%인 3200면 이상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흑자 전환 기대...충전사업자로서의 역량은 더 키워야
그동안 나타난 업계 반응으로 볼 때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앞서 언급했듯 이브이시스는 지난해까지 사실상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생산만 해왔다. CPO 후발주자인 만큼 로밍 서비스나 충전소를 검색하고 예약하는 플랫폼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나온다. 연동성과 기능을 강화해 신규 가입자를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북미 진출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예컨대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2년 32억달러(4조원)에서 2030년 241억달러(31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브이시스는 전기차 충전기 풀 라인업에 대한 유럽 내 기술 인증을 획득했고 미국 내 기술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자본력을 갖춘 만큼 SK시그넷처럼 북미로 파고들 만한 역량이 충분하다.

다만 모든 가능성이 당장의 움직임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브이시스는 국내 공공기관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를 우선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증권가에서는 롯데몰과 롯데마트가 주로 포진해 있는 인도네시아가 그다음 순서가 될 것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다. 선결 과제도 적지 않아 북미 진출 모멘텀을 확보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에 따라 올 한 해가 이브이시스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400억원 들여 전기차 충전기 수주 대응을 위한 제 2공장을 짓고 있는데 올 하반기에 완공된다. 이렇게 되면 이브이시스의 생산능력이 연산 2만대까지 늘어나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흑자 전환의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이브이시스는 지난해 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관련업계와 증권가에선 지난해 4분기부터 롯데그룹 수주 물량이 늘어나며 이익이 급성장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이브이시스는 올해 영업이익 30억원으로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유통망이 있는 거점을 활용한다면 할인 혜택 등의 유인책으로 가입자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고 본다"며 "충전기 완제품을 해외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수준에는 도달해야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키움증권 리테일 훼손 우려…이틀새 시총 2400억 증발
- 더본코리아, '노랑통닭' 인수 포기 배경은
- [i-point]탑런에이피솔루션, LG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업체 등록
- [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한국 울리는 적색경보, 차이나리스크 확산
- [i-point]티사이언티픽, 파트너스 데이 성료…"사업 확장 속도"
- [i-point]빛과전자, 국제 전시회 참여 "미국 시장 확대"
- [탈한한령 훈풍 부는 콘텐츠기업들]잠잠한 듯했는데…JYP엔터의 중국 굴기 '반격 노린다'
- [LGU+를 움직이는 사람들]권준혁 NW부문장, 효율화 vs 통신품질 '균형' 숙제
- [저축은행경영분석]PF 늘린 한투저축, 순익 2위 등극…사후관리 '자신감'
- [저축은행경영분석]'PF 후폭풍' OK저축, 대손상각 규모만 3637억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아주스틸, 420억 손상차손…PMI 통해 자산 재평가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단기금융상품 '두배 늘린' KG스틸, 유동성 확보 총력
- CJ대한통운, 신사업 ‘더운반’ 조직개편 착수
- ㈜LS, 배당 확대 시동…2030년까지 30%↑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제철소 4.25조 조달 '안갯속'…계열사 ‘책임 분담’ 주목
- 고려아연, 경영권 수성…MBK와 장기전 돌입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미 일관 제철소 '승부수' 현대제철, 강관 동반 '미지수'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대제철 첫 해외생산 '루이지애나'...무게중심은 여전히 국내
- 포스코퓨처엠 '흔든' UBS 보고서 "집중이 성장 막는다"